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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전병에 담는 '하얀 밀밭 꽃의 추억'

코린·비타민B성분 알코올 해독…술안주로 좋아
다양한 속 재료 응용하면 출출할 때 풍성한 별식

아직도 햇살이 뜨겁다. 창문을 여니 열기를 품은 바람이 훅 얼굴을 지나간다.

하지만, 한여름의 기세와는 다른, 높고 푸른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그리움이 스친다. "가을꽃이 소담스레 핀 마당에서 갈대 빛깔의 낡은 나뭇결이 만져지는 평상에 앉아 청량한 벌레울음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도 두텁고 색이 진한 가마솥 뚜껑 위에 고소한 기름내 풍기며 부침개 서너 장을 부쳐낸다. 투박한 접시에 담아 젓가락으로 쭉쭉 찢어 한 입에 넣는다." 거칠고 소박한 맛의 추억이 한 장의 부침개 속에 깊은 향수를 지져낸다.

이 맘 때쯤이면 강원도 산골 어디쯤 지천으로 흐드러진 하얀 메밀꽃.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한 구절을 굳이 모르더라도 낙엽 타는 빛깔의 '메밀'은 진한 그리움을 담는다.



산간지역에서 화전으로 일궈 먹었던 메밀은 야생성이 강해 척박한 환경에도 강한 뿌리를 내린다. 8월에 심어 초가을이면 꽃이 피고 곧 수확에 들어갈 만큼 생육 기간이 짧다.

뜨거운 여름의 끝자락을 한껏 머금고 풍성한 알곡이 되어 애달픈 서민들을 달래주는 기특한 끼니가 되었다.

지금은 건강식으로 사랑을 받으며 메밀묵, 메밀국수, 메밀전병 등이 별식이 되었다.

여기에 메밀 막걸리 한 잔 곁들이면 수수한 메밀향이 마음까지 푸근하게 감싸준다.

메밀에 들어 있는 코린과 비타민B가 알코올의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가벼운 술안주로도 좋다.

메밀전병은 속 재료를 다양하게 응용하면 더 맛깔스럽게 즐길 수 있다. 주말 오후 출출할 때 냉장고에 남은 재료들을 꺼내 구수한 메밀전병을 말아보면 어떨까.

구수한 '강원도 메밀전병'

메밀가루 2컵과 물 2컵 동량으로 섞고 소금을 약간 넣어 거품기로 멍울이 없도록 곱게 반죽한다.

다진 돼지고기 150g에 다진 마늘, 생강, 청주,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조물조물 주무른 뒤 팬에서 보슬보슬하게 볶아 식힌다.

두부 반 모를 면포에 싸서 비틀어 물기를 짜고 곱게 으깬다. 숙주 한 줌은 찬물에 넣고 살짝 삶은 뒤 물기를 꼭 짠다.

2/3컵 분량의 송송 썬 김치도 국물을 꼭 짜고, 부추는 잘게 썰어 놓는다. 소로 사용할 재료들을 골고루 섞는다.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메밀반죽을 한 국자 떠서 넓게 원을 그리며 얇게 편 다음 소를 길쭉하게 올린 뒤 달걀말이 하듯 돌돌 만다. 끝이 너무 익어 붙지 않으면 반죽을 살짝 덧입혀주면 잘 붙는다.

김밥처럼 마는 '메밀채소전병'

냉장고에 남아 있는 파프리카나 여러 가지 채소들을 잘게 다지고 여기에 김치도 국물을 꼭 짠 뒤 잘게 썰어 섞는다. 식초, 설탕, 깨소금, 참기름을 넣어 소를 만든다. 메밀가루 반죽을 만들어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얇게 부쳐낸다.

부쳐놓은 메밀전병 위에 부추를 몇 가닥 길게 놓고 다진 김치와 파프리카로 만든 소를 올려 김밥처럼 돌돌 만다. 적당한 길이로 썰어 접시에 보기 좋게 담아낸다.

전채요리로 훌륭한 '불고기메밀전병'

약간 도톰한 소고기 200g에 양파 1/2개, 배 1/4개, 간장, 물엿 각 3큰술씩, 다진 마늘 2큰술, 다진 파 1큰술과 물 약간 넣어 양념한 뒤 1시간 정도 재워둔다. 파프리카는 1cm 두께로 길쭉하게 썬다. 팬에 기름을 약간만 두르고 약한 불에 올린다. 메밀반죽을 숟가락으로 떠 팬에 올린 뒤 얇고 둥글게 펴 메밀전병을 만든다.

양념한 소고기를 팬에 구운 뒤 길쭉하게 썬다.

메밀전병에 불고기, 파프리카, 무순을 올리고 연겨자를 약간 바른 뒤 고깔 모양으로 만다. 접시에 가지런히 담고 연겨자를 넣은 간장양념장을 곁들인다.

글·사진 =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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