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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마른 약골 여학생, 나이 들면 '골골'

저체중·성호르몬 억제제, 뼈 건강 위협
부모가 골다공증, 자녀 뼈 건강 신경써야
청소년기에 형성한 골량 넘어설 수 없어

청소년 뼈 건강 빨간불

이정희(52)씨는 2주 전 고등학생인 딸의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당황했다. 아이가 중학생 때부터 살이 찌면 안 된다며 다이어트를 했는데 생리가 불규칙해져 병원을 찾은 터였다. 그런데 뜻밖에 딸의 골밀도가 평균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골밀도는 단위면적당 뼈의 양으로 뼈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담당 주치의는 "엄마도 골다공증을 앓고 있어 가뜩이나 딸의 뼈가 약한데 극심한 다이어트 때문에 뼈가 더 부실해졌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뼈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대로 방치하면 이들이 중년에 접어들 때 골다공증 환자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골다공증 검사는 대부분 노년이 돼서야 시작한다. 뼈가 약해지는 것이 나이 탓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인의 뼈 건강은 청소년 시기에 결정된다. 어릴 때 부실한 뼈가 골다공증의 주요 원인이 된다. 뼈의 크기뿐 아니라 품질이 결정되는 어린이.청소년 뼈 건강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이미 '노년기의 뼈 건강은 성장기에 뼈가 얼마나 밀도 있게 형성되는지에 달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청소년의 부족한 칼슘 섭취와 비타민D, 운동 실태를 봤을 때 뼈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뼈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다이어트다. 많은 학생들이 저체중에 시달린다. 저체중은 체질량 지수(BMI.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것)가 18.5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키가 1m60㎝일 때 47㎏ 이하면 저체중이다.

세계골다공증재단에 따르면 저체중은 골다공증의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다. 뼈는 자극을 받아야 튼튼해진다. 체중 부하가 뼈에 잘 실리지 않는 저체중은 정상 체중보다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5~6배 높다.

성호르몬 억제제를 사용해 사춘기를 늦추는 행태도 문제다. 성조숙증이 아닌데도 키 성장을 위해 성호르몬 분비를 강제로 지연시키는 사례가 많다. 성호르몬은 청소년기 골밀도를 튼튼하게 유지시키는 주요 재료다. 성호르몬이 제때 충분히 분비되지 않으면 뼈를 만드는 조골(造骨)세포와 뼈를 파괴하는 파골(破骨)세포의 균형이 깨져 골밀도가 약해진다.

실제 사춘기가 늦은 아이는 뼈가 얇고 무르다는 연구(미국사반연구소 아동병원ㆍ2011)도 있다. 이런 아이는 키가 크더라도 뼈가 부실해 골다공증이 더 잘 발생한다.

뼈의 재료가 되는 칼슘 섭취도 태부족이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에 칼슘 700㎎, 청소년은 1300㎎이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이 잠을 깨기 위해 마시는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에는 카페인이 다량 들어 있다. 카페인은 칼슘이 체내에 섭취되는 것을 막는 훼방꾼이다.

뼈 건강이 약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청소년 고위험군도 있다. 이들은 뼈 건강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유전적 요인이 대표적이다. 특히 엄마의 뼈 건강이 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많다. 뼈 건강을 보강해 주는 노력이 각별히 필요하다. 부모 모두 골밀도가 낮은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최대 골밀도가 약할 확률이 10배까지 높아졌다. 유전적으로 뼈가 좋더라도 영양이 불량하면 뼈 건강이 약해진다. 생활습관을 교정해 골량을 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청소년기는 뼈가 약하더라도 나타나는 증상이 없다. 최대 골량(뼈의 양)을 100으로 봤을 때 청소년 시기에 50까지만 채워놓은 사람은 중년이 된 이후 노력을 해도 50을 넘지 못한다.

뼈는 50대부터 급격히 약해진다. 조골세포의 활동이 파골세포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뼈가 약해진다. 매년 1~2%가량 골밀도가 감소한다.

조골세포가 풍부하게 활동하는 청소년기 뼈 건강이 중요한 이유다. 청소년기에는 골밀도가 가파르게 채워진다. 남학생은 21세, 여학생은 19세 때 최대 골량의 85%까지 도달한다. 이때 필요한 연료가 비타민D와 칼슘, 성장호르몬, 뼈를 자극하는 운동이다. 이때를 놓치면 40~50대에 뼈 건강을 관리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국제골다공증재단에 따르면 골밀도를 10% 높이면 골다공증 발병을 13년 늦출 수 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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