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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많이 하는 사람과는 접촉 피하세요"

결핵성 뇌막염을 알아보다

결핵이 뇌막으로 번지면 위험
다른 균과 달리 배양기간 길어
의사들도 찾아내기 힘들어 해
증세 보일때는 항결핵제 복용
어린아이는 '장애' 가질 수도
성인은 6개월 정도 약 복용


결핵성 뇌막염이 어떤 병이기에 건강하던 20대 청년을 거의 장애상태로 만들어 놓았을까. 연이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한국군대에 자진입대한 뒤 병에 걸린 한인 청년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의문점이다. 일부에서는 '결핵성 뇌염'으로 보도가 되었는데 전문의들은 '결핵성 뇌막염'이란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안중민 신경내과 전문의를 찾아가 결핵성 뇌막염이 어떤 병인지를 들어 보았다.

-장애를 가져 올 정도로 무서운 병인가.

"결핵성 뇌막염이란 이름에서 '결핵성'과 '뇌막염'이란 두 가지를 분리해서 이해하면 쉽다. 병을 말할 때 '박테리아성' '바이러스성' 처럼 '~성'이란 말이 앞에 붙으면 그것이 바로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나중에 따라붙는 병명, 여기서는 '뇌막염'인데 이것은 그로 인해 최종적으로 나타나는 증세로 이해하면 된다. 이 청년의 경우 병을 일으키게 된 원인은 '결핵'이다. 먼저, 결핵에 감염이 되었다가 이것이 몸안에서 뇌막 즉, 뇌를 덮고 있는 표면에 발전하여 결국 뇌막염을 일으킨 것이다.



일부에서는 '뇌염'이라 한다. 뇌의 막이 결핵균으로 인해 염증이 둘러싸기 때문에 압력이 높아지면서 영양분과 산소 등의 공급이 힘들어져 결과적으로 뇌가 관할하는 몸의 부분들(예로 손과 발 등)이 기능에 이상을 가져 오게 된다. 이때 뇌의 어느 부분이 손상되느냐에 따라서 나타나는 기능 장애가 다르게 된다."

-그럼 먼저 결핵에 감염되었다는 얘긴가.

"보통 의사가 일단 뇌막염 증세를 보이면 척추에서 척수액을 뽑는다. 척수액을 통해서 뇌막염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내는데 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이다. 결핵의 경우는 박테리아가 원인인데 특히 결핵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균은 '마이코 박테리움'이라는 좀 특이한 균이다. 일반적인 다른 박테리아와 달리 균 자체가 자라나는 배양기간이 길다. 그래서 초기에는 증세만으로 의사들이 찾아내기가 혼란스러운 부분들이 많다."

-결핵의 증세는 뭔가.

"고열, 두통, 각혈, 심한 가래가 생기면서 점차 깊어질수록 체중이 빠져서 미국에서는 '소모성 질환'이라도 한다."

-미국에서 결핵환자는 많은가.

"그렇지 않다. 1930년대 이후부터는 거의 미국에서 결핵은 사라졌다. 결핵은 감염경로가 기침 혹은 가래 등을 통해서인데 대부분 환경이 청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병한다. 김 알렉스 감염전문의(세인트 빈센트병원)의 말대로 미국에서 결핵환자는 미국이 아닌 밖에서 오는 사람들에게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계를 봐도 이민 인구가 거의 없는 주에서는 결핵은 거의 없다. 반면 LA, 뉴욕, 시카고 등지에서는 환자가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20년 환자를 보면서 어린이 환자 2명이 있었는데 모두 한국에서 온 사례였고 그 이후에는 보지 못했다."

-결핵환자에 대한 미국 입국시 스크리닝이 따로 있나.

"우리가 이민올 때 가슴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그만큼 미국에서 결핵에 대해 철저히 관리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처럼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들도 주기적으로 결핵균에 감염되었는지 검사하고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약을 복용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정확히 몇 년 전인지 기억할 수 없는데 월남에서 온 여성이 결핵 감염이 확인되어 약 복용을 하라고 했는데 거부하자 곧바로 격리시켰다는 뉴스 보도가 기억난다. 그만큼 미국에서 결핵은 퇴치된 상태라 그것을 지키기 위해 철저히 대처하고 있다. 미국내 의료진들을 보아도 일단 결핵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볼 때에는 얼마 전 한국에서 퍼진 메르스 때 착용한 특수 마스크를 사용할 정도로 신경을 쓴다. 이처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미국에서 신생아부터 단계적으로 받아야 하는 의무 예방접종에서 결핵(BCG)이 없어 진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다."

-그럼 이 청년은 한국에서 결핵에 걸렸나.

"가능성은 있지만 확답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가지는 뇌막염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먼저 결핵에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열이 나고 기침 등의 증세가 나타났을 텐데 앞서 설명한 대로 결핵균이 몸안에서 배양되는데 오래 걸리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하는데 힘들 수 있다. 결핵균으로 인해 열이 나면서 증세가 보일 때는 항결핵제를 복용해야 한다.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결핵균이 몸안에서 뇌막으로 많이 옮겨지나.

"아주 드문 예이다. 주로 폐에 많이 간다. 흔히 우리가 폐결핵이라 부르지 않는가. 그 외에 간 등으로 결핵균이 이동하는 경우는 있어도 뇌의 표피로 발전하는 것은 흔하지 않다."

-결핵균이 뇌막으로 옮겨졌을 때 나타나는 증세는 뭔가.

"뇌막염의 증세가 되는데 처음 시작할 때 언급했듯이 고열이 나고 심한 두통이 생긴다. 심하면 혼미해지고 균형감각이 없어진다. 몸을 잘 가누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증세도 뇌의 부위마다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결핵균이 염증을 일으켜 그 부위에 영양과 산소 공급을 막음으로써 크게 뇌손상을 가져 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많은 경우 장애로 발전하나.

"어린아이의 경우는 결핵성 뇌막염 진단이 내려지면 거의 장애로 되는 케이스로 본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는 이보다는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치료기간이 길지만 장애가 되지 않을 확률도 높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원인이 되는 결핵균(마이코 박테리움)을 없애야 하기 때문에 항결핵제를 복용한다. 보통 9개월 정도 약을 먹는다. 뇌막까지 발전하지 않을 경우 결핵균에 감염되면 6개월 정도 약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 결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린다고 할 수 있다."

-예방법이 있나.

"기침을 심하게 한다거나 특히 이런 사람이 가래를 뱉었을 때에는 되도록 접촉을 피하고 멀리 가는 것이 상책이다. 기침할 때 침이나 가래 등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이다. 예방주사가 미국에는 따로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하겠다."

-이곳 대학 기숙사에서도 한 때 뇌막염이 퍼졌다는 보도가 나온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에는 결핵성 뇌막염이 아니었나.

"대부분 병은 균에 의해 감염돼 생기는데 두 가지 균이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인데 바이러스는 일정 기간 몸안에서 기승을 부리다가 저절로 수그러진다. 그러나 박테리아는 결핵균처럼 약으로 죽여야만 몸안에서 없어진다.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때 기숙사에서 퍼진 뇌막염은 결핵이 아닌 일반적인 박테리아성 뇌막염으로 기억한다.

박테리아 균이 기침이나 침 등을 통해 옮기 때문에 공동생활일수록 짧은 기간 안에 많이 감염될 수 있다. 박테리아 균은 우리 주변에 항상 있다가 일단 몸안으로 들어가면 어느 부위로든지 옮겨가면서 균 배양을 하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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