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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텍사스주 낙태 금지법' 세기의 재판 시작

법 제정 후 '낙태 불모지'로
주 전역에 낙태 병원 13곳
여성계·다른 주 정부 촉각

27만 평방 마일, 미국에서 알래스카주 다음으로 면적이 넓고 캘리포니아주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텍사스주에는 낙태 시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13개에 불과하다. 2013년 제정된 낙태 금지법으로 30여개의 낙태 클리닉이 폐쇄되면서 텍사스는 미국에서 '낙태 불모지'와 다름 없는 지역이 됐다.

연방 대법원은 오늘(2일)부터 텍사스주 낙태 금지법의 위헌 여부를 재판하는 심리를 시작한다. 미국에서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 낙태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재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여성계는 물론 낙태 찬반 진영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텍사스주는 2013년 임신 20주 이후 태아의 낙태를 금지시키고 낙태 시술도 반드시 수술실과 충분한 의료 인력을 갖춘 외과 병원에서만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대부분의 낙태 클리닉들이 외부 의사를 고용해 시술을 해왔기 때문에 기준 미달로 강제 폐쇄될 수 밖에 없었다.

CNN방송은 1일 2013년 낙태 금지법이 제정되고 지난해 7월 법이 발효된 이후 텍사스주 임신 여성들이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소개하면서 다른 여러 주들도 텍사스와 비슷한 낙태 금지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미국 여성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칸 공공보건 저널에 따르면, 미국에서 모든 임신의 절반은 계획하지 않았던 임신이고 그런 경우 임신 여성 10명 중 4명은 낙태 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텍사스주에 사는 여성은 일부 지역의 경우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300마일을 차로 이동해야한다. 텍사스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샌 안토니오를 기점으로 서쪽 지역에는 낙태 시설이 전혀 없는 상태가 됐고 13개의 병원은 오스틴, 댈러스-포트워스 광역권, 휴스턴 등 대도시에 몰려 있다.

지금은 문을 닫은 낙태 클리닉에서 일했던 세인트 클레어(23)는 지금은 엔터 펀드 텍사스 초이스라는 비영리기관에서 유일한 풀타임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녀가 하는 일은 저소득층 여성들의 낙태 여행을 돕는 일이다. 클레어는 CNN에 한달에 60통의 전화를 받아 20번 정도의 낙태 여행을 주선한다며 낙태 클리닉에 갈 차량이 없거나 2시간 넘는 거리를 혼자서 운전하고 가야하는 임신 여성의 교통편을 돕거나 호텔방 예약, 긴급상황에 대처해주는 일을 한다고 전했다.

낙태 수술을 할 수 있는 일부 병원의 경우도 법안 통과 이후에는 환자가 낙태 스케줄에 이름을 올리는데 최대 23일이나 걸린다. 비용도 법안 통과 이전 수백 달러였던 것이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천 달러로 치솟았다.

클레어는 "어떤 여성은 심각한 당뇨 때문에 임신을 하는 것이 생명에 위험이 되기도 하고 어떤 여성은 대대손손 집안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가게 된 흑인으로 아직은 임신을 할 때가 아니라고 얘기하는 등 낙태를 하기로 한 여성의 사연은 다 다르다"면서 "사연은 다 다르지만 낙태를 하는 것이 힘든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고 전했다.

최근 UCLA의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낙태 금지법이 발효된 이후 텍사스에 거주하는 임신부 10만여명이 자가 낙태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임신부가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낙태를 시도하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가 낙태를 시도한 이들은 약, 호르몬제 등을 복용했으며 일부는 자신의 배를 때리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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