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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국민 영웅에서 '부패 장관'으로 돌아온 룰라

올림픽 앞둔 브라질 혼돈
룰라, 검찰 수사 피하려 입각
시민들 처벌 촉구 전국 시위

남미 좌파의 대부이자 브라질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며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재임 시절 부패 혐의에 대한 수사를 피하기 위해 '방탄 입각'을 하면서 브라질 정국이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CNN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17일 룰라 전 대통령을 내각 수석장관으로 임명했다. 브라질에서 수석장관은 국무총리에 버금가는 직책으로 주 검찰의 수사나 지역 연방법원 판사의 재판으로부터 면책되고 연방검찰의 수사와 연방대법관이 주관하는 재판만 받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그러자 수천 명의 시민들이 이날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와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의 처벌과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개막을 채 5개월도 남기지 않은 리우 올림픽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동자당을 창당해 2002년 대권을 잡은 룰라는 8년간 재임하며 브라질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퇴임 당시 80%가 넘는 지지율을 과시하며 자신이 직접 낙점한 후계자 호세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룰라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의 임원 인사에 개입하고, 하청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수사 당국의 발표가 나오면서 그의 명성은 순식간에 추락했다. 호세프 정권 들어 경제가 다시 추락하며 불만이 쌓인 브라질 국민들은 룰라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며 전국적 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 전 대통령을 수석장관으로 임명했다. 검찰의 수사망에서 벗어나려는 '방탄 입각'이라는 해석이다. 룰라 전 대통령의 부패 의혹을 수사하던 판사가 호세프 대통령과 룰라가 면책 특권을 위해 수석장관 임명을 논의하는 듯한 전화 감청 내용까지 폭로해 들끓던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브라질 연방법원은 즉각 제동을 걸었다. 룰라 전 대통령의 장관 취임식 직후 임명에 대한 효력 정지 처분을 내렸다. 부패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관이 되어 수사를 피한다면 사회 정의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브라질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은 둘로 갈렸다. 야권은 "룰라를 수석장관에 임명한 것이 위법"이라며 구속을 촉구했고 노동당 지지자들은 우파 야권의 정치적 의도가 숨겨진 수사라며 시위대에 맞서 물리적 충돌을 빚기까지 했다.

2010년 말 퇴임 후 5년여 만에 중앙 정치 무대에 다시 복귀한 룰라가 위기를 돌파하고 계획했던 것 처럼 2018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 지는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 브라질 의회는 17일 불법 선거자금 수수와 정부 회계 부정 스캔들에 휩싸인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재개했고 부패 혐의로 인해 의회 내 룰라의 영향력은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룰라의 연정 파트너들이 룰라를 지키느냐 버리느냐는 전적으로 국민들 여론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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