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참에 칼 한번 갈아볼까

칼에 관심이 높다. '쿡방(요리하는 방송)'이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다. 조리용품들도 덩달아 인기고 요리를 하다 보면 좋은 칼에 욕심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 연장 탓을 하는 건 아니지만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데 칼은 어떤 조리도구보다 중요하다. 대부분의 식재료들이 칼을 거쳐가야 하니 사용 빈도도 높다. 게다가 갈고 닦는 등 관리에 소홀해서도 안 된다. 주방에서 칼은 귀한 존재다.

전문가들은 3가지 종류의 칼을 기본으로 본다. 일반 식도와 과일용 칼 그리고 빵칼이다. 이 세 가지만 있으면 대부분의 요리를 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얘기다. 칼을 세트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필요한 칼만 따로 구입할 것을 권한다. 좋은 칼 하나가 열 개의 칼 못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칼이라고 다 같은 칼이 아니다. 칼에도 명품이 있다. 주방용 칼은 일본과 독일 브랜드가 꽉 잡고 있는데 글로벌, 슌, 우스토프, 헹켈, 사카이 타카유키 등이 유명하다. 유명 셰프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셰프들이 좋은 칼을 사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상대적으로 칼을 많이 사용하는 셰프들에게는 맛있게 식재료를 다루고 빠르고 안전하게 요리를 끝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우선은 날카로운 칼날은 기본이다. 일반적인 생각에 무딘 칼이 손을 덜 다치게 할 것 같지만, 그 반대다. 무딘 칼에 더 크게 다칠 수 있다. 날카로운 칼은 쉽게 잘리기 때문에 힘을 주지 않지만 무딘 칼은 힘을 세게 주는 데다가 방향이 잘 못 나갈 수 있어 크게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명품 칼들은 메이시스, 윌리엄 소노마, 아마존 등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LA한인타운에서는 김스전기에서  헹켈과 우스토프, ABC플라자에서 헹켈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셰프들이 선호하는 베스트 명품 주방용 칼을 소개한다.

오수연 기자 [e-mail]

베스트 주방용 칼
우스토프(Wusthof)-독일

독일의 졸링겐 지역에서 1814년에 설립된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칼 전문업체다. 삼지창 모양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우스토프의 모든 제품은 졸링겐 지역에서 공정이 이루어지는데 칼날이 손잡이 끝까지 연결되어 있고 우수한 절삭력으로 손목에 부담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우스토프는 프랑스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가 지정해 놓고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200주년을 맞아 아예 '르 꼬르동 블루 6종 세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세트는 식도 산도쿠 과도 칼갈이 가위 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구매자의 기호에 따라 조합이 가능하다. 기존의 클래식 시리즈보다 30% 더 가볍게 만들어져 손목에 무리를 줄였다. 우스토프 클래식 셰프 나이프 한 자루 가격은 110~160달러 정도다.

사카이 타카유키(Sakai Takayuki)-일본

대표적인 쿡방 프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식의 대가 이연복 셰프가 사용하는 칼이다. 다른 셰프들과 칼을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고 하나의 칼로 모든 식재료를 자르고 다듬기 때문에 더 관심을 모았다.

사카이 타카유키는 1982년 일본전통 공예품으로 지정될 만큼 수작업이 뛰어나고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는 제품이다. 가격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한 자루에 300~600달러 선이다.

글로벌(Global)-일본

글로벌은 세계 3대 브랜드 중 하나로 세계 유명 셰프들이 많이 사용하는 주방용 칼이다. 이 칼의 가장 큰 특징은 칼날부터 손잡이까지 일체형으로 되어 있다는 것.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해 손의 피로를 덜어준다. 스타 셰프 샘킴과 강레오가 사용한다. 글로벌 3피스 클래식 세트는 240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헹켈(Henkel)-독일

쌍둥이 칼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데 그냥 유명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실력을 갖춘 브랜드다. 헹켈은 1731년 창립 3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데 주방용 칼 한 가지만을 고집해온 장인 정신이 살아있는 기업이다. 헹켈 3피스 스타터 나이프 세트는 250~325달러 선에 판매되고 있다.

슌(Shun)-일본

700년 전통의 일본 사무라이 도검법을 이어받아 만든 제품으로 100년 전통의 기업 카이지루시에서 제작했다. 순도 높은 원료철과 최고의 정강기술로 만들어졌다. 내마모성과 연마 후 날 지속력이 뛰어나다.

TV프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홍석천씨가 사용하는 칼이기도 하다. 8인치 슌 클래식 셰프 나이프는 140달러 정도다. 8피스 슌 클래식세트는 600달러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