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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위세포가 겪는 비극

임대순 박사 / 연세메디컬클리닉

위내시경으로 조직검사를 받고 난 후 '장상피화생'이란 진단을 받는 환자들이 있다. 읽기에도 생경한 '장상피화생'은 글자 그대로 "위세포가 장세포로 변했다."(장상피화)는 뜻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은 식도를 거쳐 위장을 지나 소장을 거쳐 대장으로 내려가면서 소화기관마다 독자적으로 분비되는 소화제를 이용하여 영양분이 흡수되도록 짜여있다. 식도는 음식물의 통로이므로 별다른 화학처리 기능이 없고 이에 대한 방비도 없다. 다만 위장으로 내려간 음식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식도와 위가 만나는 부분에 식도괄약근이 지키고 있다. 위장은 소화액이 잘 기능하기 위해 강한 위산이 분비되어 있으므로 위점막은 위산에 견디게 되어있고 소장과 대장은 담즙이 활동하므로 이에 맞는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위산을 사용하여 처리한 음식물이 식도에 올라가지 못하게 하듯, 담즙이 개입하여 처리한 음식물과 담즙 자체가 위장으로 가지 못하게 유문이 위장과 소장 사이에 장치되어있다. 역류성 식도염이 위산(또는 위산과 담즙)에 침략당한 식도에서 일어난 문제라면 장상피화생은 담즙의 공격을 받은 위세포가 겪는 비극이다.

장세포는 사용하고 남은 담즙을 흡수해서 피를 통해 간으로 돌려보내는 역할도 하는데 담즙은 매우 독하므로 소장과 대장의 세포들은 손상되기 쉬워서 다른 신체 부위의 세포와는 달리 불과 5일이면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이 독한 담즙이 위장과 소장의 경계를 지키는 유문을 넘어 위장으로 침투하고 그 독한 담즙의 공격을 못 당해내는 위세포들이 장세포로 변하는 것이 장상피화생이다.

심각한 것은 장상피화생은 위축성위염과 같이 위암의 전 단계 신호로 봐야 하는 것이다. 장상피화생을 가진 모든 사람이 위암이 되는 것은 아니나 위산억제제를 투여받는다고 정상 점막으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만약 장상피화생 진단을 받았다면 1년에 한 번씩은 반드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담즙을 많이 분비시키는 육류섭취을 적게 하면서, 담즙생성 전구물질인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여야 한다.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 혈중 비타민 D 농도를 충분히 유지하는 것은 장상피화생의 예방을 위한 기본조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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