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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2~3회 투여, 거의 정상 회복"

기존 화학·표적항암요법보다
부작용·내성 부담 크게 줄어
흑색종 환자81명 대상 임상에서
20명은 종양 크기 30% 감소

3세대 항암치료 새 지평 열어

암은 곧 죽음'이란 등식이 깨졌다. 이제는 만성질환이자 완치할 수 있는 질병으로 여긴다. 변화를 이끄는 주역은 항암치료다. 최근 이 시장에서 '면역체계'가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회의 순회학회'가 열렸다. 학회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면역항암요법. 참석한 의료진들은 최신 임상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면역항암제의 미래를 논의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 공격하는 원리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1세대인 화학항암요법에서 출발해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표적항암요법을 거쳐 최근 3세대 항암제가 등장했다. 화학항암요법은 정상 세포보다 분화 속도가 빠른 암세포를 사멸한다. 하지만 정상 세포까지 구분 없이 공격하는 탓에 탈모, 구토, 합병증 같은 부작용이 심하다. 1997년에는 2세대인 표적항암제가 나왔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종양세포만을 추적해 제거한다. 부작용은 줄었지만 치료제 내성이란 복병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



3세대 치료법은 면역항암제를 이용하는 것이다. 종양을 공격하는 다른 항암치료와는 태생부터 다르다. 체내 면역세포를 조절해 스스로 암세포와 싸워 이기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호주 마터메디컬센터의 폴 메인웨어링 박사는 "면역체계는 몸속에 새로운 물질이 들어왔을 때 공격하는 특성이 있다"며 "기존에 없던 종양세포가 나타나면 비정상 세포로 인식해 파괴한다"고 말했다.

다만 종양세포는 면역세포(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단백질(PD-L1)을 과도하게 발현시켜 감시망을 교묘히 피한다. T세포 단백질(PD-1)수용체와 결합해 면역시스템의 공격을 받지 않는 것이다.

구토·탈모 등 부작용도 확 줄어

면역항암제는 특정 두 물질 간의 상호작용을 끊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면역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 한국의 경우 올해 3월 흑색종 치료제로 승인받은 MSD의 키트루다(성분명:펨브롤리주맙)가 대표적이다.

흑색종은 피부암의 일종이다. 피부 속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내는 세포가 악성으로 변해 생긴다. 피부암 환자 중 75%가 흑색종으로 사망한다.

펨브롤리주맙은 정상 세포처럼 위장하는 암세포의 활동을 막는 방식으로 진행성 흑색종을 공략한다. 기존 항암제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2㎎/㎏의 용량을 투여한 결과, 1명은 종양이 완전히 제거됐고, 20명은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했다.

2상 연구에서는 중증도 3~5단계의 약물 유해반응을 보인 환자가 11~14%에 불과했다. 구토, 탈모, 백혈구 감소증 같은 부작용이 적었다는 의미다. 대만 장경기념병원의 존 챙 웬-청 박사는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항PD-1 면역항암제'는 흑색종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폐암 치료제로 가능성 인정받아

특히 펨브롤리주맙은 흑색종과 함께 폐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전체 폐암의 85~9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임상 연구가 활발하다. 31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상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PD-L1 발현이 50% 이상인 환자 중 45.4%에서 종양 크기가 3분의 1 이상 줄거나 종양이 90% 이상 없어졌다.

호주 시드니의대 마이클 보이어 박사는 "경과가 좋은 환자는 1회 투여(2~3주) 후 종양 감소 효과가 나타났고, 2~3회 투여(7~8주) 후 거의 정상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제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면역기능을 강화하므로 특정 암이나 환자 유전자 변이 여부에 구애받지 않는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자가면역질환 유발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고, 최적의 투여기간 연구가 필요하다. 마이클 보이어 박사는 "일시적으로 투약을 멈추거나 용량을 조절해 부작용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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