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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모르는 메르스, 세계가 예의 주시

미국도 지난해 메르스 환자 발생
신속한 격리 조치로 2차 피해 막아

위생에 대한 기본적 인식 갖춰야
아직까지 메르스 백신 없는 상태
메르스 변종 생기지 않을까 우려
고열ㆍ기침ㆍ구토ㆍ설사 증세


지난달 초 촉발된 한국의 메르스(Middle East Respiratory Symptomsㆍ중동호흡기증후군)의 발단은 중동지역을 방문하고 돌아 온 1명의 감염자로 인한 것이었다. 현재 감염의심자는 수천명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방학 시즌 한국방문이 많은 때이니 만큼 그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은 괜찮을까. 김 알렉스(세인트 빈센트병원) 감염전문의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 보았다.

-한국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퍼진건 이번이 처음인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알다시피 미국에서는 꼭 일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두 명이 감염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처럼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진단으로 메르스를 확인한 다음에 신속히 격리 치료를 했기 때문에 둘 다 완치되었고 2차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2차 감염자가 없으니 자연히 3차 감염 사태도 없었다. 조용히 끝났다."



-현재 한국 상황에 대한 분석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발병에 모두 의아해 하는 반응이다.

"나 역시 그렇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 기록을 보면 메르스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난 2012년 첫 환자가 발견됨으로써 세계에 알려졌다. 그 동안 감염환자가 많이 발견된 나라들을 보면 사우디아라비아 인근의 중동지역으로 아랍연방, 예멘, 오만, 카타르, 요르단, 쿠웨이트, 레바논, 이란 등 9개국이다. 그래서 CDC에서는 이들 9개국을 메르스 주시(watch) 국가로 정해놓고 있다. 그외에 감염 환자가 발견된 나라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필리핀, 중국, 튀니지 등이다."

- 왜 한국은 이처럼 빨리 감염되고 말았나.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분석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일단 보도내용들을 보면 감염전문의들로서는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의료시스템이 여기와 많이 다른 점을 꼽을 수 있겠다. 한 예로 작년에 미국에서 메르스 환자에 대한 진단이 나왔을 때 감염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신속히 찾아내어 격리시켰는데 안정성을 위해서 사우디아라비아 접경국가에서 온 사람들은 물론 심지어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들까지 범위를 넓혀 안전을 기했다. 그만큼 신중하게 대처했는데 한국서 초기 진단을 하고도 돌려 보냈다는 걸 보고 솔직히 좀 의아했다."

-격리대상자들이 빠져나와 골프까지 쳤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기서는 일단 감염자와 접촉하여 감염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퍼트릴 수 있는 걸 방지한다는 개념이 우선이다. 따라서 의심되는 사람을 추적하여 잠복기간을 알려주면서 격리하라고 말해주는데 그 의미는 어떤 특정 장소에 모두 모아놓고 가둬둔다는 개념이 아니다. 외출을 삼가고 집안에 있으라는 얘기다. 물론 이 때 가족이 있을 경우 그 가족들에게도 감염 방지 지침과 정보를 준다. 이렇게 격리 통보를 받은 사람은 그것을 타인을 위해 잘 지킨다. 잠복기간 안에 아무런 증세가 없다는 것은 감염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다. 국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위생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인 것 같다. 자신을 위한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남을 위한 조치인 셈이다."

-원인의 하나로 인구밀도가 높은 것도 지적되고 있다.

"맞는 지적이다. 만일 인구밀도가 높은 인도같은 곳에서 퍼졌다면 그 속도는 더 빠르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메르스 바이러스는 일종의 감기와 같이 재채기나 기침을 했을 때 그 침이 전해졌거나 아니면 그 침을 만진 손으로 코나 입을 통해 퍼지기 때문이다. 지난번 아프리카에서 번졌던 애볼라 바이러스의 경우 혈액이나 배설물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메르스보다 속도가 늦다."

- 일단 증세가 나타날 때 감염된다고 하는데 잠복기에 대한 보도들이 저마다 달라서 혼란스럽다.

"메르스의 잠복기간은 가장 많은 것이 5~6일이다. 보편적이란 의미다. 사람에 따라 빠를 경우 2일, 가장 늦은 경우가 14일이다. 그래서 격리기간을 14일로 잡는 것이다."

-한국방문을 꼭 해야 할 경우 백신이 있나.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아직까지 메르스에 대한 백신은 없다. 예방주사가 없다는 뜻이다. 또 치료약도 따로 없다. 증세들이 고열,기침,호흡곤란 등 감기의 일종이기 때문에 비슷하게 나타난다. 개인에 따라서 여기에 설사,구토도 일어난다.치료는 각 증세들에 대해 열을 내리고 호흡이 힘들면 편하게 조치하는 등으로 하는 것이지 메르스 바이러스 자체를 이겨낼 수 있는 치료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치사율이 높다고 들었다.

"2012년부터 한국 통계를 보면 1154명이 심한 케이스로 확진받았고 이 중에서 43명이 사망했다. 이 수치가 치사율이 37%란 얘기다. 그러나 이외에 공식적으로 보고되지 않은 감염자들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나온 것처럼 치사율이 높다고만 할 수는 없다. 지금 한국서 사망자가 이미 질병을 갖고 있거나 고령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치사율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지금 감염자가 많아져서 변종된 것이 아닌가 하는 말도 나온다.

"바이러스의 속성은 말그대로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래서 해마다 찾아오는 독감 바이러스도 힘들어 하는 것이다. 지금 메르스 바이러스는 독감(인플루엔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아니다. 그보다는 증세가 약하다고 할 수 있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일종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메르스 역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충분히 변종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확인하는 절차는 6개월까지 시간을 요구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솔직히 모르는 상태다. 다행히 변종이 일어나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 미국까지 여파가 올 가능성은 없나.

"현재(4일)로서는 CDC나 WHO(세계보건기구)에서 한국에 대한 조치가 나온 것은 없다. 따라서 미국에서도 지금 한국의 메르스와 연관된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은 상태다."

-감염전문의로서 이번 상황을 보고 느낀 점은.

"감염전문의들은 일종에 생명체로 언제나 변화가 가능하다는 바이러스의 속성을 잘 알기 때문에 그 무서움 또한 항상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메르스 바이러스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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