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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위안부 할머니들 울음을 그치게 하라

이재희/사회부 차장

독도, 동해, 최근에는 일본군 위안부까지 일본의 역사 왜곡이 미국에서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계 미국인에서 나아가 아예 일본 LA총영사관과 일본 정부까지 나섰다. 니이미 준 일본 총영사는 지난 21일자 LA타임스에 "일본은 제 2차 세계대전의 잘못을 인정했고 위안부를 포함한 전쟁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고 주장하는 기고를 했다. 일본 총영사관은 또 위안부 기림비 건립안을 논의하려는 부에나파크 시의원들에게 일본 정부 입장을 밝히는, 즉, 역사를 왜곡하는 서한을 보냈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한국 LA총영사관은 나서지 않고 있다. "이는 한일간 문제가 아니다. 쟁점은 일본의 여성 인권 유린, 인권 침해, 전쟁 범죄에 대한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맞다. 괜히 한국 총영사관이 나섰다가는 일본 총영사관에 맞서는 것으로 비쳐져 한일 분쟁으로 폄하될 수도 있다. 그럴 바에야 일본계 커뮤니티나 일본 총영사관의 움직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글로벌 이슈로 국제사회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시각과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총영사관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전략이 주효할 수도 있다. 그런데 국제적 사안에 국제적 지위가 있는 한국 총영사관이, 한국 정부가 나서지 않는 것도 한편으론 우스운 모양새다. 즉, 한국 총영사관이,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하는 문제다.



맞다. 위안부 문제는 여성 인권 유린, 전쟁 범죄의 문제이기 때문에 한일 분쟁이 아니다. 하지만 이는 한일 문제이기도 하다. 전쟁 피해자, 위안부 피해자 중 한국인이 가장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사과와 보상을 요구해야 하는 문제다.

맞다. 일본 총영사관이 나선다고 해서 한국 총영사관이 반드시 나서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나서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무엇보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울고 있다. 남은 위안부 할머니는 많지 않다. 이 분들은 연로하다. 일본 정부의 인정도, 사과도 받지 못한 채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 한국 국민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울음을 그치게 해야 하는 것이, 사과를 받고 편히 돌아가시게 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임무다.

김윤심 할머니가 쓴 위안부 수기가 있다. 제목은 '부끄러운 건 우리가 아니고 너희다'다. 여기서 너희는 일본을 가리킨다. 하지만 한국이 될 수도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국민 앞에 부끄러운 국가가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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