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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를 위한 학자금 보조 한국정부도 동참해야 [학자금 칼럼]

리차드 명 / AGM칼리지플래닝 대표

버지니아 주립대학에 합격한 김군은 요즈음 하루하루가 매우 초조한 날을 보내고 있다. 대학에서 재정보조는 받았지만 턱없이 모자라는 학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군의 가정은 수년 전 이민 온 이후로 부모님이 처음 시작한 사업이 잘못되는 바람에 아무리 재정보조를 받았어도 모자라는 학비를 감당할 수도 없을 뿐만이 아니라 융자를 받을 수도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결국, 김군이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합격의 기쁨도 잠시이고 당분간 주위 커뮤니티칼리지로 진학해 저녁시간에 열심히 일해 저축하며 이루려는 면학의 꿈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요즈음 합격한 대학으로부터 재정보조를 지원받기는 하지만 대학을 선정하고 등록하는 과정에서 김군의 경우처럼 많은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김군의 경우는 자신이 자초한 일이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인생의 항로가 뒤바뀌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김군의 경우에 처음부터 재정보조를 대부분 모두 지원하는 사립대학들만 선별해 진학준비를 했었다면 지금과 같은 어려운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될 수 있었지 않았나 아쉬움이 남는다.

자녀가 그토록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고도 재정보조금이 잘못 나오게 되거나 아니면 적게 나와 불과 수천 달러차이로 비용을 감당을 할 수 없어 자녀를 대학에 등록시키지 못한다면 이 보다 가슴이 아픈 경우는 없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민자로써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국정부는 시민권 자뿐만이 아니라 타국시민이지만 영주권자에게도 재정지원을 동일하게 지원해 주고 있다. 하물며 부모가 타국에 거주하는 영주권자일 경우에도 본토나 미국령에 위치한 대학에 자녀가 진학하면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그리고, 미 정부의 웍스터디 (Work-Study)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어려운 가정형편에 추가적인 재정혜택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근로장학금’이라고도 부른다. 자녀가 진학하는 대학에서 일자리를 제공받고 일주일에 정해진 약간의 시간만큼 근로를 해야 하는 조건으로 연방정부는 재정지원차원에서 혜택을 준다.

이렇게 받는 혜택은 면세수입이므로 그야말로 순수하게 면학을 돕기 위한 정부가 차원의 재정보조 프로그램이다. 일년에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최대 4천 달러까지 가능하지만, 대개는 대학마다 1천5백달러에서 대략 2천5백달러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상기에서 언급한대로 연간 재정보조를 받은 후에 수천 달러가 모자라 등록을 할 수 없는 자녀들에게는 이 프로그램이야말로 자신의 면학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다.

이로 인해 구제받는 학생들은 미 전역에 연간 수십만 명 이상에 달한다. 어려운 형편에서 주경야독하는 대학생들이 꿈을 이루기 위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필자도 지난 12년간 어려운 형편의 많은 자녀들이 이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성공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자신의 꿈과는 전혀 상관없이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연방정부와 각종 지원금을 모두 합쳐도 불과 수천 달러가 모자라 해당 학기를 등록하지 못하고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자녀들을 수 없이 많이 보아왔다. 가슴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어려운 상황에서는 아무도 학비융자를 보증해 줄 지인도 없고 결국 대학에 등록하지 못하게 된 자녀들의 마음은 보다 큰 상처만 입게 된다.

필자는 이제 우리 대한민국정부도 이러한 재외동포 자녀들을 위해 그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재외동포를 위한 재정지원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언제나 세계 속의 한국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세계 속에 나와 한국인으로써 한국경제발전에 최대로 기여하는 우리 동포들의 자녀들에게는 이제 한국정부도 사회환원을 시작할 때이다.

우리 이민자들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한국에 외화가 부족해 초기 이민시절 미화 8백달러나 아니면 2천 달러 미만만 정착금으로 가져나올 수 있게 제한하던 시절을 생각해 본다, 당시의 이민자들은 미국에 정착하고 살아남기 위해 온갖 수 많은 피땀 어린 노력으로 삶의 터전을 마련해가며 어렵게 자녀들을 키워왔다. 더욱이 어려운 한국경제를 위해 대부분이 초창기에 국적항공기를 애용하며 아무도 관심이 없던 한국산 수입 차를 구입해 타며 이른바 한국산 라면(너구리)을 사먹으며 모국을 생각해 온 그야말로 한국경제기반에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것을 볼 수 있다.

앞으로 10년이면 한국은 자녀를 낳지 않아 전문인력이 25만명이상 부족하다고 한다. 낮은 출산율로 고급인력이 모자랄 정도로 앞으로는 한민족의 정통성을 지닌 우리 미국 내 후손들이 모국을 위해 기여해야 할 날들이 하루하루 점점 다가오는 시점이다. 미국대학의 근로장학금과 같이 이제는 한국정부도 그나마 해외 동포들을 위해 실질적인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자녀들의 민족사관 수립과 정통성을 더욱 굳건히 마련할 수 있는 계기는 바로 그 들의 면학을 돕는 길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깊은 뜻과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사상을 토대로 우리 모국도 이제 현정부차원의 작은 노력부터 기울여 나가기 바란다. 수년 전 한국정부에 대통령 근로장학금을 제안했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주요 고위 교육담당관이 언급했던 말이 새삼 떠오른다. “한국에도 벽도에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재외동포들에게 신경 써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기막힌 말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미주지역의 동포들도 이제는 다시 한번 모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문의: 301-219-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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