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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북적이는 '노인과 바다'의 고향…키웨스트(Key West)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산티아고 노인은 84일 동안이나 고기다운 고기를 잡지 못하다가 85일째 되는 날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큰 고기를 낚는다. 옛날에는 마놀린이라는 소년이 노인을 도와줬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서 고기잡이를 해야 한다. 고기를 못 잡은 지 85일째 되던 날 그가 다른 어느 배들보다 더 멀리 있을 때 큰 고기 한 마리가 노인의 낚시에 걸린다. 노인은 보지 않고도 그것이 그가 평생 낚은 여느 고기보다 큰 물고기라는 걸 안다.

물고기와 사흘 동안의 사투가 시작되고 노인은 자신의 작은 배 위로 그 고기를 끌어올리려고 애쓴다. 믿을 수 없는 힘과 의지로 노인은 고기를 배 한쪽 옆에 끌어매는데 성공하지만, 상어 떼가 몰려들면서 노인의 제2의 시련이 시작된다. 노인이 기진맥진해 뭍에 이르렀을 때에는 고기의 살은 모두 상어 떼에 뜯기고 뼈만 남은 상태였다. 노인은 탈진해 깊은 잠에 빠지고, 가끔 그랬듯이 그가 젊었을 때 가 본 아프리카 해안에서 만난 사자들의 꿈을 꾼다."

여러 전쟁을 겪으며 실존주의자가 돼버린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소설 '노인과 바다'를 통해 불확실한 세상에서 자연과의 교감과 인간애를 찬미한다.

지난 10월 방문한 보스턴 소재 헤밍웨이 연구소는 헤밍웨이 관련 많은 자료와 연구로 유명한 곳이다. 키웨스트에서 살던 헤밍웨이가 낚아 올린 청새치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봤다. 허무주의적 실존주의자였던 그는 물려받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낚시, 사냥, 운동을 위안 삼았다. 그는 키웨스트에서 1937년 스페인 내전 취재를 떠나기 전까지 두 번째 부인 폴린 그리고 두 아들과 3년간 살았다.



헤밍웨이가 위로받던 바다가 있는 미대륙의 최남단 땅 끝 마을 키웨스트로 출발했다. 키웨스트는 해군기지가 있는 군사 요충지다. 1938년 육지를 잇는 오버시즈 하이웨이가 만들어지면서 관광객들이 찾게된 곳이다.

미국 플로리다 반도 남서쪽으로 이어진 2000여 개의 섬들이 있는데 이 섬들을 플로리다 키즈라고 부른다. 그 섬들 끝에 위치한 섬을 키웨스트라고 부르는데 2017년 기준 2만 5000여 명이 산다.

마이애미 인근 캠핑장을 출발해 150마일의 키웨스트 가는 길은 육지에서 95번 프리웨이가 끝나고 오버시즈 하이웨이로 바뀐다. 이 길은 40개의 다리로 섬과 섬을 잇는다. 사람 눈썹처럼 가늘고 길게 생긴 1번도로 왼편으로 대서양, 오른편으로는 걸프만을 가로 지른다. 에메랄드색 바다를 달려가는 길은 그 자체로 절경이다.

아쉽게도 차에 내려 자연을 관조할 수 있는 곳은 개인소유지나 리조트였다. 도착한 키웨스트는 여느 미국 관광지와 다를 게 없는 곳이었다. 여행에 들떠 몰려 다니는 관광객들과 기념품 가게, 술집, 음식점, 유치한 관광시설, 바가지 상혼만 존재하는 곳이었다. 키웨스트는 헤밍웨이가 두 번째 부인과 잠깐 산 집과 군부대 앞에 초라하게 서있는 최남단 표시가 있다는 의미만 존재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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