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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이야기] 호박의 방

[LA중앙일보] 발행 2017/09/02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7/09/01 19:51

해리 김 대표 / K&K 파인 주얼리

늘 그곳에서 일하는 그녀가 하루 안 보이나 싶어 다음날 안부를 물으면 그녀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왜 내가 되졌을까봐? 야 이놈아 나 안 죽어, 너 내가 거시기 안 가르쳐 주고 되졌을까봐 걱정했지? 걱정마, 너 가르쳐 주기 전에 절대 안죽어."

콜롬비아에서의 납치사건과 게릴라들의 위협으로 운영하던 에메랄드 중개회사를 닫게 되었고, 나는 새로운 삶을 위해 캘리포니아 팜데저트에 매장을 오픈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팜데저트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동안 콜롬비아로 돌아 갈 수 없었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콜롬비아로 다시 돌아 갈 수 있었고 나는 매리 할머니를 놀래켜 드리기 위해 호텔 체크인도 미루고 공항에서 카페 파사헤로 곧장 달려 갔다.

기대 반 설레임 반 마음에 담고 카페에 들어서니 카페 안 손님과 낡은 실내 풍경은 2년 전 그대로인데 매리 할머니는 안 보이고 그자리를 낮선 젊은이가 대신하고 있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틈만 나면 담배를 물고 사시던 할머니는 내가 떠난 후 얼마되지 않아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하셨다 한다. 어둑한 카페의 마지막 전등불이 꺼지는 느낌이었다. 하루종일 일주일 내내 카페에서 일만 하시던 할머니는 보고타 밖을 거의 가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돌아오면 꼭 모시고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 그약속도 허공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콜롬비아에 가면 아침마다 늘 습관처럼 카페 파사헤를 찾는다. 할머니 안계신 카페안 허공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혼자 중얼거린다.

"할머니! 좋은데 계신거죠? 근데 할머니! 나 그거 언제 가르쳐 줄 건데?"

매리 할머니가 없는 카페 파사헤는 오늘도 그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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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는 호박으로 불리는 앰버는 나무의 송진이 오랜 세월을 거쳐 화석화되면서 만들어진 것인데 진주와 더불어 광물로 구성되어 있지 않는 유일한 보석이다. 약 5000만 년 전의 지질시대에서 형성된 앰버는 인류가 선사시대부터 사용해 온 가장 오래된 보석중의 하나이다. 앰버의 대표적인 산지는 발틱해 주변이며, 한국에서도 예로부터 노리게, 비녀, 마고자 단추 등 부자나 귀족의 장신구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호박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이 러시아 상테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호박의 방인데 세계 8대 불가사의에 꼽히기도 한다. 원래 호박의 방은 러시아가 아닌 독일에 있었지만, 호박의 방을 탐낸 러시아 황제 표도르 1세에 의해 러시아 근위대와 호박의 방을 맞교환하면서 러시아의 겨울 궁전이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게 되었다. 그후 2차 대전 때 히틀러의 명령으로 독일 나치가 약탈해 간 후로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러시아 정부의 부단한 노력에도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자 1979년부터 호박의 방을 복원하기 시작했지만 자금난으로 일시 중단해야 하는 고비를 겪게 된다. 그후로 독일 기업의 도움을 받아 50명의 전문가에 의해 마침내 2003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시 창건 300주년에 일반에게 공개된다. 이 호박의 방은 50만개의 크고 작은 호박을 잘라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만들어졌는데 최근들어 중국인들의 호박 사랑으로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호박방의 가치도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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