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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캔버스에는 상처와 치유가 있다…'플레이보이' 모델

레이첼 해리스
아트올웨이즈서 30일까지

그녀를 어떻게 소개하는 것이 맞는 걸까. 오랫동안 열정을 쏟고 있는 아티스트로? 아니면 그녀의 이름을 알려준 플레이보이 모델?

플레이보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 레이첼 해리스의 개인전 '노출(Exposed)'이 LA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아트올웨이즈 갤러리(Art All Ways.관장 이후정)에서 진행중이다.

레이첼 해리스는 CCA(California College of the arts)와 디자인전문학교 FIDM(Fashion institute of design and merchandising)에서 파인아트와 패션 디자인을 공부했고 2015년부터 플레이보이 매거진 메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누드사진을 더 이상 싣지 않겠다던 플레이보이 이슈의 마지막 누드 모델이기도 하다.(플레이보이는 최근 다시 누드사진을 싣겠다고 번복했다.)

전시에 앞선 지난 8일 아트올웨이스 갤러리서 레이첼을 만났다. 파란 눈에 금발 앳되어 보이는 얼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면 한번 정도 뒤돌아 봤을 만큼 눈에 확 들어오는 외모다.



하지만 그녀는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수줍게 인사를 건넨다. 플레이보이 모델이니 발랄하고 외향적인 성격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그녀는 내성적이고 조용하다.

그녀를 닮은 작품들 역시 차분하게 가라앉아있다. 그녀의 캔버스에는 흰색 외에는 어떠한 색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철저히 흰색으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흰색에는 상처와 그 상처를 봉합하고 치유하려는 그녀의 애씀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는 "색에 제한을 두면 힘들지만 이 혼란한 세상 속에서 무언가 정화와 치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흰색은 시작이고 비움이다. 백지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가로 모델로 승승장구했을 것 같은 그녀지만 가슴 속 깊은 곳에는 작품 속 찢어져 있는 캔버스처럼 이리저리 찢긴 상처가 남아 있다.

플레이보이 모델이라는 직업은 그녀에게는 자부심이자 상처였다. 2015년 학교를 졸업한 후 연 첫 전시회에서 플레이보이 매거진 관계자가 모델 제의를 해왔다. 또 다른 삶의 시작이었다. "모델을 하기 전까지는 정말 조용한 학생이었어요. 남들 눈에 띄지도 않았죠. 하지만 모델이 되자 모든 것이 바뀌었어요. 많은 사람이 저에게 집중했고 많은 것이 노출됐어요. 공인이 된 거죠. 언제나 웃어야 했고 어떤 제안을 거절을 할 수도 없었죠.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그녀는 아랫입술 안쪽을 뒤집어 보여줬다. 'No'라는 글자의 타투가 새겨져 있다. 그녀의 상처다.

하지만 그녀에게 플레이보이 모델은 자부심이기도 하다. 그녀의 엄마(게일 해리스) 역시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으로 2대째 전문 모델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믹스미디어와 사진으로 표현한 작품 20여 점을 공개했다. 사진은 자신의 몸에 흰색 페인트를 칠하고 그 페인트를 벗겨내는 퍼포먼스를 촬영한 작품으로 레이첼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사진작가 벤 코프(Ben Cope)가 참여했다. 사진 작품들 역시 누에고치가 껍질을 벗고 나오듯 새로운 탄생을 표현한 작품이다.

전시회는 오는 30일까지다. 아트올웨이즈는 프라이빗 갤러리이기 때문에 전시회 관람을 위해서는 예약을 해야 한다.

▶주소:1244 S. St. Andrews Pl. LA

▶문의: (323)449-2451

글·사진=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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