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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밖 세상] "대학 이름에서 벗어나세요"

얼마 전 자녀가 8학년인데 초이스 프로그램을 통해 매그닛 고교에 신청을 했더니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한 학부모가 상담을 요청했다. 큰아들이 집 근처의 홈스 쿨에 다니고 있어서 둘이 같이 보내는 것이 좋은 지, 아니면 힘들더라도 작은아들에게 좀더 욕심을 내야하는 지 나의 의견을 물었다. 작은 아들의 경우 학업 성적도 뛰어나고 의지도 있지만 통학 버스가 제공되지 않아 먼 거리의 매그닛 고교를 보내야 하는데 어머니 혼자 두 아들의 등교 시간 맞추기가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얘기였다.

어머니는 작은 아들이 큰 아들과 함께 학교에 다녀도 되는 이유로 어차피 자녀의 대학 선택에는 변함이 없을 거라고 했다. 그 어머니는 작은 아들이 4년 후의 대학 선택과 전공을 선택할 때 홈스쿨에서 제공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걸 설명했고, 학교 외에서 보충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생각도 말했다. 내가 느끼기에는 벌써 4년 후의 대학 입학과 선택에 대해 이미 신중히 생각하고 고등학교를 찾는 것 같았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전적으로 가족 모두가 감수해야하는 부분들을 솔직하게 자녀와 함께 의논하고 가족원 모두가 서로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학부모와 대화를 하면서 이제는 예전과 다른 부모들의 생각에 나름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봄방학을 맞아 선택할 대학들을 방문해 보고 저울질할 시기가 시작됐다. 12학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결같이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자신의 실력에 맞게 안전하고 좀더 편하게 대학 4년을 다닐 수 있도록 하향조절을 했다. 학비를 감안해 무난한 주립대를 선호했고, 지명도가 조금 낮더라도 좀더 많은 장학금이나 학비 보조가 더 많은 사립대를 고르는 경향이 많아졌다. 전공도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생각해서 대학 이름을 보고 선택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전공을 찾고 있었다.

이는 아무래도 인터넷이나 각종 매체를 통해 캠퍼스를 직접 가보지 않아도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이들은 굳이 타주의 대학을 선택하여 학비 외에 드는 비용을 부모님께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학교에서 일을 하면서 학비 보조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을 택하고 있었다. 부모들도 대학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는 달리 명문대에서 자유로워져서 자녀에게 맞는 대학과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 같다. 부모나 학생 모두 무모한 도전이나 선택을 자제한다고 볼 수 있다. 또 부모의 의지보다 자녀의 행복과 원하는 것에 맞춰주고 있다는 의미다.



은퇴를 생각하는 베이비부머 시대의 부모들은 그동안 자녀의 교육환경 여건을 위해 많은 돈을 썼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은퇴자금마저도 자식의 대학자금으로 다 쏟아붓기보다는 노후에 자식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다. 자녀의 학자금으로 은퇴자금을 다 쓰고도 막상 자녀가 대학을 졸업해도 원하는 직장을 잡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다.

자녀가 대학을 진학해도 이들 중 40%는 전공을 변경하거나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바뀐다. 불확실성 때문이다. 더러 학생 중에 전공을 바꿔서 1년을 더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학비 보조 등에 제한을 받게 돼 마냥 학교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4년 이상을 머물 경우는 학교의 재정보조 사무실에 다니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봄 방학이 끝나고 4월에 다시 학교로 돌아오면 학생과 부모들은 더 바빠진다. 졸업반 학생들은 원하는 대학을 최종적으로 선택해야 하고, 8학년 학생들은 e-초이스 시스템을 통해 신청한 매그닛이나 영재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녀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경희 / 카운슬러 LA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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