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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아프면 병원 간다고? 예방하러 병원 가자

성인 질환 증상 잘 안 나타나
발병 가능성 예상, 미리 조치

질병 단계 따라 1~3차 예방
생활습관병 1차로 적용 가능

간암 원인 70%가 B형 간염이듯
예방접종.정기검진 등 받아야

예방, 궁극적 치료

임상의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가 현재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장래 환자에게 유발될 수 있는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예측하여 진단, 규명 짓고 최선의 치료와 예방 방법을 모색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예방이다. 올바른 예방 의학의 실천이야말로 보다 나은 임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정기 검진을 받으러 온 무(無)증상 상태의 일반인에게도 예방 의학에서 가장 기초적인 건강 상담, 기본 검사 및 연령이나 위험인자에 따라 시행되는 여러 선별 검사는 꼭 필요하다. 많은 생활습관병들을 진단할 기회이며, 심지

어 여기서 때로는 생명을 구하는 일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의학은 예방 의학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제까지의 의학이, 질환이 유발된 것을 조기 진단 하여 치료하는 것에 치중해 왔다면, 앞으로의 의학은 병의 유발 가능성을 예상하여 미리 예방 조치 하여 방지하는 데 큰 목적을 둘 것이다.





생기기 전 치료하는 생활습관병

모든 성인 질환의 특징은 초기에 증상이 쉽게 나타나지 않아 발병 시기가 불분명하고 오랫동안 진전된 다음에야 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에서 참고한다면 예방의 커다란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생활습관병에 대비하여 과연 어떠한 의료 대책을 세워야 하나? 바쁜 생활에 쫓기다 보면 5~6년에 한 번도 의사를 찾아가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는 자각 증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기 어려운 것이 오늘날의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바람직한 의료 대책의 첫 과정은 의사를 찾는 일이, 치료 차원에서가 아니라 예방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고의 전환이다. '병은 생기기 전에 치료해야 한다'는 말은 역설적인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질병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단계적 예방

그렇다면 예방의 뜻은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잠깐 정리해 보자. 질병 자체도 그렇듯이 예방도 여러 단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로 1차적 예방이 있다. 이는 질병이 유발되기 전에 방지하는 것으로서, 바이러스성 간염 예방 및 유아일 때 접종하는 여러 예방 주사를 예로 들 수 있다.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감염 질환뿐만 아니라 여러 생활습관병도 1차적 예방이 적용되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면 원인 유전자가 확인된 암 질환의 경우, 질환이 유발되는 것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한 보 앞서 잘못된 유전자를 고치거나 변화시킴으로써 질환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로 2차적 예방은 질환의 병리적인 현상은 나타났지만 정상으로 복귀시킬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조기 발견과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라 할 수 있다. 여러 계통의 암 질환, 예를 들어 유방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위암, 대장암 등의 조기 진단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고혈압, 당뇨, 동맥 경화 등을 일찍 진단, 치료하여 여러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도 2차적 예방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3차적 예방은 질환이 진전된 상태에서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심각한 협심증, 오래된 고혈압으로 인한 신장 질환 및 진전된 각종 암 질환 등에 적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예방 계획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필요한 예방 접종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질환에 대비하는 중요한 대책이다. B형 간염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간암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의 전체 간암 발병률의 70퍼센트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에서 비롯된다는 통계를 볼 때 이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이다.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으로 여행할 때 말라리아 예방을 위한 약을 복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둘째로는 정기적인 신체검사와 해당 검사를 받는 것이다. 생활습관병은 유전적 요인과 그릇된 생활 습관에 많은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각자가 가진 위험 요인이 무엇인지 의료진과의 상담 및 검진을 통하여 발견하고 그에 해당되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물론 연령에 따르는 여러 가지 조기 암 검사도 함께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올바른 예방 교육이다. 흡연, 알코올, 비만, 스트레스, 다이어트와 여러 생활습관병에 대한 건강 지식은 예방의 핵심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필자의 병원에 재진 차 방문한 환자가 좋은 예이다. 금년 57세인 사업가 김 씨는 약간의 비만을 제외하고는 별 이상 없이 건강해 보였지만, 지난 수년간 정기 혈액 검사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280으로 상승되어 있었다.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은 40 정도로, 심혈관 질환이 생길 우려가 정상 수치의 사람에 비해 꽤 높은 편이었다. 콜레스테롤 약 복용을 권유 받았던 김 씨는 지난 6개월간 생활 습관을 바꾸어 그동안 게을리 했던 운동을 꾸준히 했으며, 동물성 지방을 줄이고 채식이 보강된 균형 잡힌 식사 생활을 해왔다. 그 결과 체중은 5킬로그램이 줄었으며, 쉬 느끼던 피로감도 줄어들고 일의 능률도 올랐다. 콜레스테롤을 다시 검사해 보니 수치는 210으로 떨어졌고 HDL은 60으로 상승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이렇게 김 씨의 경우에는 적당한 운동과 식생활의 개선으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추구한 결과, 관상 동맥 경화, 뇌졸중, 당뇨 외에도 여러 질환에 걸릴 확률을 크게 낮추었으므로 생활습관병에 대한 최선의 예방을 한 것이다.

강조하건대 생활습관병의 주요 원인은 환경적 요인이며, 그러한 환경적 요인은 우리 자신이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생활 습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인체에 이로운 생활 습관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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