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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소년 16발 총격사살 시카고 경관 징역 6년9개월형

판사 "'2급 살인' 혐의에 초점 두고 형량 결정"
시민 "공권력 남용 혐의 실형 받은 것 이례적"

판사의 형량 선고를 기다리는 제이슨 반 다이크(왼쪽)과 대니얼 허버트 변호사. [시카고 경찰]

판사의 형량 선고를 기다리는 제이슨 반 다이크(왼쪽)과 대니얼 허버트 변호사. [시카고 경찰]

차량 절도를 시도한 흑인 소년에게 16차례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시카고 경찰관에게 징역 81개월 형이 선고됐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형사법원 빈센트 고건 판사는 18일, 흑인 10대 라쿠안 맥도널드(당시 17세) 총격 살해 용의자인 전 시카고 경찰관 제이슨 반 다이크(40)에게 징역 6년 9개월, 보호관찰 2년 판결을 내렸다.

반 다이크는 앞서 작년 10월 살인 혐의와 총격 1발당 1건씩 적용된 16건의 가중폭력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다. 단 인종적 편견에 의한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보고 1급 살인 혐의 대신 2급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고건 판사는 이날, 1급 살인과 2급 살인 혐의의 차이에 대해 설명한 후 "가중폭력 혐의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기로 하고, 2급 살인 혐의에 대한 형량을 신중히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리노이 주법상 한 사람이 한 행위에 대해 한 가지 범죄 혐의를 적용받게 돼있다(One-Act One-Crime Doctrine)고 부연했다.



판결에 앞서 조지프 맥마흔 특별검사는 소형 칼을 쥔 맥도널드에게 16차례 총을 쏜 반 다이크의 대응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경찰의 일반적인 행동으로도 볼 수 없다면서 징역 18~20년 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반 다이크가 경찰 훈련 과정에서 배운대로 행동했으며 행동의 결과에 대해 이미 충분한 고통을 받고 대가를 치렀다"면서 보호관찰 선처를 호소했다. 반 다이크는 피고인 최후 진술에서 "그 누구도 살인하고 싶은 사람을 없을 것"이라며 "위험을 막기 위해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법정에는 종교 지도자와 사회운동가, 시민들이 참석해 이 사건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했다.

맥도널드의 백부인 마빈 헌터 목사는 "경찰의 공권력 남용 혐의가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단 1분이 선고됐다 하더라도 전하는 메시지가 클 것이다. 우리의 승리"라고 말했다.

반 다이크는 2014년 10월 시카고 남부 트럭 터미널에서 소형 칼을 이용해 절도를 시도하다 경찰을 보고 걸어 달아나는 맥도널드에게 무려 16발의 총을 쐈다.

반 다이크는 순찰차에서 내린 지 단 6초 만에 총을 쏘기 시작, 1.6초 만에 맥도널드가 쓰러졌는데도 이후 12.5초간 추가 총격을 가해 논란을 가열시켰다.

이 사건은 시카고 경찰 조직의 비호 속에 당시 재선을 앞두고 있던 람 이매뉴얼 시장 측이 피해자 부모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토록 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시민 소송으로 1년여 만에 현장 동영상이 공개되며 새 국면을 맞았다.

검찰은 2015년 11월 뒤늦게 반 다이크를 기소했으나,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촉발되면서 시카고 경찰의 과잉 대응, 인종차별, 사건 은폐•축소 관행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다. 연방 법무부는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 "시카고에 공권력 남용 및 시민권 침해가 만연해 있음"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어 작년 9월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 이매뉴얼 시장이 반 다이크 재판 시작을 앞두고 전격 3선 도전 포기를 선언했다.

이날 판결로 미국 사회에 경찰의 공권력 남용 및 인종차별 관행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하고 시카고 정치 지형에까지 변화를 불러온 맥도널드 총격 사살 사건이 사건 발생 4년여 만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법원은 전날, 이번 사건에 대해 거짓 보고서를 작성하고 사실 은폐를 시도한 시카고 경찰청 소속 중견 경찰관 3명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려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시카고 시장 선거 후보들은 "경찰 문화를 바로 세우고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반 다이크 개인에 대한 처벌 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소위 '침묵 코드'로 일컬어지는 동료 감싸기식 경찰 문화가 처벌되지 않는 한 공공 안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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