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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 멸종 데니소바인 유전자가 면역력 강화

현생인류의 조상이 약 5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나와 화석 인류인 데니소바인들과 통혼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 돼 있다. 이런 이종교배의 결과는 현대인의 유전자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유전자도 포함돼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 가반의학연구소(GIMR)에 따르면 이 연구소의 셰인 그레이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멸종한 데니소바인에게서 물려받은 단일 유전자 변형체(I207L)가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네이처 면역학'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자녀가 심각한 자가면역 또는 이상 염증 상태에 있는 가족들의 유전자를 분석해 'TNFAIP3' 유전자의 염기서열 변이를 찾아냈다. TNFAIP3 유전자는 면역반응을 줄여 면역체계를 냉각시키는 작용을 하는 'A20' 단백질을 생성하는데, 염증성 장질환(IBD)이나 류머티스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루프스, 건선 등 과민한 자가면역 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TNFAIP3 염기서열 변이가 A20 내의 한 아미노산을 아이소루신에서 루신으로 바꿔놓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유전자 변이는 발리와 롬복 사이를 지나는 오스트레일리아구와 동양구를 나누는 경계인 월리스선을 기준으로 동쪽에 거주하는 원주민에게서 주로 발견됐으며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이 변이는 시베리아 알타이산맥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데니소바인 소녀의 손가락 화석에서 추출된 유전자에서도 확인됐지만 같은 동굴에서 발굴된 네안데르탈인 화석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이 약 40만년 전에 분리된 뒤에 유전자 변이가 일어났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연구팀은 쥐를 모델로 한 실험에 I207L를 가진 쥐가 콕삭키(Cozsakie)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더 강한 면역반응을 보이고 감염저항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레이 박사는 "데니소바인에게서 물려받는 유전자는 인체의 염증 반응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데니소바인 유전자가 인류의 고산지대 적응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 강화 등에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온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기능을 들어 단일 유전자 변이를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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