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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주택·시설 느는데 입주자는 줄어

WSJ 보도
베이비 부머, 거주 주택 선호
평균 수명 연장·기술력 발달

베이비 부머 세대를 겨냥해 시니어 시설이 늘고 있지만 평균 수명 증가와 기술력 발달로 입주자는 감소 추세다.

베이비 부머 세대를 겨냥해 시니어 시설이 늘고 있지만 평균 수명 증가와 기술력 발달로 입주자는 감소 추세다.

최근 몇 년 동안 시니어를 위한 주택 건설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곳에 예상보다 적은 사람만이 입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이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는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그 원인으로 기술 발달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시니어를 위한 주택보다는 현재 거주하는 집에 머무르기 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 내용을 정리했다.


고령층이 일반 주택에 머물며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의 발달로 시니어 전용 주택을 개발하는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개발업체가 만들어 놓은 시니어 전용 주택으로 거주처를 옮기지 않고 예전에 살던 방식을 고집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니어 전용 주택 개발에는 지난 5년 동안 16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니어 전용 시설은 주택뿐 아니라 음식, 의학적 보살핌, 고령층을 위한 각종 지원까지 제공한다.



현재 시니어 전용 시설을 이용하는 입주자의 대부분은 1920년대 대공황 시설부터 제2차 세계대전 시대에 태어난 사람이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은 이들 이후 세대인 베이비 부머 세대를 눈여겨 봐왔다.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 부머 세대는 미국에서 모두 720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미국인 5명 가운데 1명꼴에 해당한다. 따라서 만약 이 세대가 이전 세대와 같은 노후 생활을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엄청난 시니어 시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오히려 일부 부동산 분석가는 부동산 역사상 최대의 오판으로 인해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마디로 그 이유를 말하자면 기술 발달 때문이다. 벤처 캐피탈 업체와 일부 기업이 시니어를 위한 노후 생활 관련 기술 개발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에만 그 규모가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시니어가 자신이 거주하는 집에서 시니어 시설이 제공하는 수준의 보살핌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 투자액은 3년 전보다 거의 2배로 늘었다.

최근 개발된 시니어 관련 신제품과 서비스에는 건강상태 정도에 따라 달리 반응하는 센서, 방문자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안면 인식 기술, 입주자의 연령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가구나 집안 시설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노력과 관련 기술 개발은 시니어 연령층으로 하여금 또래나 더 나이 든 사람만 모여 사는 시설보다는 가족이나 친구와 가깝게 지낼 수 있는 현 거주지에서 계속 생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디자인 회사 겐슬러에서 건강 부문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는 제임스 크리스피노는 "사람들은 다른 늙은이들만 모여 사는 장소로 거주지를 옮기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니어 주택 및 관리를 위한 전국 투자 센터(NIC)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신축된 시니어 주택은 2만1332유닛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과 비교할 경우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는 또 상업용 부동산 부문별 성장 속도에서 시니어 주택이 사무실이나 소매점, 호텔, 아파트보다 더 빠른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부동산 정보 분석업체 그린 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는 밝히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시니어 시설 관련 개발이 한동안 더 속력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앞으로 약 10년 동안 베이비 부머가 80대 중반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80대 중반 나이대에 시니어 시설로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축 시니어 주택은 오는 2023년에는 전체 주택 공급량의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린 스트리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에는 이 비율이 2.5%였고, 올해는 3.2%로 예상되는 등 증가 추세다.

아직까지 시니어 시설 입실률은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시설이 공급될수록 입실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인 2019년 3분기 현재 시니어 주택 입실률은 88%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4쿼터에 기록했던 90.2%보다 하락한 것이다.

일부 시니어 주택 신축 전문 업체의 상황은 심각하다. 대형 의료 부동산 투자 업체인 벤타스(Ventas Inc.)는 지난달, 시니어 주택 입실률이 전년 동기 대비 기준 17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고 발표한 이후 주식값이 거의 9% 정도 폭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니어 주택이나 시설 입주자의 평균 연령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좋아지면서 시니어 시설을 찾는 입주자의 연령도 이전보다 고령화되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에는 입주자의 평균 연령이 82세였으나 요즘은 84~85세로 높아졌다.

시니어 전문 주택이나 시설은 결코 사라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혼자인 사람, 식사나 쇼핑, 다른 일상적인 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새로운 노후 생활 관련 제품과 기술의 발달은 관련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음을 예고하고 있다. 노후를 거주하는 집에서 지내는 시니어가 늘어날수록 시니어 시설 입주자의 연령은 더 고령화되는 것이다. 이는 다시 전체 입주자의 평균 연령을 높이고 이보다 나이 어린 입주자가 시설 입주를 꺼리는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시니어 생활 관련 제품과 기술 발달은 시니어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덜 받고도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디자인 회사 겐슬러는 욕조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 리빙룸을 손쉽게 침실로 변환시킬 수 있는 구조, 안전유리가 부착된 높이 조절이 가능한 수납장 등을 개발하고 있다.

반면 시니어 주택이나 시설 관련 업체들은 기술이 줄 수 없는 많은 것을 시니어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 가장 큰 혜택은 고독감 해소라고 주장한다.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과 대화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살아 있음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시니어 시설에서 보기 힘들던 수영장이나 체력단련장, 카페 등과 같은 부대시설 확충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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