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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박비오 신부 /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박비오 신부 /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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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02/04 미주판 30면 기사입력 2020/02/03 19:22

언제부턴가 아버지는 나에게 “왜 사느냐?”고 묻곤 하셨다. 그때마다 나는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의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삽니다.”(‘천주교 요리 문답’ 1문의 해답)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아버지는 “세상의 석학들도 모르는 것을 우리 집 막내는 알고 있다”며 엄청 기뻐하셨다.

고등학생이 된 나에게 아버지가 또 물었다. “너는 왜 사니?” 종전의 그 해답을 심드렁하게 대답하자, 아버지가 그 말뜻을 아느냐고 물었다. 모른다고 대답하자, 아버지는 정색하며 말씀하셨다. “네가 그 말뜻을 알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비록 네가 빌어먹는 한이 있더라도, 네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다.”

“‘빌어먹는 것’은 거지 생활인데, ‘도대체 신앙이 뭐기에?’ 빌어먹는 한이 있더라도 신앙생활만 하고 있다면, 그 인생이 성공한 인생이 될 수 있을까?” 정말 오랫동안 묵상했던 내용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비단 나에게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고등학생이었던 내게 했던 말, “네가 그 말뜻을 알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비록 네가 빌어먹는 한이 있더라도 네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은, 유독 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말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토빗기 4장 21절을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온다. “얘야, 우리가 가난하게 되었다고 해서 두려운 생각을 품지 마라. 네가 하느님을 경외하고 모든 죄악을 피하며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하면, 큰 재산을 얻을 것이다.” 토빗은 하느님의 부성(모성)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아들 토비야에게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칠 수 있었다.

토빗과 나의 아버지의 가르침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하느님을 경외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하느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우리는 나약한 피조물로서 창조주의 손길이 끊임없이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는 것이고, 지고지선하신 하느님 앞에 우리는 죄인임을 의식하는 것이며, 하느님의 섭리에 대해 놀라워하는 것이고, 사랑이신 하느님께 조건 없는 신뢰를 두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내 생명의 근원이요 종착역이고, 그분의 외-아드님께서 나의 법적 대리인이 되셨으며, 성령께서 지금과 앞으로 나를 지켜주신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면, 그래서 사랑이신 하느님께 조건 없는 신뢰를 둘 수 있다면, 우리 마음이 하느님의 평화로 가득 채워지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땐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가난조차도!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부성(모성)을 직접 체험하는 일이다.

(요한 6,27; 시편 112,7 참조)

park.p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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