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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 칼럼] 성공한 자식의 돈

[애틀랜타 중앙일보] 발행 2020/02/21  0면 기사입력 2020/02/20 15:36

의사로 일하고 은퇴한 한 부부가 말리부 해변가에 호화로운 저택으로 이사 갈 때는 사람들이 부러워했다. 친구들은 은퇴하고 살기좋은 곳에 한데 모여 어울려 사는데, 그분은 돈 많이 번 아들 덕에 세계적인 휴양지에 몇백만 달러짜리 저택으로 이사 간다고 부러워했다. 몇 년 후, 친구 장례식에 흩어져 살던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가 말했다. 아들네 비싼 집 지키느라 외딴집에 외롭게 살기 싫으니, 친구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 작은 콘도를 알아봐 달라고.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라는 노래로 등단한 장윤정 씨는 화려하고 바쁜 연예인 삶을 시작했다. 그녀는 노래는 물론, 행사의 여왕으로 다양한 행사 초청에 응하려 가끔은 비행기를 이용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그녀가 그렇게 십 년 가까이 일할 때까지 돈 통장은 엄마가 맡았고, 사람들은 그녀가 그동안 벌어들인 돈은 수백억일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통장에는 빚만 몇억이 발견되자,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가족 간에 재판이 벌어졌다. 그녀의 부모는 이혼하게 되고, 아버지는 뇌졸중에 쓰러졌다. 남동생은 축구 선수를 고만두고 사업을 크게 벌였다가 사업이 기울고, 어머니는 딸 가까이 접근 금지 처분을 받았다.

장윤정 어머니는 딸 결혼식에 갔다가 경호원들에 의해 강제 추방당했다. ‘천하의 패륜 녀 보아라’라는 글은 그녀의 어머니가 써서 퍼트렸다는데, 그중에는 다음 같은 구절도 있다. ‘가난한 시절에도 난 너희 두 남매 잘 길러 행복했다. 이 어미를 미친년으로 만들어 정신병원에 넣고 네가 얻어지는 게 뭐냐? 너도 너랑 똑같은 딸을 낳아 널 정신 병원과 중국사람 시켜 죽이란 말을 꼭 듣기 바란다.’

버논이라는 이름의 흑인 소년은 미시시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다니다 군대에 갔다. 그때 베니타라는십대 여성이 버논의 딸을 낳았다. 버논은 2년 동안 군대생활을 하고 돌아와 고등학교를 마치고 밴더빌트 대학교 청소부, 공장 직공, 가게 점원으로 일했다. 1961년에 그는 젤마라는 여성과 결혼하고 이발사가 되어 평범하게 살았다.

혼외정사로 태어난 흑인 소녀버논의 딸은 외할머니가 기르다 멀리 사는 엄마에게로 보내지고, 8살 되어서야 아버지인 버논에게 왔다. 버논의 부인 젤마는 그 딸을 친딸 같이 길렀다. 9살에 친척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14살에는 임신이 되어 아이를 낳았지만 아이는 죽었다.

그러나 그 딸은 유치원에서 3학년으로 월반할 정도로 영특하고 똑똑했다. 고등학생 때 학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녀의 말 재능이 나타났다. 19살에는 지역 저녁 뉴스의 캐스터로 인기가 올라갔다. 즉흥적인 감정 전달의 달인인 그녀는 1983년 시카고에서 시청률이 낮은 아침 토크쇼인 AM Chicago 진행자가 되었는데, 그녀가 맡고 한 달 만에 도나휴 토크쇼보다 더 인기 있게 되었다.

그 이름이 오프라 윈프리 토크쇼이다. 그녀는 하포라는 회사를 만들어 고백적인 토크쇼 형태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만들고, 컬러 퍼플이라는 영화를 만들고,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흑인 중 가장 부자, 억만장자가 되었다.

40살이 될 때까지 평범한 이발사로 살던 버논 윈프리의 삶에 큰 변화가 왔다. 그는 시의원이 되었고, 딸이 졸업한 테네시 주립대학의 이사가 되고, 딸이 대학 후배에게 주는 장학금을 관리하는 모임의 회장이 되었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많은 학생이버논을 개인적으로도 만났다. 그중에 한 여대생이 그를 직접 만나 장학금을 받는 데 도움을 청했다. 버논 집에 방문한 여자 대학생이 리빙룸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버논이 다른 방에 갔다가 나오며 벌거벗은 몸으로 여대생에게 접근했다. 이 여대생은 버논의 요구를 거부하고, 이 사건을 매스컴에 폭로했다. 그 사건을 시작으로 버논의 문제가 세상에 폭로되고 뉴스거리가 되기 시작했다.

버논의 외박과 외설 문제, 부인과 이혼 소송 문제, 이혼 소송 중 재산을 이혼녀에게 넘겨주지 않으려 건물을 친구에게 공짜로 주는 형식으로 은폐하려다 들통나서 벌금을 내는 문제, 변호사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의 문제, 그 가운데 초라해진 아버지를 바라보는 오프라 윈프리의 말이 지혜롭게 돋보인다.

“아버지가 그런 사건들 속에 휘말리게 된 것은 갑작스러운 돈 때문이고, 돈이 죄이지, 아버지는 죄인이 아니다.” 그 말은 장윤정의 어머니에게도 적응되지 않을까? 어떻게 그런 딸이 그런 아버지와 연결되었을까?

인지도 높은 연예인들의 생활 속에 일어난 사건들은 일류배우들이 연출한 드라마요, 실화 영화이다. 영화를 감상하며 나를 돌아본다. 갑작스러운 큰돈이 어떤 분들에게는 패가망신하게 한다. 누가 나쁘다고 정죄하고 비판하기보다, 나와 나의 부모, 나와 내 자식들 사이에도 비슷한 조건들이 형성된다면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현재의 행복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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