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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눈으로 말하는 세상

마스크들이 만나서 눈으로만 웃는다. 별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앞에서 다가오는 가려진 얼굴이 반가운 사람일까 되려 걱정이 간다. 서로를 위해 거리를 놓을 수밖에 없는 거시기한 세상이 100일째를 이으려 한다. 피켓 들고 항의할 대상도, 풀어볼 상대도 없이 무거운 하루하루를 지새며 지낸다.

돌이켜보면 몇 십 년의 그 많은 하루하루를 용케도 살아왔다. 혹 힘겨운 하루의 기억들이 있었다 해도 하나씩 헤쳐온 날들이기에 평온하게 오늘에 이른 우리가 아닌가.

지구가 동쪽으로 매초마다 30km로 돌면서 편서풍이란 엄청나도록 빠른 바람을 안겨주어도 아무런 불평도 않고 살아간다. 삶을 크게 그르치지 않기 때문이겠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전쟁이라면 증오의 대상이 분명하고 대적할 방법이 쉽게 나타나게 된다. 코로나19는 다루기 어려운 바이러스다. 새알처럼 깨지기 쉽고 깨지면 퍼져 나가는 고약한 허깨비다. 그러나 핵만큼이나 무서운 힘의 큰 좀도둑이다.



아름다운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려는 착한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살이에 이것은 분명 비극이다. 하늘에조차 물을 수 없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비극이다.

그렇다! 고난을 이겨내는 용기와 지혜는 언제나 우리 백성의 일상적인 재능과 헌신에서 나오곤 한다. 우리의 손끝에 질서와 안녕과 평화가 있다. 백성의 입에서 자연의 진리가 나온다. 정치인 등 사회 단체장의 입도 늙어지면서 백성의 입으로 저절로 내려오곤 했다. 입은 우리 평범한 백성이다.

사과나무에 사과 열리듯 자연의 질서는 뚜렷하게 우리의 일상을 되돌려 보장해 줄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마스크의 악몽은 사라지고 바람소리 물소리 들어가며 눈과 입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리라 손을 모은다.


문영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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