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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wide] ‘몸값 14조’ SK바이오팜 이젠 증명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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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04 08:04

2011년 분사 뒤 한번도 흑자 못내
공모 한달 ‘주가 거품’ 논란 여전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시판
미국 판매실적 따라 실력 판가름

‘상장 대박’ 역설, 핵심인력 이탈 땐
후속 신약 연구·개발 차질 우려도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종목은 SK바이오팜이다. 이틀간 공모주 청약에 31조원 가까운 돈이 몰린 데 이어 지난달 2일 코스피 상장 이후에는 사흘 연속 상한가 행진을 했다. 4일 주가는 17만5500원(시가총액 13조7400억원)으로 마감했다. 최고가(지난달 8일 21만7000원)보다는 낮지만 공모가(4만9000원)와 비교하면 250% 넘게 뛰었다. 하지만 회사 실적은 아직 좋지 못하다. 지난해(793억원)에 이어 지난 1분기(651억원)에도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스스로 ‘거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세 가지 포인트를 짚어봤다.




SK바이오팜의 주요 임상 진행 파이프라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①뇌전증 치료제 판매 실적은=SK바이오팜의 주력 제품은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 신청(NDA)의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선 ‘엑스코프리’라는 이름으로 지난 5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 판매는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맡는다. 허준 SK바이오팜 경영기획팀장은 “뇌전증 분야에서 노하우가 있는 현지 영업 인력 120여 명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조만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세노바메이트의 판매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초반 실적은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세계 뇌전증 처방약 시장은 60억 달러(약 7조2000억원) 규모다. 이 중 벨기에 제약사인 UCB가 개발한 빔펫과 케프라가 약 40%의 시장을 차지한다. 특히 시장 점유율 1위인 빔펫의 특허는 올해 만료된다. 가격이 싼 복제약(제네릭)과 개량 신약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허 팀장은 “(뇌전증 환자의) 30~40%는 기존 약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다”며 “세노바메이트는 이런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게 임상시험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실적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②후속 신약 개발 상황은=SK바이오팜은 개발을 완료한 세노바메이트와 수면장애 치료제(솔리암페톨) 외에 7건의 신약을 준비 중이다.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세노바메이트의 사용 범위를 확장하는 후보물질이다. 임상시험 3상을 진행 중이다. 뇌전증 희귀질환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는 현재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동태(체내 약물농도 변화) 시험 중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임상시험 3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의 신약 후보물질은 다양하지만 성공은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판매 중인 제품(세노바메이트·솔리암페톨)의 실적이 중요한 이유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지주사인 SK에서 분사한 뒤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1239억원)은 제품 판매가 아닌 기술 수출로 받은 계약금(1억 달러)이 대부분이었다. 기술료가 없던 2018년 매출은 11억원에 불과했다.




SK바이오팜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③핵심 연구인력 이탈하나=SK바이오팜이 상장 후 ‘대박’을 터뜨린 뒤 일부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우리사주 조합원으로 회사 주식을 사면 1년간 팔지 못하는 제한이 걸린다. 하지만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나면 주식을 팔 수 있다. 우리사주로 1인당 13억~20억원의 평가이익이 생긴 SK바이오팜 임직원 10여 명이 퇴사를 신청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SK바이오팜 직원은 210명(지난 4월 기준) 정도다. 이 중 박사급 연구 인력은 37명, 석사급이 67명이다. 핵심 인력이 회사를 떠나면 연구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기술 유출 우려도 있다. SK바이오팜은 “현재 진행 중인 신약 개발의 핵심 연구인력 중에는 이탈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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