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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폐허 된 서울 그린 '반도', '부산행'보다 희망적"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7/09 03:35

'부산행' 후속작 '반도' 15일 개봉
강동원 "속편 선택 쉽지 않았지만…"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반도'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이정현(왼쪽부터), 연상호 감독, 강동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행’보다 좀 더 희망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반도’의 캐릭터들은 (좀비가 창궐한 반도에서) 탈출하고 싶어하지만 탈출 이후 바깥세상도 녹록지 않죠. 어디에 있느냐보다 누구와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하며 만들었습니다.”

좀비 재난 영화 ‘부산행’(2016) 4년 후를 그린 후속작 ‘반도’(15일 개봉)로 돌아온 연상호 감독의 말이다. 9일 서울 CGV용산 영화관, 영화가 첫 베일을 벗은 언론배급 시사회 후 강동원?이정현?권해효?김민재?구교환?김도윤?이레?이예원 등 배우들과 참석한 기자간담회에서다.
좀비 장르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사상 최초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으로 칸영화제 심야상영부문에 공식 초청됐던 연 감독이다. 이날 취재진의 질문도 그에게 집중됐다. 연 감독은 “‘부산행’을 만들던 4년 전엔 전혀 예상 못 했던 K좀비란 말이 생긴 것 자체가 신기하다”고 했다.

이번 영화의 배경은 ‘부산행’에서 의문의 바이러스가 창궐한 후 전 세계로부터 고립돼 폐허가 된 한국. 4년 전 가까스로 홍콩으로 탈출했던 전직 군인 정석(강동원)은 피치 못할 제안으로 인해 매형(김도윤)과 함께 좀비 떼가 득실대는 서울로 향한다. ‘부산행’보다 규모를 키운 190억 원대 총제작비(손익분기점 250만 관객)로 115분을 볼거리로 꽉 채웠다.



'부산행' 4년 후를 그린 좀비 재난영화 '반도'에서 주연 강동원은 가까스로 살아남아 탈출했지만, 피치 못할 제안을 받고 폐허가 된 반도에 다시 돌아온 생존자 정석 역을 맡았다. [사진 NEW]






연 감독에 따르면 “‘부산행’은 고립된 KTX라는 공간적 배경과 결합해 좀비 캐릭터가 생겼다면 이번 영화는 포스트아포칼립스(멸망 이후의 세계관) 한국, 서울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고. 다음은 간담회 1문 1답이다.


Q : 코로나19 속에 개봉하게 됐다.
A :
연상호 감독: “7월 정도 개봉을 생각하고 준비해왔고 예정대로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로 침체된 극장가에 북적북적한 활력이 생겼으면 한다.”


Q : ‘부산행’의 KTX처럼 ‘반도’에선 (폭력집단이 된 군부대) 631부대의 아지트인 쇼핑몰이 인상적인데.
A :
연상호 감독: “낯선 배경이지만 그 안에 한국인이라면 익숙하게 이해하는 코드들이 잘 들어가 있길 바랐다. 쇼핑몰은 여러 후보를 찾다가 택했다. (좀비물 아버지) 조지 로메로 좀비영화부터 어떤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그것이 무너져내렸다는 게 포스트아포칼립스 세상의 상징으로 표현돼왔는데 그런 클래식한 설정을 계승했다.”



'반도'에서 배우 구교환이 연기한 서 대위가 631 부대 아지트에서 곧 펼쳐질 인간 대 좀비 격투 게임 '숨바꼭질'을 예고하고 있다. 원래 쇼핑몰이었던 공간을 부대원들이 장악해 개조했다는 설정이다. [사진 NEW]







Q : 강동원은 흥행영화의 후속작 주연이란 부담 없었나.
A :
강동원: “속편을 한다는 게 배우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감독님이 그린 비전이 좋았다. ‘부산행’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오히려 든든했다.”


Q : 무자비한 631 부대는 살아있는 사람을 좀비들과 싸움 붙이는 ‘숨바꼭질’ 게임도 벌인다. 연기톤은 어떻게 잡았나.
A :
김민재: “집단의 이익을 위한 폭력성을 보여주는 게 주안점 아니었나 생각된다. 감독님과 소통하며 만들어갔다.”



'반도' 주인공 정석(강동원)은 4년 전 좀비가 창궐한 한국에서 탈출해 홍콩에서 현지인들에게 세균 취급을 받으며 살고 있다는 설정이다. [사진 NEW]







Q : 일상에서 시작하는 ‘부산행’과 달리 ‘반도’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구축했는데.
A :
연상호 감독: “‘부산행’도 마찬가지고 ‘반도’도 어떻게 보면 시시한 인간의 이야기다. 주인공 정석은 어마어마한 임무나 대의를 갖지 않은 보통 사람인데 처한 배경이 다르다. 그런 배경에서 보통 사람의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이야기를 만드는 게 현실성을 획득하리라 생각했다.”


Q : 배우로선 정석을 어떻게 해석했나.
A :
강동원: “합리성을 따지는, 약간은 차가울 수 있는 인물. 정석은 잘 훈련된 군인이지만 히어로같은 캐릭터는 아니다. (폐허에서 서로 도우며 살아남은) 민정 가족이 진짜 히어로라 생각했고 폐허로 돌아가 만난 그들로 인해 정석도 희망을 되찾아간다고 봤다.”



배우 강동원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반도'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Q : ‘반도’는 좀비 등장신부터 20분여 대형 자동차 추격전 등 ‘부산행’보다 컴퓨터그래픽(CG)이 많이 쓰였다.
A :
연상호 감독: “‘부산행’ 좀비의 계승이자 다른 포인트가 필요했다. 그래서 ‘숨바꼭질’ 게임이나 불타서 서로 엉겨 붙어 버둥대는 좀비들 같은 새로운 디자인이 들어갔다. 역시 전영 안무가와 같이한 ‘부산행’ 때 좋았는데 못 썼던 콘셉트도 몇 개 살렸다. 자동차 추격전은 대부분 CG 힘을 빌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느낌으로 작업했다.”


Q : 이정현의 극 중 딸을 연기한 막내 이예원은 대선배들과 공연해본 소감은.
A :
이예원: “(이)정현 엄마가 가수로서 부른 노래는 저도 몇 곡 알았는데 강동원 삼촌도 옛날에 되게 핫했다고 하더라.(좌중 웃음) 다 잘챙겨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선배님들 연기에 우와, 했다. 이레 언니까지 진짜 빈틈 하나 없었다.”



'반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들이 출연진 막내 이예원의 답변에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Q : 각자 캐릭터의 어떤 부분에 중점 두고 봐주길 바라나.
A :
권해효: “기본적으로 희망에 대한 영화다. 세대간 모든 게 단절된 시대에 극 중 (제가 맡은) 할아버지가 아이들과 유사 가족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모습이 부여하는 의미가 컸다.”
이레: “준이는 어릴 때부터 폐허가 된 세상에서 자라난 아이여서 상처가 있고 많은 것에 무뎌져있다. 자동차 추격전 통쾌하게 즐기시고 그 아이의 마음까지 봐주시면 좋겠다.



'반도'에서 이정현은 낳은 딸과 재난 도중에 보살피게 된 또 다른 딸까지 자매를 보살피는 엄마로서 강인한 총격과 자동차 추격을 넘나드는 액션까지 펼친다. [사진 NEW]





이정현: “민정은 모성애 때문에 살아남은 캐릭터다. 아이 때문에 강인하게, 짐승처럼 살아가려고 하는 의지 그대로 봐주시라.”
강동원: “정석은 정말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에 그렇게 살다 희망을 찾게 되는 캐릭터로, 그런 측면에서 감정선을 따라가 주시라.”
구교환: “서 대위의 관전 포인트는 어떤 욕망을 가진 사람의 불안한 직전.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다.”


Q : ‘부산행’에서 (이기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김의성의 ‘명존쎄’(명치를 매우 세게 때린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 흥행 공약도 화제였다. ‘반도’ 악역 김민재?구교환은 김의성을 뛰어넘는 공약이 없을까.
A :
김민재: “김의성 선배는 독보적이라 뛰어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구교환: “공약 어어….”(고민)
강동원: “내일까지 고민해서 개인 계정에 올리는 걸로.(웃음)”
연상호 감독: “‘부산행’ 때 초등학생들이 좋아한 게 기억난다. 친구 아들들, 저희 장인어른, 부모님도 후속편을 기대하셔서 신기했다. ‘반도’를 준비하며 보편적인 메시지, 전 연령층이 다 볼 수 있는 영화가 되도록 신경 썼다. 코로나 상황이지만 극장에서 추억거리가 됐으면 좋겠다.”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주역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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