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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장의 리스크] 낙관론이 팽배할 때 하락장을 준비하라

지나친 낙관으로 높은 수익률 기대
분산 포트폴리오를 버릴 소지 높아
시장의 유포리아 결국 하락장 불러
투자심리 인덱스도 과잉 우려 커져


증시가 대세 상승장을 유지해온 지 만 9년이 다 되어 간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인덱스 펀드와 열애 중이고 두 자릿수 수익률에 익숙해져 있다. 웬만한 수익률에는 별로 놀라지도 않고 감동하지도 않는다. 장기간 지속한 상승장과 낙관론의 열매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S&P 500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고점 대비 두 배를 눈 앞에 두고 있고 배당을 포함한 총수익 기준으로 보면 이미 두 배가 넘었다. 투자자들 대부분은 지금 매우 만족스러울 것이다. 투자자들의 질문은 리스크 관리보다는 다음의 큰 기회가 어디 있는지에 집중돼 있다. 지금이 과잉 낙관의 상태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론의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 같은 시장 전반에 대한 낙관을 반영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하면 투자자들은 그동안 유지해왔던 분산 포트폴리오를 버리고 더 높은 수익률을 쫓는 투기성 투자로 가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 지금 신중해야 하는 이유들을 살펴보자.

2000년의 기억 = 낙관론이 팽배하면 결국 절제되지 않는 '유포리아 (euphoria)' 상태로 이어진다. 시장의 유포리아는 결국 하락장을 불러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었다. 유명 자산관리회사인 피셔 인베스트먼의 관계자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 "현재 상태는 평생 채권투자자가 하이테크 주식을 데이트레이드 하고 신규 IPOs에 뛰어들려고 했던 99년~2000년 초기의 과잉 낙관 상태를 기억하게 한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당시 주류 금융전문 미디어들은 인터넷 경제가 이른바 '신경제'를 가져와 기존의 시장 사이클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명제에 대해 연일 논쟁하기도 했다.



지나치게 낙관론이 팽배한 시기의 특징들 중 하나는 수익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비현실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주식과 채권을 섞은 분산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하이테크 위주의 나스닥의 성적과 직접 비교하는 식이다. 팩트셋이라는 데이터 업체에 따르면 당시 나스닥은 98년 10월부터 2000년 3월 고점까지 256% 오른 바 있다. S&P 500의 45.4%나 글로벌 인덱스의 50.3%는 좋은 수익률에도 불구 비교가 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당시 나스닥이 S&P 500의 시장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1%에서 35%대로 부풀었다.

많은 투자자들은 그때 분산 포트폴리오에 만족하지 않고 닷컴이나 기타 하이테크주 외에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에 대해 반대된 조언을 하는 어드바이저들은 고객을 잃기도 했다. 그 다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나스닥은 2000년 3월10일부터 2002년 10월9일까지 78%가 떨어졌다.

시장 투자심리 = 시장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인덱스가 있다. HFEI나 BofA 메릴린치 펀드 매니저 설문 NAAIM's Equity Exposure Index 등은 모두 비슷하게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HFEI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자산이 얼마나 주식에 배치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덱스로 시장의 투자심리 지수를 판단할 수 있는 소재가 된다. 메릴의 펀드 매니저 설문 역시 마찬가지 시장의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소재이고 NAAIM의 Equity Exposure Index 역시 미국내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의 자산이 주식에 배치된 정도를 보여주는 지수다. 주식에 배치된 비중이 높을수록 증시에 대한 시작의 낙관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들 모두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NAAIM의 지수는 지난달 109를 넘어섰는데 100은 자금이 100%가 주식에 투자되고 있다는 의미고 100을 넘어서면 레버리지까지 동원됐음을 보여준다. 상승장에 대한 낙관이 워낙 강해 돈을 빌려서라도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다.

준비할 시기 = 전문가들은 상승장이 지속한 후 낙관론이 지나치게 팽배한 시점이 하락조정을 준비할 시기라고 조언하고 있다. 수익률에 욕심을 내면서 포트폴리오를 편중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시장이 조정을 시작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오히려 늦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덱스 펀드를 주로 활용할 경우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0년에는 S&P 500에서 하이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현재 활용하고 있는 인덱스 펀드의 해당 인덱스 구성 종목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를 살피는 것도 시장의 특정 분야로 편중돼 있는지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낙관론이 지배적인 시장 환경에서 나타나는 한 가지 실수는 역시 투자는 멀리 내다보고 한다는 원칙이 무시되는 경향이다. 다음주나 다음달 다음 분기의 수익률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 1년 후의 수익률도 아니다. 분명한 투자목적이 있고 어떻게 도달하고자 하는지 전략이 세워졌다면 거기에 충실한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장은 주기가 있게 마련이고 이 주기를 효과적으로 헤쳐나가는 방법은 분명한 목표와 수용할 수 있는 투자 리스크 정도를 확인하고 그에 부합하는 전략대로 꾸준히 하는 것이다.

진짜 어드바이저들 역시 이런 시기 향후 올 상황에 대한 대비에 대해 조언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고객이 원치 않는 조언일지라도 고객의 이익 우선주의에 충실한 '피듀셔리' 어드바이저들이라면 그렇게 할 것이다. 성적이 가장 좋은 종목 위주로만 포트폴리오를 편중하지 않도록 조언할 필요가 있다. 고객들 역시 수익률 일변도의 포트폴리오 운용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직은 시간이 있고 준비할 여유가 있다. 내가 어떤 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고 어떻게 목표에 도달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다시 확인하자. 단기적인 수익률에 대한 욕심으로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는 길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켄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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