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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무풍지대로” 지방 아파트 투자 외지인 3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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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18 08:05

지방서 서울 원정거래는 24% 줄어
분양권 거래도 부산·충북 등 쏠려
대출 한도 높고 분양권 전매 가능
천안 아파트 분양권 8000만원 웃돈

서울에 사는 승모(39)씨는 이달 초 충남 천안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새 아파트 분양권에 수천만원씩 웃돈이 붙어 있어서다.

지난해 9월 분양 이후 공사가 한창인 천안시 서북구 포레나 천안 두정 84㎡(이하 전용면적)는 웃돈이 8000만원이었다.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억원으로, 웃돈이 분양가의 3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승씨는 “적금이 만기라 여윳돈이 생겨서 가격 부담이 적은 지방 분양권을 사볼까 했는데, 분양가 대비 웃돈 비율은 서울보다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때아닌 성수기를 맞았다. 대개 여름은 부동산 시장 비수기로 꼽히지만, 주택 거래도 활발하고 분양 시장도 뜨겁다. 정부가 서울·수도권을 정조준한 규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풍선 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수도권 원정거래 줄고 지방 원정거래 늘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매입하는 주택이 있는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이 집을 사는 이른바 ‘원정 거래’가 특히 늘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지방(강원, 충·남북, 전남·북, 경남·북) 주택 매입자 중 관할지역에 살지 않는 외지인의 거래는 3만9400건으로, 1분기보다 30% 늘었다. 지난해 2분기(1만9454건)의 두 배 수준이다.

반면 서울·수도권 주택에 대한 원정 거래는 확 줄었다. 서울(1만3942건)과 경기도(1만4709건)의 2분기 원정 거래는 1분기보다 각각 24%, 20% 줄었다. 인천(9928건)은 32% 줄었다.

분양권 거래도 활발하다. 2분기 전국에서 분양권 거래가 가장 많았던 부산(3902건)에 이어 충북(2435건), 강원(2119건), 경남(2109건)이 뒤를 이었다. 서울은 252건에 그쳤다.

지방 부동산 시장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규제 영향이 크다. 서울·수도권은 지난해부터 쏟아진 강도 높은 규제로 대출·세금·청약이 모두 묶여 있지만, 지방은 자유롭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17대책으로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풍선 효과가 더 커졌다.

자금 부담도 덜하다. 우선 대출 한도가 최대 70%다. 예컨대 3억원인 아파트를 산다면 최대 2억1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어 실제 필요한 자금이 9000만원 수준이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지난달 말 기준)은 8억4683만원이지만, 지방 아파트 중위가격은 1억4000만원 선이다. 서울 아파트값의 20%에도 못 미친다.

세금도 낮다. 2주택자라도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2주택까지는 1~3% 기존 취득세율이 적용된다. 규제지역의 최대 12%보다 훨씬 적다. 올해까진 분양권을 주택 수에 넣지 않는 것도 지방 분양권에 웃돈이 붙는 이유다. 내년 1월 1일 이후 신규 취득하는 분양권만 주택 수에 포함한다. 게다가 지방에선 분양권 거래도 자유롭다. 다음 달부터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는 민간택지 분양권 전매가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금지되지만, 지방 중·소 도시는 규제를 피했다.

건설사도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8~9월 지방에서만 3만3000여 가구가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이다. 서울은 3000여 가구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책이 하도 자주 나오니 ‘지방도 언제 규제가 강화될지 모른다, 상황 좋을 때 빨리 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이라도 3주택자부터는 세금 부담이 커진다. 최근 새 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미분양 우려도 나온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세금 부담에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는 경우 대개 지방, 경기·인천, 서울 순서로 판다”며 “지방 부동산 시장이 먼저 얼어붙을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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