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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노트] “이득 고작 2000만원인데…” 강남 공공재건축 퇴짜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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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18 08:10

공공재건축 파격 용적률 완화
은마 일반분양 600→3000가구
임대주택 확대에 거부감 크고
분양가상한제·재건축부담금 적용
조합원 이익 많지 않아 매력 반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연합뉴스]





3.3㎡당 1억원이 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3주구 아파트. 72㎡(이하 전용면적) 실거래 가격이 24억원이 넘는다. 강남 재건축 ‘대장 단지’의 하나로 지난 5월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내년 착공할 계획이다. 5층짜리 72㎡ 단일 주택형 1490가구가 최고 35층, 2091가구로 거듭난다.

이 아파트엔 재건축 단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임대주택이 들어서지 않는다. 가구당 억대의 추가분담금을 내더라도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건축연면적 비율) 완화를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정부는 재건축 용적률의 법적 상한(300%)을 대폭 완화했다. 지방자치단체 조례(3종 주거지역 250%)보다 높다.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25%)을 임대주택으로 짓게 했다.

임대주택을 제외하고 증가하는 용적률(25%)을 일반 분양하면 분양 수입이 더 늘어난다. 그만큼 추가 분담금이 줄어 대부분 조합이 용적률 완화를 받았다. 반포3주구도 법적 상한까지 용적률을 올리면 임대주택을 짓는 대신 분양 수입이 2000여억원 늘어 조합원당 추가 분담금을 1억4000만원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임대주택 건립을 원하지 않아 용적률 완화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용적률 완화와 초고층 고밀단지




공공재건축





반포 3주구의 결정은 서울 강남의 임대주택 거부감을 엿볼 수 있다. 파격적인 용적률 완화를 제시한 공공 재건축(8·4 대책)에 시장 반응이 차가왔던 것도 이런 정서 때문이다.

8·4대책은 용적률을 500%로 완화하고 늘어난 용적률(250%=500-250%)의 50~70%를 임대주택 등으로 기부받겠다고 했다.

용적률 500%, 최고 50층으로 지으면 초고층 고밀 단지다.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대명사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연상된다. 하지만 강남 재건축 주민들은 타워팰리스 비유에 고개를 흔든다.

타워팰리스는 중대형 위주의 고급 아파트다. 임대가 없다. 공공 재건축은 10평대 초소형까지 뒤섞이고 3~4가구 중 한 가구가 임대 등으로 기부채납해야 할 물량이다. 임대주택만 1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재건축 단지 주민 최모씨는 “초소형 임대주택이 ‘닭장’처럼 많이 들어서면 고가 명품 아파트의 이미지가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는 게 없다”




자료: 업계 종합





용적률 완화만큼 사업성이 확 좋아지지 않는 것도 재건축 조합이 선뜻 정부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용적률이 늘어나는 만큼 분양 수입이 늘지 않아서다. 분양가 규제를 받는 분양가 상한제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로 시뮬레이션 해봤다.

은마가 현재 법적 상한 용적률(300%)로 재건축하면 5914가구(기존 4424가구)를 짓고 일반 분양분이 600여 가구다. 500%로 지으면 건립 가구 수가 1만1000가구 정도이고 일반 분양분이 3000가구가량으로 4배 늘어난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용적률이 올라가더라도 분양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땅값이 낮게 반영되기 때문에 분양가는 내려간다. 용적률 300%의 분양가 땅값이 3.3㎡당 3000만원이면, 500%에선 1800만원이다. 분양가가 1200만원 하락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분양 수입은 2배 정도 증가하는 데 그친다.

여기다 기부채납에 따른 건축비 손해가 커진다. 기부채납 물량은 임대주택 건축비 기준으로 지자체 등에서 매입해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업계에 따르면 실제 재건축 건축비가 이보다 훨씬 더 든다. 임대 건축비가 3.3㎡당 500만원 정도이고 재건축 건축비는 900만~1000만원선이다. 이에 따라 공공 재건축으로 분양수입이 늘어나면서 줄어드는 가구당 추가 분담금이 8000만원 정도다.

여기에 또 다른 함정이 있다. 추가 분담금 감소는 그만큼 이익이 늘어나는 것이어서 초과이익환수제의 재건축 부담금을 증가시킨다. 늘어나는 이익의 절반 이상을 부담금으로 내야 해 실제로 이득을 보는 금액은 2000만원 남짓이다.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2000만원 아끼려고 임대주택 많고 쾌적성이 떨어지는 재건축을 하겠느냐”고 반문한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분양가상한제·재건축부담금 등으로 남는 게 별로 없이 임대주택만 잔뜩 지어야 해 재건축 단지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 재건축 주민들 사이에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사업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인 반면 고밀 개발로 인한 주거환경 저하, 임대주택 확대 등으로 준공 후 주택가치가 낮아질 것이란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수요자가 공공 재건축 단지보다 현재 방식대로 재건축한 인근 아파트를 더 선호할 수 있다.

“재건축 절차 정상화 필요”

공공 재건축이 호재보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대책을 마련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떡 줄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고 김칫국부터 마신 격”이라고 꼬집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실속 없는 용적률 완화만으로는 효과가 없고, 분양가 상한제 제외 등 재건축 추진 단지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강남·여의도·목동 등에서 주택시장 과열이라는 이유로 중단된 재건축 행정 절차만 정상적으로 진행해도 적지 않은 단지가 사업을 서두를 수 있게 돼 주택공급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장원 부동산선임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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