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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부익부 빈익빈…호화 주택 '훨훨'

증시 활황·최저 수준 모기지 영향
1년전 대비 거래량 2배나 늘어

고급 주택시장이 활황세다. 1억6000만불에 매물로 나온 베벌리힐스 호화 저택. [질로 사이트]

고급 주택시장이 활황세다. 1억6000만불에 매물로 나온 베벌리힐스 호화 저택. [질로 사이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주택거래는 큰 폭의 증가세에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도드라진 모습을 보이는 부문은 고급 주택시장이다. 매매가격으로 100만 달러가 넘는 주택거래는 지난해 이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렌스 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수석경제학자는 최근 비영리 언론매체 NPR과의 인터뷰에서 “12개월 기간에 주택 거래가 2배로 늘어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아주 특별한 경우”라고 밝혔다.

고급 주택시장 거래가 활발한 것은 부동산 시장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기도 하다.

NAR 보고서에 따르면 인기 있는 고급 휴양지에서의 주택 거래는 지난 7월 이후부터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9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로렌스윤 수석 경제학자는 최근 발표한 기존주택거래 보고서에서 “코로나19팬데믹이 언제 종료될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재택근무 증가 요인이 겹치면서 여름 휴양지로 주목받는 레이크 타호, 중부 대서양 해변, 저지 해안 지역 등을 포함하는 지역의 주택 거래가 활발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른 자료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분석업체 레드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고급 주택 거래는 1년 전보다 42% 증가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중간 가격대 주택 거래는 3% 상승에 그쳤다. 영세민을 위한 저가 주택은 오히려 거래가 4% 감소했다.

주택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 즉 부자와 가난한 자의 두 부류로 나누어져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팬데믹 속에서도 여전히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부류는 자신들이 더 부유하다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를 잃은 부류는 아파트 렌트비나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기조차 힘들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은행권이 첫 주택구매자에 대한 대출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상황에서 재택근무의 특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팬데믹은 더 큰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반면 부유한 사람은 치솟는 주식시장과 역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 이자율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출할 수 있다는 사실은 방역을 위해 더 많은 방이 있는 더 큰 집을 찾도록 하고 있다. 더는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다수의 대기업 직장인은 비싼 주택시장의 대도시를 벗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LA,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이 포함된다. 팬데믹으로 직장과 학교가 한 지붕 아래 통합된 상황에서 재정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훨씬 면적이 넓은 집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비용 효율 면에서 더 큰 집으로 이사하기 좋은 기회다.

대릴 페어웨더 레드핀 수석경제학자는 보도자료에서 “고급 주택시장은 일반적으로 부자가 자신의 지출을 줄이는 불경기에 활성화되곤 한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일반적인 불경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첫 주택구매자는 모기지 대출 승인받기가 쉽지 않거나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재정 형편에 맞는 집을 찾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이 어렵다. 하지만 팬데믹이 가져온 경제 상황은 주택시장에 기회를 제공했고 부자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교외로 이주하며 새로운 경향을 이끌고 있다.

레드핀은 고급 주택시장을 상위 5%의 가장 비싼 주택을 꼽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서쪽으로 90마일 떨어진 새크라멘토의 고급 주택시장은 무려 86%나 거래가 급증했다. 이는 주요 대도시 가운데 최고의 증가율이다. 원인은 실리콘 밸리 기술 분야 종사자들이 더 멀리 이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A 동쪽에 위치한 남가주 인랜드 엠파이어의 고급 주택 시장 거래도 63%의 증가율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만을 가로질러 있는 오클랜드도 61% 증가했다.

오리건 포틀랜드 역시 61% 거래가 늘었고 플로리다 웨스트 팜 비치는 60% 증가했다. 뉴욕 나소 카운티 고급 주택시장은 워낙 매물이 부족해 거래가 2% 줄었다.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1년 전보다 6.5% 올랐다. 같은 시기 저가 주택 가격 상승률은 2.9%였다.

페어웨더 레드핀 수석경제학자는 “고급 호화 주택 시장에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해당 주택 소유주는 재정적으로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고 지금 같은 팬데믹에도 옮길 수 있는 유연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고급 주택 매물 증가는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부유한 바이어에게 더 많은 선택의 여지가 생기고 그들이 원하는 옵션을 갖춘 주택을 찾을 확률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은 계속 상승세에 있다. 매물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고 집을 사려는 바이어는 꾸준히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NAR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주택가격 25만~50만 달러 대 매매는 36% 증가했다. 9월 전국 주택 중간가격은 역대 최고치인 31만2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4.8% 증가한 액수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갈수록 첫 주택구매자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주택시장에 경고등이 하나둘 켜지고 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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