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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해서 너무 행복해요”

[시카고 사람들]시카고 생활 30년 김영자씨

가족 초청을 받은 김영자(사진•80)씨가 남편 김승범씨와 함께 시카고에 도착한 때가 어느덧 30년이 됐다.

서울 동양방송국에서 근무했던 남편은 바로 중앙일보에 취직했다. 본사 사옥이 켓지길에 있을 때였다. 이후 남편은 15년간 재직했다.

“집에서 아이들만 키우던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막상 미국에 오니 고생을 좀 한 편이죠”라는 김영자씨는 ‘슈메이커’란 공장을 다녔는데 비행기 부속 부품을 만드는 곳이었다. 구리를 감고 납땜까지 해야 했다.

열심히 일하고 조금씩 저축까지 한 그는 1990년대 던디 길 인근에 주택을 마련했다. 이민자로서 성실하게 일하면서 재미있게 살아가려고 결심했다는 그는 “마음도 편하고 미국 사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민 후 8년만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2016년 연말 밤에 잠을 자다가 발에 쥐가 나서 스웨디시 병원 응급실에도 갔었다는 그는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매일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고 말했다.

신경통으로 몸이 조금 불편하지만 직장에서 은퇴 후 매달 연금이 나오고 연장자 아파트에서 살 수 있다는 게 한국에서의 노후보다는 더 낫다고 했다.

세 아들 중 두 명은 한국에 살고 둘째 아들은 여기서 결혼해 살고 있다. 한국에 손자 둘, 미국에 손녀 한 명을 뒀다.

한번은 LA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 갔다가 전자파 때문인지 신경통이 악화된 경험이 있어 한국으로의 장시간 비행은 꿈도 못 꾼다.

그는 “남편이 옆에 없었다면 이미 저 세상으로 갔을 거예요”라고 말한다. 한국에선 물 한 잔도 스스로 마시지 않던 남편이었지만 지금은 설거지에 집안 청소는 물론 아내의 수발까지 들어주고 있다. “병이 생기니 건강의 소중함을 느끼죠. 항상 곁에서 지켜주는 남편을 죽을 때까지 사랑할 거예요.”

부부가 차를 몰고 다니니 갈 만한 곳은 언제든지 다 갈 수 있어서 좋다는 그는 “항상 남편이 챙겨주니 걱정이 없고 너무 너무 행복해요”라며 미소를 짓는다.

김 씨는 신문이나 TV를 통해 한국 뉴스를 보고 영화도 즐긴다. 운동 후에는 맥도날드에서 친구들과 커피를 놓고 지나온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편안한 이민자의 노후를 즐긴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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