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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울부짖는 격리 아동들

밀입국 부모와 떨어진 아동들
녹음파일서 애타게 가족 찾아
지난 두달간 2000여 명 수용
부모 만날 기약없고 시설 열악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에 불법 이주했다가 붙잡혀 부모와 강제로 격리된 채 임시보호소로 옮겨진 중남미 이민 아동들의 울부짖음이 공개됐다.

임시보호소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한 아이들은 조사관들 앞에서 계속 흐느끼면서 "엄마 아빠"를 부르고 있다.

보호소를 최근 방문한 한 인사가 녹음한 것으로 알려진 이 파일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 부모-자녀 분리정책에 대한 미국내 비판 여론을 더욱 들끓게 할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 AP통신 등은 18일 온라인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로부터 제공받은 오디오파일을 공개했다. 2분여 분량의 녹음파일 속에서는 10세 미만으로 추정되는 중남미 아동들이 스패니시로 연신 부모와 가족을 찾으며 흐느끼고 있다.



한 아이는 계속 훌쩍이면서 "아빠(Daddy) 아빠(Daddy)"라는 말만 반복했다.

또 다른 여자아이는 "이모랑 같이 가고 싶다" "이모가 여기 와서 나를 데려갔으면 좋겠다" "이모에게 전화해서 나를 데리러 오라고 할 거냐"고 조사관들에게 자꾸 물으며 불안감을 보였다.

당국자들이 "울지마라" "이모에게 갈 수 있을 거다" "전화번호가 있다면 이모에게 전화할 수도 있다"고 달래보지만 아이들은 막무가내였다.

이 아동들을 격리하게 된 이유는 지난달 7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공표한 '무관용 정책' 때문이다. 과거에는 아이와 함께 밀입국하다 체포된 부모의 경우 일단 석방해 추방 절차를 밟는 방식을 취해왔지만 이제는 밀입국자 전원을 체포해 기소하는 정책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부모가 처벌 절차를 밟는 동안 자녀가 격리돼 미 정부가 운영하는 수용소에서 지내게 된다는 점이다. 지난 3~5월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다 붙잡힌 불법 이민자 수는 5만 명 이상이다. 이 중 15%가 가족과 함께 넘어온 경우이고 8%는 자녀를 동반하고 있었다. 약 2달간 밀입국으로 인해 부모와 떨어진 자녀는 2000명을 넘는다.

형사사건의 경우 부모가 범죄 혐의로 체포됐을 때 부모와 자녀는 반드시 격리하도록 하고 있다. 자녀는 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국경에 도달한 '동반자 없는 외국인 아이'(unaccompanied alien children)로 분류돼 체포된 지 72시간 이내에 보건복지부(HHS) 산하 난민재정착보호소(ORR)로 넘겨진다.

이어 정부가 운영하는 보호시설에서 정부가 미국에 있는 아이의 친척이나 후견인을 찾을 때까지 몇 주 혹은 몇 달을 지낸다.

ORR은 현재 미성년 불법 이민자 1100여 명을 보호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가족 없이 혼자서 국경을 넘다가 잡힌 아이들이다.

시설은 열악하다. 격리 시설을 둘러본 언론들은 18세 이하 미성년자 수백명이 텐트 안에서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콘크리트 바닥에서 매트를 깔고 자고 가축사육용 우리 같은 곳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19일에는 또 다른 임시 보호 시설이 추가로 공개됐다. ABC뉴스 등 방송에 따르면 HHS가 공개한 사진은 텍사스 주 남부 멕시코 접경 도시인 엘파소에서 약 40 마일 떨어진 토닐로 통관항에 있는 이른바 '텐트시티'다. 항공 사진을 보면 여러 텐트가 군대 막사처럼 늘어서 있다. 하얀색 텐트 지붕 사이로 수십 명의 이민자 아동.청소년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텐트시티 지역은 사막 한가운데여서 통상 기온이 화씨 98~100도까지 올라간다. 따라서 냉방시설이 갖춰져 있는지가 관건이다. 보건복지부의 한 대변인은 '아이들을 천막에 수용하느냐'는 지적에 "임시보호소는 부드러운 소재의 구조물이며 에어컨도 갖출 것"이라고 답했다.

아동 격리 정책은 각계의 포화를 맞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미국은 난민 수용시설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좀처럼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논란이 갈수록 증폭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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