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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옥 칼럼] 소인(小人)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23 15:46

애틀랜타로 이주하는 동포들의 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주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행사에 참여했던 필자는 참석한 한인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과반수 이상의 60대 이상 동포들이 타 주에서 이사온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들은 애틀랜타가 안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선 주택가격이 타 주에 비해 월등히 낮고, 물가가 싸며, 한인사회 인정이 훈훈한 것이 주된 이주 이유였다.

하지만 복잡 다난한 고국의 뉴스를 접할 때나 이곳 이민사회의 어두운 한쪽 면을 접할 때면, 우리로서는 가뜩이나 심사 숙고해야 할 일도 많은데 왠지 어수선한 느낌도 배제하지 못할 때가 적지 않다. 때문에 우리의 주변상황도 긴장되고 걱정스러우며 또 앞날이 불안해서 가끔 짜증스러운 일들로 가득 차 있는 듯 느껴진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불행한 일도 허다한데 차분한 마음으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대처 방안을 곰곰히 숙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살다가 문제가 생기면 허둥대며 대책 마련도 없이 마누라에게 우선 말하고, 함께 불안한 분위기를 감내하는 남편은 소인배에 속한다.

공자는 “어려울 때 자세를 흐뜨리는 것은 소인의 짓”이라고 <논어>에서 지적했다. 중국 송나라 때 장양호라는 사람은 위기극복과 관련하여 ‘심모원려(深謀遠慮)의 자세’를 지니라고 충고했다. 깊이 생각하고 멀리 보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면밀히 분석한 후 앞일을 대비하라는 얘기다. 장양호는 “만일 평상적인 상태에서 갑자기 적군이 쳐들어 왔다는 소식이 들어왔다고 하자. 그럴 때는 무엇보다 먼저 사실 확인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제 일보를 받는 순간 사실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성급하게 천자(天子)에게 알리거나 동원령을 내리는 등 허겁지겁 날뛰는 것은 ‘절대로 삼갈 일’이라고 위정삼부서에서 적고 있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사실을 제대로 파악한 후 행동으로 옮기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바람직스럽기는 어려운 때가 오지 않도록 평상시에 대비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보통사람이라도 여유를 갖고 모든 지혜를 동원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누구라도 전후 좌우를 살피면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때문에 평상시에 매사를 대비한다면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돌발적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낯설고 문화와 관습이 전혀 다른 외국에서의 바람직한 삶을 위하여 이곳 문화와 언어를 익히기에 바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직장이나 사업구상 등으로 가족에 대한 책임을 다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면서도 뜻대로 잘 안되는 경우를 만나게 된다. 이러한 개개인의 문제가 가정의 안위와 직결되어 있는 초미의 공통 관심사이다.

그렇다고 공연히 불안감을 느끼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다. 반대로 무관심하거나 잔재미에 탐닉해서 놀고 먹자는 식의 한인사회의 분위기를 만들어서도 안될 일이다. 할 일이 없으니까 자신들을 거울에 투영하여 보지도 않고 남의 험담이나 나누면서 시간을 소일하는 취미를 가졌다면 그것은 악취미다. 잘 나가고 있는 타인의 사업체가 부도가 날 것이라느니, 남에게 넘어갔다느니 하고 입방아를 찧는다면, 이것이 만일 고의성이 있다면 진정 악질적인 모략이 되어 걷잡을 수 없는 현상을 빚을 수도 있다.

지금은 자신을 생각할 때이다. 언제나 깨어서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급박할 때 어떻게 하겠다는 자세를 가다듬을 때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긴장할 필요가 있다.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사람만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다. 그리고 우리도 의연하게 위기극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음을 보여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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