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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들, 금리 상승 “고민되네”

예금금리 인상·‘디파짓 펀딩’ 비용 상승
금리 쇼핑 확산…까다로운 고객 ‘골머리’
대출금리 너무 높아지면 부실 양산 걱정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프라임 레이트(우대금리)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은행들의 예금과 대출 금리도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금리상승이 은행들에게 반드시 유익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한인은행들의 첫번째 고민은 디파짓(deposit) 금리 상승이다. 최근들어 한인은행들이 고객들로부터 돈을 유치하는 수신금리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메트로시티은행, 제일IC은행은 지난달 지난 달 8개월 만기 연이자율(APY) 2.45% CD상품을 내놓았고, 노아은행은 체킹 어카운트에 연 2%의 이자율(APY)를 적용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좋지만 은행은 수익성이 나빠진다. 그동안 은행들은 고객들의 돈을 유치하면서도 1% 미만의 금리를 적용해왔다. 사실상 ‘공짜돈’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들의 디파짓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예금금리 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은행 입장에서 예금 금리 상승은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5일 파이낸셜 타임스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년간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디파짓 펀딩’ 비용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예금비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세이빙이나 CD에 2%가 넘는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무이자예금(non-interest-bearing account)들이 이자를 지불하는 예금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이자 예금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대형 은행들은 벌써부터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지난 2015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형 은행들의 대출금리 수익률은 평균 1.12%포인트 늘어나며 0.87%포인트 늘어난 예금금리를 앞질렀다. 그러나 올들어 상반기중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동안 대출금리 수익률은 0.32% 높아진 반면, 예금금리는 0.35% 올랐다.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이 대출금리 인상을 통한 수익률을 앞지른 것이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올라가면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대출 시장이 좋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은행들의 또다른 골칫거리는 ‘금리 쇼핑’에 나서는 까다로운 고객들이다. 이자율에 민감한 고객들은 은행들간 CD금리를 비교하면서 옮겨다닌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과거 CD금리는 1%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2%가 넘는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최근 CD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한인은행 지점 관계자는 “까다로운 고객들이 CD상품을 비교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은행의 금리 수준으로 맞춰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면서 “지점장들이 이런 까다로운 고객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만 오르는 것은 아니다. 대출금리 인상폭이 오히려 예금금리 인상폭보다 크다. 은행 입장에서야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이자 수익을 더 올릴 수 있어 좋기는 하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너무 높아지면 고객들의 대출상환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한인은행들에 따르면 최근 SBA 융자의 이자율은 프라임 이자율인 ‘5.25% + 1-2%대’에 형성되고 있다. 벌써 대출금리가 7%대까지 올라간 것이다. 그나마 크레딧이 좋거나 담보가 확실해야 얻을 수 있는 금리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SBA 융자의 이자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는 “금리상승에 따라 아직까지 고객들의 동향 변화가 크지는 않지만 연준이 연말에 1번, 내년 3번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는데 대출금리 추가 인상을 고객들이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지가 은행 입장에서는 가장 걱정 거리”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경제는 적어도 지표상으로는 호경기를 누리고 있지만 한인 비즈니스는 아마존의 영향 등 구조적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앞으로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올들어 세번 인상, 기준금리를 2.0~2.25% 수준으로 높여놓았다. 또 연내 한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며, 내년에도 세차례 정도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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