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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비자, '악' 소리난다

권순우·이수정 기자
권순우·이수정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3/03/11 06:46

전공-직무 연관성 따지기 갈수록 깐깐해져
기각률 급증…인턴 마치고 줄줄이 한국행

애틀랜타에서 한인 무역업체에 취업해 1년여 인턴으로 근무하며 전문직 취업비자(이하 H-1B)를 신청했던 박모씨와 최모씨는 최근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취업비자를 신청했다. 그러나 10월에 나온다던 심사 결과는 계속 연기됐으며, 결국 지난 1월초 기각 통보를 받았다. 이민국은 기각 사유에 대해 "국제 경제학과 국제 무역학 전공자인 이들이 이 업체에서 꼭 근무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애틀랜타 한인 상당수가 신청했던 무역, 마케팅, 컴퓨터, 시장조사분석, 경리 분야의 H-1B 비자 기각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인문계열 학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취업비자를 받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그동안 이민 당국이 전공 분야와 회사의 업종이 부합되면 승인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전공과 실제 직무의 연관성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직무 연관성 입증이 어려운 인문계 전공자가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틀랜타의 오원영 이민법 변호사는 "한인들이 가장 많이 H-1B를 신청하는 분야가 바로 마케팅 분야 및 시장 분석 포지션"이라며 "그러나 최근 이들 분야의 취업비자 승인이 무척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신청자의 업무가 전공과 부합해야하는 것은 물론, 실질적인 당위성을 세부적으로 증명해야 승인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반면 자격증이 필요하거나 전문성이 인정되는 분야의 비자 승인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오 변호사는 "기자, 회계사, 엔지니어, 건축가 등은 취업비자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으며, 이 경우엔 회사 규모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민심사관들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승인' 스탬프를 찍어주던 과거와 달리, 최근 신청자의 조건과 회사, 업무 연관성 등 대해 주관적 평가(subjective evaluation)를 하는 것도 취업비자 기각 증가와 관련돼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특히 이런 현상은 경기불황이 시작된 2009년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오원영 변호사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외국인 고용에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며 "역설적으로 실업률이 낮아지고 경제 상황이 완화된다면 비자승인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법 전문 문세호 변호사도 "케이스가 많이 몰리다 보면 상관이 없겠지만, 최근 이민국 인력을 증원하면서 케이스 당 심사시간이 늘고 이에 따라 기준도 상향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문 변호사는 "지난해 통계를 살펴보니 취업비자 기각률이 30%에 달했다"며 "점차 취업비자 승인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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