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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벨트’ 한인은행에 ‘블루오션’ 될까

경기호전에 편승한 외형확대…성공여부 미지수
신한 등 본국 대형은행과의 경쟁도 쉽지않을 듯

한인은행들이 기아차와 현대차 공장을 잇는 ‘자동차벨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한과 외환 등 본국 은행 중심의 시장구도에 윌셔은행과 BBCN 등 LA의 대형 한인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고, 메트로시티, 제일 등 애틀랜타의 한인은행들도 경쟁대열에 속속 합류할 태세다. 은행들의 진출 현황과 시장재편 전망을 짚어본다.

▶경기호전 속 ‘블루오션’ 찾기= 한인은행들의 자동차벨트 진출은 미국 경기 호전에 편승한 ‘몸집 불리기’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가 ‘나홀로 성장’을 구가하면서 애틀랜타의 한인은행들은 남부 지역은 물론, 버지니아와 댈러스까지 운신의 폭을 넓혀왔다. 또 LA 윌셔은행의 라그란지, 몽고메리 진출과 메트로시티의 몽고메리 진출 역시 경기호전에 따른 ‘확장’의 의미가 크다.



몸집 부풀리기에 나선 한인은행들에게 조지아와 앨라배마, 그리고 테네시를 잇는 자동차 벨트는 이른바 ‘블루오션’이다. 조지아주만 해도 기아차공장을 비롯해 1차~ 3차 협력업체 등 60여개 지상사들이 포진해있다.

이런 자동차벨트는 경기 회복과 함께 외형확대 경쟁을 해야하는 은행들에게는 최적의 시장인 셈이다. 특히 조지아 메이컨에 들어설 금호타이어와 테네시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한국타이어 등 대기업들의 추가 진출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종은 경기변동성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 중 하나”라며 “이 지역에 진출하는 것은 현재보다도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는 물이 다르다”= 한인은행들이 이 지역에 진출하면 본국 은행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러나 이런 경쟁구에도 불구하고 ‘노는 물’이 다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우선 본국 은행들은 소매보다는 기업금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상사들은 한국과의 원활한 소통이나 편의성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자본력에서도 한인은행들이 협력업체들의 금융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연과 지연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실제로 지상사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 경험이 있는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에서 학교를 나온 1.5세이다 보니 지상사 직원들과 관계를 맺기가 상당히 어려웠다”며 “출신학교나 거주하는 지역 등을 물어보면 바로 대화가 끊긴다. 문화적인 차이가 상당하다”고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메트로시티나 윌셔 등 한인은행들은 기업금융보다는 소매영업을 주된 타깃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 지상사 직원들의 급여 관리나 한국어 서비스를 원하는 개인계좌 이용고객 등을 유치하는 것이다.

또 세탁소, 그로서리, 식당 등 지역상권을 형성한 한인과 아시안 고객들을 위한 SBA 융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인은행들이 너도나도 SBA융자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예금고를 유지해야한다”며 “한인은행들의 자동차벨트 진출은 추가 성장을 위한 예금 확보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섣부른 낙관은 금물= 현재로서는 한인은행들의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시장에 대한 정확한 수요 파악보다는 경기의 흐름에 편승한 진출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조지아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메트로시티은행의 오펠라이카 지점을 예로 들어 “라그란지와 몽고메리 두 곳을 모두 담당하기 위해 지점을 오픈했으나 현재로서는 애매한 지역에 위치해 있는 것 같다. 메트로시티의 몽고메리 진출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들의 자동차벨트 진출은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고 나온 결정이라기 보다는 향후 경기추세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에서 나온 것”이라며 “은행들은 경기가 호조일 경우 지점을 오픈하면 손익분기점을 쉽게 넘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지상사를 대상으로 한 영업도 만만치 않다. 지상사들은 대부분 신용도가 높은 미국 대형은행을 선호한다. 한 지상사의 회계담당자는 “뱅크오브아메리카나 웰스파고 등과 비교해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굳이 한인은행을 이용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며 “미국 기업들과의 금융결재 등을 위해서라도 미국 은행을 이용하는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 거래를 통해서 신용을 쌓은 뒤 대출을 받기도 하는데, 대출 규모가 클 경우 지역 한인은행들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벨트란? = 조지아 주 라그란지와 앨라배마 몽고메리, 테네시 등 대형 자동차 메이커와 그 협력업체들이 집결해 있는 남부지역을 가리킨다.

조지아, 앨라배마 등은 기독교의 영향이 강한 남부의 ‘바이블벨트’로 불린다. 이를 본딴 ‘자동차 벨트’란 표현은 웨스트포인트와 몽고메리 일대의 현대, 기아차 공장과 협력업체들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을 반영한 것이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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