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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희생으로 사지 벗어난 12세 소녀

미주리 '테이블 록 호수' 참사 안타까운 사연

지난 19일 미주리 주 유명 관광지 ‘테이블 록 호수’에서 발생한 수륙양용 차량(Duck Boat) 전복 사고로 모두 17명이 사망한 가운데 할머니의 희생으로 생명을 구한 일리노이 주 12세 소녀의 사연이 알려졌다.

23일 시카고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알리샤 데니슨(12)은 19일 아침 일찍 할머니 레슬리 데니슨(64)과 함께 할머니의 집인 일리노이 주 세라드를 떠나 미주리 주 브론슨으로 둘만의 여행을 떠났다.

이날 오후 브론슨에 도착한 이들은 첫번째 일정으로 평소 호수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알리샤를 위해 ‘테이블 록 호수’에서 수륙양용 차량을 타기로 했다.

차량이 운항을 시작한 지 얼마 후 호수의 물결이 거칠어지면서 갑자기 물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차량 뒤쪽에 앉아 있던 알리샤는 선반 위의 구명조끼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5피트6인치(약 167센티미터)의 비교적 큰 키인 알리샤였지만 쉽지 않았다. 밀려들어온 물 때문에 머리만 겨우 내놓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려고 애를 썼지만 차량 유리창 때문에 이 역시 힘들었다.



차갑고 깊은 물 속에서 두려움에 떨던 알리샤는 어느 순간 자신을 차량 밖으로 밀어내는 손길을느꼈고 겨우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알리샤를 사지에서 벗어나도록 한 손길은 할머니 레슬리의 것이었다. 손녀를 구한 할머니는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알리샤의 어머니 셔나 쿰버워스는 “레슬리가 아니었다면 알리샤가 차량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할머니 레슬리의 장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40년 가까이 일리노이 주 록아일랜드 소재 어거스타나 칼리지 직원으로 근무한 레슬리는 평소 손녀손자와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했던 평범한 할머니였다. 알리샤는 주말에는 부모와 함께 지냈지만 주중에는 할머니 레슬리 집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직후 전화를 걸어온 알리샤의 비명을 듣고 무려 7시간을 운전해 달려갔다는 어머니 셔나는 “날씨가 안 좋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두 사람은 수륙양용 차량을 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알리샤는 찰과상 이외에 특별히 다친 곳은 없지만 사고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직접 겪어 정신적 충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말 미주리 주 당국은 사고 차량에 탑승한 관광객 29명과 직원 2명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2차 대전 당시 군사용으로 만들어진 장비를 어떻게 관광용으로 사용하게 됐는지, 강풍이 예보됐는데 왜 운항을 강행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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