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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와 탈북민 선교

[김대성 목사의 한국 교회사]

주일 예배 중간에 온 교회의 마음을 모아 드리는 대표기도 순서가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부터 자랐던 교회에서는 언제나 첫 기도 내용이 남북통일과 북한 백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그렇게 따랐습니다.

교회에서는 북한 동포들을 마음에 품고 지냈습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복음을 전했던 토마스 목사가 찾았던 곳이 대동강이었고, 세계교회역사가 기억하는 1907년 대부흥운동의 진원지도 평양이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을 박해한 북한정권을 피해 남하했던 이들이 오늘의 한국교회의 중요한 기초가 되었습니다. 세계 선교에 앞장서면서도 가까이 있는 동족과 믿음과 소망을 나눌 수 없었던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탈북민들이 우리 가운데 동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300만명이 아사할 처지였던 심각한 식량난을 겪으면서 대량으로 탈북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주로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함경북도와 양강도를 통해 중국 연변자치구로 탈출하여 중국에 몰래 체류하거나 제 3국 등을 거쳐 한국으로 오는 탈북민들이 늘어갔습니다.

현재 3만명이 넘는 탈북민들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탈북민들도 우리처럼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수입은 물론이고, 취업, 의료, 주택, 자녀 교육 등에 관심을 가집니다. 전체주의적 체제에서 통제와 위협 아래 모든 생활을 정부에 의존했던 이들이 개인주의적이고 경쟁이 심한 한국생활에 적응하긴 참 어려울 것입니다. 정부나 사회가 보조금이나 복지 혜택, 취업 지원 등을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 선교에 관심을 가지던 교회들이 이들을 위한 선교를 시작했습니다. 교회로 초청하고 함께 신앙생활을 하길 기대하였습니다. 물론 영적인 공동체를 이루는 것 외에 경제적, 실질적 생활을 돕는 일도 함께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탈북민들은 동정적인 태도에 거부감이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공부나 선교회처럼 한국 교인들에게는 당연한 활동을 매우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은 되지만 외국인들에게 선교하듯 전문적인 사역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현재 여러 교회에서 탈북민들을 품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전국에 20여 곳이 넘는 탈북민 교회가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 목사님들도 교회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가치와 세계관이 필요한 이들에게 신앙을 교육하며 예배하는 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탈북민을 위한 쉼터, 정착지원, 그룹 홈,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 등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들은 탈북민들이 단순히 정착하는 것을 넘어서 공동체의 주인이 되고 지도자가 되도록 격려하며 교육하고 있습니다.

여러 교회가 연합하여 지원하는 탈북민 선교단체들이 공식적으로 혹은 은밀히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중국의 탈북자들을 접촉하여 한국으로 안내하거나, 숨어 지내고 인신매매 당한 탈북민들을 한국과 제 3국으로 구출합니다. 탈북과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복음을 소개하고 소망을 나누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 기독교 기관과 협력하여 탈북민들의 보호와 인권에 대한 호소를 하기도 합니다.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이주한 탈북민들에게는 저마다의 절절한 사연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차별 없이 자신들을 우리 중 하나로 여겨 함께 기뻐하고 슬퍼할 공동체가 절실합니다. 경제적, 정치적 유익을 넘어서 긍휼과 나눔으로 그들에게 다가갈 이들이 누구일까요? 교회가 탈북민의 소망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교회학 박사, McCormic Seminary]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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