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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들 여유자금 '어디 쓸까' 고민

진성철 기자
진성철 기자

[시카고 중앙일보] 발행 2018/02/27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8/02/26 15:26

은행가 소식
자본잉여금 10억불 육박
수익 못내면 오히려 부담
인수합병 관심도 높아져

한인은행들이 영업실적 호조와 증자 등으로 자본금이 늘면서 오히려 고민에 빠졌다. 적정 수준이 넘는 자본금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떨어뜨리는 요인이어서 경영진들은 이를 활용한 수익성 확대에 골머리를 않고 있다. 또 돈을 놀리는 경영진과 이사회는 투자자들에게 썩 달갑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지가 남가주에 본점 및 지점을 운영 중인 한인은행 9곳의 자본잉여금 현황(2017년 4분기 기준)을 분석한 결과, 총 잉여금 규모가 9억8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표 참조> 자본잉여금 규모도 은행 자산 규모 순으로 많았으며, 대부분 자본비율이 10% 선을 훌쩍 넘었다.

자료에 따르면 뱅크오브호프는 4억7800만 달러, 한미은행은 2억2900만 달러, 우리아메리카도 1억600만 달러로 1억 달러 이상 여유 자본금을 비축하고 있으며, 이외 은행들도 1400만 달러에서 4900만 달러 정도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미(1억 달러), 우리아메리카(7000만 달러), US메트로은행(2100만 달러) 등은 증자에 성공하면서 자본금에 여유가 더 생겼다.

은행은 예금과 자본금을 바탕으로 신규 대출을 늘리면서 영업 수익을 창출한다. 따라서 여유 자본이 많으면 수익성(ROE)은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남아도는 자본금을 대출 증대나 영업망 확충 등 수익 증대에 활용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자사주 매입, 배당금 지급, 배당금 인상 등을 요구하게 된다.

한인 금융권 관계자들은 "자본이 넉넉한 상황이라 일부 투자자들이 자본잉여금 사용에 큰 관심을 보이는 등 은근히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 때문에 타주 영업망 확장 및 대출 전문가 인력 보강 등 성장에 투자를 하거나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인은행들의 지점과 대출사무소(LPO) 개설이 유난히 많았고, 상당수 은행의 올해 경영계획에도 지점 확장이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다. 일부 은행들은 전문 인력 충원이나 디지털뱅킹 투자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배당금 인상을 고려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규 대출 확대가 쉽지 않다는 데 은행들의 고민이 크다.

특히 금융감독국이 상업용(CRE)부동산대출 편중이 심한 한인은행들에 대해 CRE 가이드라인 준수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어려움이 더 크다.

이에 일부 은행은 기업금융(C&I) 대출 확대를 통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뱅크오브호프가 뱅크오브캘리포니아의 기관금융 전문가를 전무로 영입했고 한미은행은 상업용 장비 리스 비즈니스 유닛을 인수한 것도 이 연장선에 있다는 게 한 한인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본잉여금이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유는 "인수합병에 쓰일 '실탄'이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CRE 부동산 대출에 제한이 있고 C&I가 쉽지 않은 데다 은행권의 경쟁마저 더 치열해지면서 신규 대출만으로 자본잉여금을 쓰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유 자금 사용처로 M&A가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일부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리스크가 적거나, 저비용 예금(DDA) 비율이 높거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은행과의 인수합병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점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물밑에서 은행간 M&A 논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 M&A 대상 물색은 비단 한인은행으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국계와 동남아계 등 타인종 은행으로, 지역도 타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M&A 성공시 대외적으로 경영진과 이사회의 능력도 보여 줄 수 있어서 매우 선호되는 방법"이라며 "여기에다 대출과 예금 신상세가 둔화되는 등 점점 오개닉 성장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도 올해와 내년이 M&A가 터질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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