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호의 시사분석] 우버와 리프트
우버라는 것이 있다. 요즘 시카고를 비롯한 주요 도시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개인 운송 시스템이다. 택시가 등록제인 것과 비교하면 우버는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남는 시간에만 손님을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버 일하는 사람에겐 매우 매력적이다. 가격 역시 택시와 비교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용 방법도 손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을 이용해 쉽게 부르고 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비슷한 경쟁 업체로 리프트도 있다.공유경제라는 형태의 우버와 리프트가 시카고 택시 시장을 이미 잠식한 상태다. 택시업계는 높은 등록세와 상대적으로 이용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 불만 등으로 고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공유경제는 유행처럼 다가와 이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택시 대체 서비스로 인기다. 에어이앤비라는 숙박 이용 시스템 역시 기존 호텔이나 모텔 시장을 서서히 잡아먹고 있다. 우버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타인에게 대여해주는 개념이다. 원하는 시간에만 임대업을 할 수 있고 호텔 체류시 느껴지는 딱딱함보다 집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로 역시 많은 이용자를 끌고 있다. 공유경제는 이렇게 서서히 우리 삶 속으로 들어와 있는 상태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시카고 교통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진다는 푸념을 들었다. 매년 눈이 멈추면 진행된다는 대형 도로 공사의 여파도 있고 다운타운 제인 번 인터체인지 인근 램프 공사가 수년째 지연되면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탄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교통 정체의 근본 원인을 우버에서 찾았다. 우버가 없었으면 집 차고에 있거나 운행을 하지 않았을 차량들이 손님 모객을 위해서 도로 위를 움직이면서 도로 위 차량이 많아졌고 정체도 심하다는 것. 우버는 손님이 부르는 즉시 달려가기 위해 평소 계속 움직이는 경우가 많긴 하다.
들어보니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얘기였다. 또 최근 우버나 리프트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나 반대로 운전자가 탑승자를 상대로 벌인 범죄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곤 했다. 우버의 결제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서 고객상담서비스센터에 여러 차례 항의를 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또 다른 지인의 지적도 떠올랐다.
시대를 관통하는 공유경제라는 커다란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해관계로 얽힌 당사자 그룹이 치열하게 갈등만 하고 이용자들도 관망하는 것으로도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결국은 이해와 갈등을 원만하게 조정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정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우버의 한국 버전인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으로 택시기사들이 목숨을 끊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문득 든 생각이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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