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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은퇴 계획 없다”는 부드럽고 강한 시카고언

임문상 한인문화회관 부이사장

임문상(71•사진) 한인문화회관 부이사장은 지난 1983년 시카고로 이민 왔다. 한국에서 하던 비즈니스가 어려움을 겪던 중 시카고에 있던 누님 가족의 초청을 받았다.

“그 시절 많은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넓은 세상 미국에서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부인(임숙)과 두 살짜리 그리고 돌이 채 안된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시카고에 도착한 그는 이민에 대한 큰 두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임 부이사장은 “만주 용정과 평안북도, 러시아 등지를 오가며 독립운동을 한 조부님의 영향도 있었을 게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30여년 이상 한 곳에서 계속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부동산 임대업도 하고 있다는 그는 “지금은 미국이 조금 어렵고 각박한 듯 하지만 예전엔 외려 쉬웠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어렵지 않게 삶의 터전을 꾸려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은 자본에 밤잠을 안 자고 노력하면 아메리칸 드림이 가능했는데 요즈음은 큰 자본과 기술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사회가 됐다는 생각이다.

임 부이사장은 개관 1주년 때 한인문화회관과 인연을 맺었다. 와이즈맨에서 함께 활동하던 김사직 전 문화회관 회장의 권유로 이사회에 참여했다가 이사가 되고, 개관 1주년 행사 준비위원장을 맡았고 지금까지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춥고 더운 시카고에 대해 ‘제 2의 고향 시카고는 그냥 이런 곳이구나’ 하고 살아간다는 그는 “체질적으로 일밖에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일을 하는 게 기쁘다고 한다. 그는 “은퇴 계획이 없다.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 부이사장은 이민 초기 터를 잡은 윌멧에서 30여년째 토박이로 지낸다. 부모님 곁에 살겠다고 하던 두 아들은 지금은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세인트루이스와 캘리포니아에서 각각 살고 있다. 그는 아들들이 학교 다닐 때 알게 된 한인 학부모 두 가정과 지금도 매월 한 차례 만난다. 20여년을 함께 하고 있는, 자녀들을 위한 기도 모임이다. 서로 출석하는 교회는 다르지만 서로의 자녀들을 위해 함께 기도한다.

“이민 1세와는 또 다른 2세들만의 스트레스가 있다. 안정된 사회에 새로 들어온 '미운오리새끼'라는 느낌이 왜 없겠냐.”

그는 아들들에게 “어떤 사람이 되라고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자신은 그저 옆에만 있었고, 앞으로도 변함 없이 자녀들 옆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부터 듣던 "Autumn Leaves", “Love Me Tender”와 같은 팝송을 지금도 즐겨 부르는 그는 한인사회 발전을 뒤에서 묵묵히 지지하는, 부드럽지만 강한 존재이다.


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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