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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미국화 과정 중의 한인교회

미국 생활을 시작했을 때 도우넛이나 베이글로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이 영 낯설었습니다. 따끈한 국물 맛을 아는 우리 입맛에는 너무 달거나 너무 딱딱한 빵은 아무래도 심해 보였습니다. 요새는 도넛이나 베이글을 혼자 챙겨 먹을 정도로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저는 하루 한끼는 밥에 국물을 먹어야 속이 편한 토속적인 위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민자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미국사회에 적응해야 합니다. 미국적 문화라고 할 때는 유럽계 백인 주류 문화나 아프리카계 문화를 의미하는데,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백인문화에 동화되기를 선호합니다. 이는 필수적으로 원래 가지고 있던 민족적 문화로부터 점점 거리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문화적 동화는 시간과 관련이 깊습니다. 이민 기간이 길어질수록 미국화 되어갑니다.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미국인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한국뉴스와 함께 미국뉴스를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지역사회의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늘어갑니다. 점점 더 서양식 식사가 좋아지고, 미국인 친구들이 늘어가게 됩니다.

이민자들의 미국화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이민교회는 아직 한국전통이 그 기초를 이루고 있습니다. 종교적 예식을 위해 사용하는 한국어 성경과 찬송가는 이민교회가 한국문화에 잇대어 있는 단면입니다. 주일예배를 비롯하여 새벽예배나 소그룹모임 등의 조직은 한국의 신앙과 문화를 옮겨 놓은 듯 합니다. 개인의 궁극적인 선택의 영역은 가장 편안하고 뿌리를 두는 문화에 기초를 두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민 교회의 역사가 길어지면 당연히 교인들과 함께 미국화 과정을 겪습니다. 먼저는 이웃의 개념입니다. “이웃 사랑”을 최고의 실천 과제로 여기는 기독교회는 언제나 이웃에 관심을 두고 이웃에게 다가가려 노력합니다. 한인교회의 이웃은 누구인가요? 우선 한인이민사회입니다. 그러나 점점 교회가 위치한 지역에 대한 책임과 사명은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함께 연구하는 젊은 이민교회 목사님들의 최근의 관심은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교회다운 교회로 존재하며 발전하는가에 대한 주제였습니다. 여기서 지역사회는 한인사회를 넘어 이웃한 미국인들을 의미합니다. 교회가 있는 지역에서 어떻게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하고, 공공선을 위해 어떻게 협력하고, 다른 인종 교회나 단체들과 함께 하는 선교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동안 이민자들을 섬기고, 자녀들을 위한 한인학교를 지원했던 한인교회들이 이제는 지역의 저소득 계층을 위한 어린이집이나 방과후 활동을 심각하게 고려할 때입니다. 한인들을 따라 서버브로 이주하고 미국교회 건물을 구입해오던 한인교회들도 이젠 지역 선교를 위한 교회 개척을 계획하고, 필요하다면 사회적 선교를 위해 교회가 협력해야 하는 사명을 마주합니다. 예를 들어 불법체류자들을 돕는 일에 참여하거나, 인종간의 협력을 위한 운동에 앞장서는 등의 미국교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한인교회의 가족들은 이미 미국화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미국학교를 다니고, 미국인들과 일하고,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합니다. 이들이 모인 한인교회의 미국화는 그 이웃을 위한 선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질주의를 극복하고 기독교 영성을 회복하는 교회 본연의 사명을 위해 한인들 뿐 아니라 현지인들을 향한 그 선교적 상상력과 실천을 넓히는 때가 된 것입니다.

이민이 증가하기 시작한 70년대 이후 50년이 지난 오늘 어떻게 이 곳을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한인 이민교회가 지향해야 할 미국화입니다.
[사랑 커뮤니티 교회 담임, McCormick 신학교 겸임교수]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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