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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아들의 죄, 아버지의 죄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 성공적인 목회를 했다고 평가되는 대형교회의 목회자들 가운데는 자식농사의 실패로 인해 불명예는 물론 평생의 업적까지 의심받는 수모를 겪는 이들이 가끔 있다. 그래도 수치를 모르고 여전히 방관하는 상태에서 각자의 길을 간다는 식의 배짱으로 본인이 하는 일을 계속하고, 자식의 부정직한 직위나 특권 또한 손가락질과 상관없이 확고부동하게 지켜가는 추세다. 실추된 명예회복보다는 실리가 우선인 실용적 물질만능의 세태다.

성경에 나오는 대제사장 엘리는 아론의 후손으로 당시에 그를 필적할만한 제사장이 없었을 만큼 유명한 사사였다. 그는 이스라엘 공동체의 최고지도자로서 40년 동안 큰 과오없이 임무를 잘 수행했고 수하에 사무엘 같은 유능한 후계자도 두었다. 그러나 그의 불행은 두 아들에게서 비롯되었다. 엘리의 뒤를 이어 제사장이 되어야 할 그의 두 아들은 행실이 불량하여 숱한 죄를 범했다. 여호와의 제사를 멸시하고, 주께 드리는 헌물을 경시하였으며 성적으로도 타락해 있었다. 하나님은 엘리 제사장에게 아들들의 죄된 행실을 그치게 하라고 경고를 내리면서 행실이 고쳐지지 않을 경우에 내려질 무서운 결과를 예고하셨다:”네 팔과 네 조상의 집 팔을 끊어 네 집에 노인이 하나도 없게 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이스라엘에게 모든 복을 베푸는 중에 너는 내 처소의 환난을 볼 것이며 네 두 아들 홈니와 비느하스는 한 날에 죽음을 당하게 될 것이다.”

엘리가 아들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그 말을 듣지 않았고, 엘리는 더 이상 아들들을 치리하지 않았다. 하나님은 급기야 엘리를 도와 일을 보던 어린 사무엘을 불러 장차 엘리의 집에 내릴 심판의 예언을 주셨다: “내가 그의 집을 영원토록 심판하겠다고 그에게 말한 것은 그가 아는 죄악 때문이니 이는 그가 자기의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그러므로 내가 엘리의 집에 대하여 맹세하기를 엘리 집의 죄악은 제물로나 예물로나 영원히 속죄함을 받지 못하리라(삼상 3:13-14)"
그 후로 몇년이 더 지나도록 여전히 온 백성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가치관을 훼손시키고 있던 장성한 아들들에게 엘리는 “내 아들아 내게 들리는 소문이 별로 좋지 않으니 그리 말라”고 훈계하는 것으로 그쳤다. 하나님은 엘리에게 아들들의 행위를 그치게 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보다 자기의 아들들을 중히 여긴 엘리의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가문이 망하는 벌에 대해 경고하셨고 시행하셨다.결국 그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전쟁의 패배로 죽임을 당하였고, 이 소식을 들은 엘리는 의자가 뒤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음으로써 삼부자가 한날 죽는 비운을 당했다.

하나님이 처음엔 은밀히 알려주셨고, 나중엔 다른 사람을 통해 공식적으로 통보하면서까지 아들들의 행실이 고쳐지지 않는 한 닥쳐올 불운을 예고하고 몇년을 기다려주신 가운데서도 엘리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진노는 엘리의 아들들의 사악한 행위뿐만 아니라 아버지였던 엘리 제사장이 아들의 죄악을 알고, 저주를 자청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것을 방치한 죄악을 더 크게 보셨기 때문이었다. 아들들의 잘못된 소행을 엄히 다스렸는대도 듣지 않았다면 집안의 화는 면했을 일이었다. 자식을 인생의 주인삼고 지나치게 우대하며 사는 현대의 부모들이 교훈삼음직한 사건이다. [종려나무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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