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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 무대 삼는 10대 사업가 ‘창업 성공기’

한인 2세 정헌재 군, ‘슬라임’ 아이템 창업
‘클리어 슬라임’ 개발, 제조법과 독창적인 콘텐츠가 성공 비결

일명 ‘액체 괴물’이라 불리는 슬라임(Slime)은 말랑말랑하고 쫀득한 촉감으로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마성의 장난감이다.

슬라임은 손으로 만지는 쾌감과 이리저리 모양을 변형하며 만들어지는 중독성 있는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으로 인기를 모으고있다.

어스틴에 거주하는 13세 소년 정헌재 군은 지난해 이 슬라임을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해 전 세계 구매자들의 대단한 호응을 얻고있다.

어스틴 중앙일보는 지난 10일(금) 정헌재 군을 만나 그의 창업 스토리와 성공 비결에 대해 살펴보는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 “그냥 느낌이 좋잖아요” 단순한 흥미를 시작으로 = 정헌재 군이 슬라임 사업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유튜브를 뒤적이다 우연히 접한 ‘스트레스 해소’ 슬라임 영상을 통해서다.

평소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고 전한 헌재 군은 “이런 슬라임 영상을 통한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떠올렸다.

왜 하필 슬라임이었냐고 묻자 그는 “그냥 슬라임 느낌이 좋잖아요. 왠지 내가 직접 제작한 슬라임을 가지고 영상을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라고 답했다.

그는 사업 결심 후, 업소용 반죽기와 슬라임 재료 구매 등에 쓰일 사업 자금을 부모님께 빌려 수제 슬라임 제작을 시작했다.

만들고 버리기를 수 없이 반복하며 헌재 군이 발명해 낸 것은 황금 비율 클리어 슬라임(Clear Slime) 제조법이다.

클리어 슬라임은 이름 그대로 투명한 색을 띄는 슬라임으로 이미 많은 슬라임 제조사에서 유통하고 있지만, 헌재 군의 클리어 슬라임이 큰 인기를 얻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헌재 군은 “클리어 슬라임은 성분 배합이 조금만 달라져도 너무 끈적거리거나, 너무 퍼지거나, 혹은 색이 완벽하게 투명해 지지 않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완벽하게 투명하면서 손으로 가지고 놀기에 딱 적당한 촉감과 점도와 탄성을 가진 클리어 슬라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며 현재까지 가장 많은 영상 조회수와 판매 수를 기록한 아이템 또한 헌재 군의 이 클리어 슬라임이라 전했다.
반면 지금의 헌재 군을 있게 한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정헌재 군의 어머니는 “헌재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다고 빌려간 돈이 거의 10,000달러 정도가 돼요. 물론 단순한 취미 활동이라고 하기엔 큰 금액이었지만, 아이가 인생을 배우고 어른이 되는 과정에 드는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선뜻 빌려줬죠”라고 말했다.

또한 정헌재 군의 사업은 아직까지 제작 공장을 차릴 만큼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헌재 군이 새로운 슬라임 레시피와 아이디어를 발명하고 샘플을 만들면, 그 레시피에 따라 헌재 군의 가족들과 주변 이웃들이 모여 대규모 제작과 유통을 담당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헌재 군은 “사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지만 가족, 친구, 이웃들과의 협업을 통해 관계의 소중함과 원활한 의사소통 법을 배우고 있다”며 늘 그를 지지해주는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 마케팅’ = 정헌재 군은 현재 ‘슬라임 오로라(Slime Aurora)’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광고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있다.

그러나 15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이 계정은 하루 아침에 성사된 일은 아니다.
정 군은 사업을 시작한 후 거의 3개월 간은 인스타그램 유명 계정들과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그들에게 슬라임 샘플을 보내주고, 이메일과 DM(다이렉트 메세지)을 보내 자신의 슬라임 리뷰 영상을 부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그 중 영국의 유명한 슬라임 리뷰어가 헌재 군의 슬라임을 촬영한 영상이 인스타그램에 퍼지면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헌재 군의 계정으로 몰려들었다.

헌재 군은 “처음엔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팔로우 신청을 하고, 라이크를 눌러주니 얼떨떨했다”고 전했다.

이제는 작은 규모의 슬라임 영상 제작자들이 헌재 군에게 영상 리뷰 요청을 보낼 만큼 헌재 군은 인스타그램 슬라임 계정의 스타로 자리잡았다.

메세지가 너무 넘쳐 모든 요청에 답변 하진 못하나 “저도 작은 계정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리뷰 요청을 보내는 운영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최대한 진정성 있게 답해주려 노력한다”고 답한 헌재 군은 인스타그램을 구독자들의 반응을 통해 본인의 사업에 대한 피드백을 얻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영감을 얻는 “중요한 소통의 장”이라 말했다.

정헌재 군은 앞으로 본인의 슬라임 사업을 위해 오프라인으로도 활발히 활동할 계획이다.

3주 전 달라스에서 개최된 슬라임 컨벤션을 시작으로 오는 10월엔 라운드락, 11월엔 샌안토니오, 내년3월에는 플로리다 슬라임 컨벤션까지 진출해 계속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정헌재 군처럼 창업을 계획하는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정 군은 “성공 사례만을 듣고 사업을 꿈꾼다면 매우 쉬워 보이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템일지라도 평판을 쌓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사업과 학업을 병행하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시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오늘 해야할 일을 미뤄선 안되며, 많은 업무를 한번에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이란 쉽지 않다”며 “이 모든 일을 훌륭히 해내려면 구상 중인 사업에 대해 무엇을, 왜, 어떻게 이루고자 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 전역 뿐만 아니라 한국, 유럽, 두바이에서까지 주문이 쇄도한다는 정헌재 군의 슬라임 영상은 인스타그램 계정(@slimeauroraofficial) 검색을 통해 감상 할 수 있다.

취재 = 이수지 | 사진 = 김희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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