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굿스푼칼럼]까페 과떼말라(Cafe Guatemala)

세상에서 원유 다음으로 물동량이 많은 원자재가 커피다.
향미가 풍부한 아라비카 종, 카페인이 많고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 종을 합해 한해동안 60여 개 커피 생산국에서 생산한 커피 생두는 총 910만톤에 달한다. 브라질이 전체의 36.3%인 330만톤, 베트남 153만톤, 콜롬비아 87만톤, 인도네시아 60만톤, 에티오피아 40만톤, 온두라스 35만톤, 인도 31만톤, 페루와 우간다가 각기 23만톤, 과테말라 21만톤, 멕시코 18만톤 순이다.

세계 3대 커피 생산국가인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등이 생산하는 커피 생두가 전체의 63%를 차지한다. 커피는 열대와 아열대 기후의 해발 1300미터 이상의 고도에서 잘 자란다. 적절한 일교차, 풍부한 일조량, 국지성 기후에 물빠짐이 좋은 화산토양에서 자라면 맛과 향이 풍성한 최상급 커피가 된다.

무엇이 커피의 맛을 다르게 할까. 커피마다 차이가 나는 맛을 어떻게 묘사할 수 있을까. 커피 씨앗이 발아한 후 싹을 틔우고, 앵두처럼 빨갛게 익어 향긋한 한 잔의 커피로 변하기까지는 4년여 동안의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한다. 현대인들의 피곤한 심신을 달래주는 고혹스런 커피의 생장 여정이 흥미롭다.

커피 씨앗이 수분을 머금으면 잠에서 깨어나 생명력이 움트고, 어린 뿌리로 자라나 땅속을 파고드는 유근(radical)이 된다. 가녀린 뿌리가 커피 빈을 모자처럼 쓰고 있는 모습이 성냥개비 비슷하다 하여 ‘매치스틱 스테이지(matchstick stage)’라고 불린다. 씨앗에 담겨있던 영양분에 의존해 녹색의 떡잎(cotyledon)을 틔울때까지 50~60일이 걸린다.



이후부터는 광합성을 통해 빠르게 성장해 6~8개의 건강한 잎들을 가진다. 뿌리가 튼실한 커피 묘목으로 자라기까지 총 9~11개월이 걸린다. 묘목이 30cm 크기로 자라면 흙과 석회를 골고루 섞은 토양에 심는다. 심은지 2~3년이 지나면 꽃눈이 생기고 개화가 진행된다.

통상 비가 그친 뒤 5~12일이 지나면 가지마다 하얀 꽃봉오리를 화사하게 피운다. 수정된 후 8개월쯤 지나면 고대하던 초록색 열매가 알알이 맺히고 점차 빨갛게 익어간다. 열매가 아직 초록빛을 띨때는 씨앗이 완전히 여물지 않은 상태다. 과육은 쓰고 떫은 맛을 내는데 벌레나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다.

빨갛게 익은 열매를 골라 과육을 벗긴후 점액질을 깨끗한 물로 닦아 햇볕에 말리면 파치먼트(원두)가 된다. 그런 생두를 섭씨 200도 정도에서 8~14분 볶으면 다양한 맛과 특유의 향이 스며든다. 로스팅하는 전문가의 경험 유무에 따라 맛과 향미가 달라진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통해 농축된 커피액을 추출하려면 9기압 이상 되어야 한다. 그럴때 물에 녹지 않는 오일성분도 빠져나와 향미가 풍성하고 입안에서는 짜릿할 정도로 강하면서도 기름진 느낌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

중미의 작은나라 과테말라가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몇가지가 있다. 과테말라의 봉황새 격인 ‘껙찰(Quetzal)’은 꼬리 길이만 1m 넘는 희귀조다. 둘째가 ‘마림바’다. 실로폰처럼 생겼지만 팬플룻처럼 울림통을 달고 있는데, 연주음 소리가 바람소리처럼 청아하다. 셋째가 비옥한 화산토양에서 자라 맛과 향이 풍부한 스페셜티 ‘까페’다. 1850년대부터 아띠뜰란(Atitlan) 호수 주변, 안띠구아(Antigua), 빠나하쩰 지역에서 경작되었고, 현재도 과테말라 경제를 떠받드는 주요 수출품으로 각광을 받고있다.

북버지니아에 거주하는 마야 인디오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엔 계피 향이 섞여있다. 구수한 커피향에 향긋한 계피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 까페를 ‘까페 까렐라’라 부른다. 특별한 바리스타(Barista)의 지식이 필요치 않다.

과테말라 산 커피 중 ‘델똔(Delton)’, ‘까시 씨엘로(Casi Cielo)’에 계피 가루를 풍성히 넣어 함께 끓인 뒤 설탕을 풀어 달달하게 하여 마시는 커피는 저들의 심신을 위로한다. 본격적인 겨울 한기가 도시빈민들의 연약한 의식주를 파고들 때, 안위를 위한 기도와 실제적 사랑 나눔이 더욱 절실하다. 따뜻하게 끓인 까넬라 커피 한잔에 구수한 ‘따말레스’로 대접하여 얼어가던 몸과 마음을 푸근하게 녹여주고 싶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am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