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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간섭하는 '헬리콥터 부모', 어떻게 아이를 망치나

학생 84%가 정신적인 억압상태
셀폰 등 테크놀러지 발달로 심화
명문대 진학생 부모 압박 더 거세

최근 헬리콥터 부모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두 권의 책이
출판돼, 특히 예비 대학생을 둔 한인 학부모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 빌 데레시위츠 교수의 저서 와 예일대학 줄리 리스코트-헤임즈 교수의 저서 는 모두 헬리콥터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망친다고 경고하고 있다.

두 책에는 믿기지 않는 부모의 간섭 사례를 나열하고 있다.

한 아버지는 딸 아이가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으면 이혼을 하겠다고 협박했으며, 딸은 적성에 맞지 않은 경제학과를 졸업하느라 7년을 허비해야만 했다.

한 어머니는 밤에 전화를 받지 않는 딸 아이의 대학 기숙사까지 꼬박 일곱시간을 운전해 갔다.



이 학생은 끝내 자살을 하고 말았다.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는 지난 1969년 정신과 의사 헤임 지노트의 베스트셀러 자녀 교육 지침서 에서 부모의 지나친 간섭을 받는 한 아이의 인터뷰 내용에서 유래했다.

이 아이는 “엄마가 마치 나를 헬리콥터처럼 에워싸고 있다(Mother hovers over me like a helicopter)”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 용어는 베이비부머 세대( 1946년-1964년생)의 후세대와 X세대(1960년초반-1980년대초반생)의 자녀, 즉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초반-2000년대초반)가 대학 진학 연령에 도달하던 시기, 즉 2000년대 초반부터 다시 등장했다.

이 헬리콥터 부모는 성년이 된 대학생 자녀를 기숙사에 보내놓고 매일 아침 모닝콜을 보내고, 학점이 낮을 경우 교수에게 항의 전화와 이메일을 보낸다.

테크놀러지가 발달하면서 헬리콥터 부모는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2000년대 초반은 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시기로, 헬리콥터 맘의 광범위한 발생과 무관치 않다. 조지아대학의 리챠드 뮬렌도르 교수는 “셀폰이, 아이가 태어난 후 끊어놓았던 탯줄을 디지털로 재생해서 연결시키는 테크놀러지 탯줄”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2000년대 초반부터 대학 학비가 크게 오르기 시작하면서 자녀에 대한 투자 대비 이익이 적을 것을 염려한 셈 빠른 부모 세대의 정신병적 징후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대학건강연합회(American College Health Association)가 전국 153개 대학 10만명의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84.3%는 정신적인 억압을, 60.5%는 상실감을, 57.0%는 고독감을, 51.3%는 불안감을, 8.0%는 자살충동을 호소했다.

그 배후에는 부모의 지나친 간섭이 자리잡고 있었다.

여러 연구를 통해 헬리콥터 부모를 둔 아이는 부모의 설계에 의해 대학에 진학했으며, 명문대 진학생일수록 헬리콥터 부모의 압박은 더욱 거셌다.

헬리콥터 부모를 둔 아이는 정신병리적인 현상을 겪을 뿐만 아니라, 자립심 부족으로 인해 대학 생활 부적응현상이 심했다.

모든 것을 부모가 통제하기 때문에,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하는 대학생활은 사방이 벽일 뿐이다.

뉴햄프셔 키니 스테이트 대학의 닐 몽고메리 교수가 전국 300개 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부모의 간섭이 덜한 학생의 성공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콜로라도 대학 연구진의 논문에 의하면 헬리콥터 부모를 둔 아이의 대뇌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다.

문제적 상황과 난관, 그리고 스스로 연구과제 해결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과보호를 받은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망설였다.

이들은 또한 주의력 집중 장애와 과잉행동 장애 등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전문가들은 성년이 된 아이는 차라리 내버려 두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한다.

성년이 된 아이를 계속 통제해서 자신의 원하는 자녀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망상에 불과하다.

문제는 헬리콥터 부모 대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대학에 진학한 아이에게 매일 전화를 하는 부모는 헬리콥터 부모의 기질이 다분하다고 말한다.

바람직한 대학생 부모상은,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 때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할 수 있도록 독립심을 키우는 것이고,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김옥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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