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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고 구입하니 ‘만사형통’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07/27 06:59

오바마가 보여준 새로운 주택 구매법 각광
임대해 살던 집 구매, 전체 세입자 5% 차지

최근 워싱턴 지역에서 세입자가 거주하던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지난 5월말 오바마 전 대통령 가족은 퇴임 이후 거주하던 워싱턴D.C. 북동부 케롤라마(Kalorama) 지역의 임대 주택을 820만달러에 매입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둘째 딸 샤샤가 고등학교(시드웰 프렌즈 사립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최소 2년 이상 워싱턴에 머물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교 재학 중에 전학을 가는 것은 아이에게 매우 큰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딸에게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새로 이사가는 주택은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조 락하트가 지난 2014년 500만달러에 구입한 집으로, 오바마 가족은 애초 렌트로 입주했다. 렌트비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인터넷부동산 사이트 질로우의 추산에 따르면 매달 2만2000달러에 달했다. 이 주택은 1928년 만들어진 영국 토트풍의 벽돌집으로 모두 8200 스퀘어피트 실내 면적에 침실 9개, 화장실 8.5개를 갖추고 있다. 뒷마당 코트야드까지 합치면 10대의 차량을 넉넉하게 주차할 수 있다.

2016년 3월 임대 계약이 이뤄진 후 전현직 대통령 경호업무를 맡고 있는 비밀경호국 SS 주도로 경호에 필요한 리모델링 작업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볼 수 없는 벽돌기단의 철제 펜스 등이 추가됐으며, 유리창 등은 모두 방탄 재질로 바뀌고 벽돌 외관 뒤로도 특수 방탄, 방폭 시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의 가로등이 추가로 설치됐으며, 골목 외진 곳에서 접근할 수 있는 괴한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 조경 시야가 변경됐다. 골목 곳곳에 눈에 잘 띄지 않는 감시카메라가 작동하고 있다.

이곳은 인근의 주미 프랑스 대사 관저 등 대사 관저 밀집 지역으로 이미 경비가 삼엄하지만, 전직 대통령의 입주로 워싱턴에서 가장 안전한 주거단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비밀경호국은 전직 대통령 경호를 위해 워싱턴 당국과 협조해 이 저택 주변의 주차 조례 등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경호국이 대통령 경호를 위해 저택 내 거점과 추가적인 체크포인트를 어디에 두는지 등은 모두 비밀에 부쳐졌는데, 저택 규모가 다른 전직 대통령에 비해 작아 실내에 거점을 두기는 힘들어 마당 한켠에 가건물 형태의 포스트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의 백악관 수석고문으로 임명된 스티브 배넌이 설립한 극우 인터넷 매체 ‘Breitbart.com’은 오바마가 이 저택에서 2년 정도 머문 후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하기 위해 LA 인근의 고급 골프장 주택을 700만달러에 매입했다고 보도했으나, 백악관은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오바마는 이 주택을 아예 구입함으로써 둘째 딸이 고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 워싱턴 주민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바마는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차세대 지도자 육성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이미 밝힌 바 있는데, 워싱턴을 떠나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싱글하우스-타운하우스 렌트 주택 입질 늘어

전국부동산중개인연합회(NAR)의 발표에 따르면 전체 임대주택 거주자의 5%가 매년 거주하던 주택을 구입한다. 그리 높은 비율이라고 생각할 수 없지만, 임대주택의 70% 이상이 매매등기가 불가능한 임대전용 아파트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매매가 가능한 콘도, 타운하우스, 싱글하우스 렌트주택의 17%가 매년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입자는 애초 렌트 주택을 임차한 후 서너달 이상 거주하고 나서 구매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임대주택에 일정기간 거주하게 되면, 애초부터 주택을 구입했을 때 겪을 시행착오 대부분을 피해갈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 또한 ‘살아보고 나니 괜찮다’는 생각으로 구매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을 나온 대통령 가족의 주택구매는 경호 등의 문제로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미국 현대사를 통틀어 국민으로부터 가장 사랑받았던 여성으로 꼽히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는 지난 1963년 11월22일 남편이 암살당한 직후 워싱턴 조지타운의 저택(3017 N St. NW)을 구입해 1년 남짓 생활한 바 있다. 재클린은 조지타운에서 평생 살면서 아이들을 키울 생각이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연방상원의원 시절 이 주택에서 한블럭 떨어진 곳의 주택을 구입하는 등 케네디 일가의 조지타운 사랑은 각별했다. 하지만 이 주택은 대로변에 위치한 주택으로, 게이트가 없는 관계로 대중에게 끊임없이 노출됐다. 재클린의 주택 앞은 늘상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버스 주차장이 되고 말았다. 졸지에 동물원 사육동물 신세가 된 재클린은 1년만에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뉴욕의 안전한 주택지역으로 떠나고 말았다.

이후 재클린은 뉴욕 사교계에 진출해 1968년 그리스 출신의 선박왕 아리스토텔레 오나시스와 재혼했으나, 오나시스가 사망한 1975년 이후 출판편집자로 20년을 살다가 1994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만약 재클린이 남편 암살 후 사생활 보호가 훨씬 더 잘 이뤄졌던 주택을 매입해 계속 거주했더라면 재혼도 없었고, 두 자녀 양육에 매진해 케네디 2세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미국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역사학자도 많다.

케네디의 딸 캐롤라인은 현재 주일 미국 대사로 일하고 있으며,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는 촉망받는 언론인과 변호사로 활동하다 정계입문설이 나돌던 1999년 경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재클린은 1968년 믿고 따르던 자신의 시동생 로버트 케네디 연방상원의원까지 암살당하자 음모론을 맹신하게 됐는데, “나쁜 놈들이 케네디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있다면, 내 아이들도 타겟이 될 수 있다. 나는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If they’re killing Kennedys, then my children are targets ..... I want to get out of this country.)”고 밝혔으며, 오나시스와의 짧은 연애 끝에 결혼 후 곧바로 아이들을 데리고 외국행을 선택했다.

임대주택 살다가 구매, 모두에게 이익

세입자의 주택 구매는 요즘 워싱턴 지역 집주인의 이해관계에도 복무하고 있다. 지난 주택 위기 이후 가격이 폭락한 싱글하우스 등을 매입했던 투자자들은 그동안 렌트비 고공행진으로 큰 이익을 취했다.

지난 2009-2012년 사이 워싱턴 지역 임대주택 구입 금액은 220억달러에 달한다. 월스트리트 거대 자본 뿐만 아니라 100만달러 미만 소액투자자 군단까지 가세한 바 있다. 최근 이들 투자자들은 매매가 임대 수요를 앞서는 등 점차 임대 가격이 하락 보합세로 돌아서고 있는 점을 의식해 임대주택을 매각하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주택 판매에 따른 각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부동산 중개인을 100% 풀계약으로 고용하지 않고 사안별로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비 수수가 이뤄져 왔기 때문에 집주인과 세입자간에 경제적 상호신뢰가 이미 형성돼, 경비가 발생한 불필요한 절차 또한 피해갈 수 있다. 세입자는 처음부터 주택을 구입했을 때 닥칠 수 있는 뜻밖의 악재를 100% 피해갈 수 있다. 주택 구입 후 시끄러운 이웃때문에, 생각보다 훨씬 긴 출퇴근 거리 때문에,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않은 자녀 학교 때문에 후회를 하는 일이 많다.

집주인 입장에서 경비를 아낄 수 있으며, 주택 매매과정에서 불거지는 각종 불협화음으로 계약이 깨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어 세입자에게 훨씬 유리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김옥채/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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