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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부동산 사이트 주택 가격 믿을 수 있을까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07/27 07:01

가격 부풀려 셀러-바이어 에이전트 분쟁 소지
재융자 에쿼티 측정 통해 주택가격 산정 가능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일하는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K씨는 우선 질로우닷컴(Zillow.com)의 추정가격인 ‘제스티메이트(Zestimate)’ 를 거론하는 바이어, 셀러들과 오랜 시간 실랑이를 벌인다고 밝혔다. 질로우 닷컴은 지난 6월 한달 동안에만 모두 8300만명이 이용한 세계최대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다. 이용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사거나 팔고자하는 주택 부동산의 가치를 알기 위해 이 사이트를 방문하기에 제스티메이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K씨는 페어팩스카운티의 한 타운하우스 셀러와 리스팅 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제스티메이트가 제시한 59만달러보다 훨씬 낮은 49만달러가 나왔다며 리스팅을 거부하는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제스티메이트가 주택 부동산의 실제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며, 대체로 가격을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는데 있다. 제스티메이트는 대지면적, 실내면적, 침실과 화장실 개수, 건물 연식, 주변 학군, 거래 역사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혀줘 셀러와 바이어에게 모두 유용하지만, 가격만은 믿을 게 못된다. 버지니아 페어팩스카운티에서 최근 거래된 주택의 85% 이상은 제스티메이트가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산정했다. 심지어 제스티메이트 가격의 61%에 거래된 주택도 있었다.

중간 주택가격을 대상으로 한 과대계상율은 메릴랜드 서머셋 카운티 지역의 경우 42%에 이르렀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제스티메이트 중간 주택가격은 1백만달러가 넘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11만6천달러 이상 적었다. 심지어 제스티메이트 가격 때문에 딜이 깨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을 부풀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제대로된 가격을 측정하지 못해 전국적인 소송을 당하고 있다.

이와 달리 신규주택의 경우 주택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잡아 시공분양사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대부분의 주는 반드시 자격을 갖춘 감정평가사가 주택부동산 가격을 산정하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어, 법률 위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질로우닷컴 측은 전국적인 제스티메이트 오류율은 8% 안팎에 불과해, 주택 가치 평가에 시비가 붙을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질로우닷컴은 전세계 최대 인터넷 부동산 업체이긴 하지만, 미국 전 지역의 자세한 주택 가격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일반 에이전트들은 리스팅 가격을 산정할 때, 미세한 지역 부동산 사정까지 모두 감안할 수 있지만, 제스티메이트는 그렇지 못하다. 제스티메이트는 카운티 등 지역정부의 주택 재산세 과세표준액을 기초로 한다. 이 정보는 모든 카운티 지역 정부가 공개하는 자료로, 실거래액과 비슷하긴 하지만 일치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재산세 징수를 위해 산정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를 기초로 해당 주택 인근에서 거래된 주택 지표를 반영하지만, 이 역시 인터넷상에 거래 정보가 공시된 경우에만 가격 산정 요소로 포착될 뿐이다. 지역마다 리스팅 가격에 반영되는 개별 가격 요소들이 모두 다르지만, 제스티메이트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한 가격이 나오기 힘든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택매매 확대를 위해 고의로 가격을 부풀린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질로우닷컴 자체가 주택 부동산 거래를 하지는 않지만, 스폰서를 받은 에이전트와 질로우닷컴 이용자를 연결시켜 줄 수 있다. 셀러 입장에서 제스티메이트에 부풀려진 가격은 주택을 팔아야 하겠다는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다. 일단 질로우닷컴은 고객과 광고를 한 부동산 에이전트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주로 문제가 되는 제스티메이트의 과대계상 주택 가치는 셀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실제 거래 가격은 제스티메이트 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매우 싼 가격에 주택을 구입했다는 안도감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스티메이트의 과대계상 전략은 이러한 치밀한 계산 하에 이뤄지는 것이다.

질로우닷컴은 지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제스티메이트를 운영해 왔으나 이제는 그 효용성이 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도구를 이용해 주택가격 정보를 취하는 시장 참여자는 거의 없다. 주택 소유주 입장에서 자신의 주택 가격 등락의 추이를 살펴보는, 일종의 대통령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같은 수준의 신뢰만으로도 족하다는 평가다.

제스티메이트는 주택가격 산정시 여러 장애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주택 매매과정에서 정확한 주택가치를 알고 싶다면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야 한다.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의 가격 예측이 최후까지 가치를 지닐 수 있는 분야는 바로 재융자를 위한 에쿼티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융자알선업체 렌딩 트리(Lending Tree)가 최근 출시한 주택가격 산정 툴은 주택가격 대비 에쿼티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융자잔액과 주택 시세 등을 고려해 에쿼티를 산정하고, 융자를 낼 수 있는 에쿼티를 계산해 준다. 이를 근거로 홈 에쿼티 융자와 HELOC(home equity lines of credit) 융자 금액을 추산한다. 여기서 사용되는 주택가격은 제스티메이트 등 다른 십여개 인터넷 부동산 업체의 추산 가격보다 훨씬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서 산출된 에쿼티를 근거로 다수의 융자업체가 붙기 때문에 기존 업체의 가격보다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김옥채/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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