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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위 산책로가 집값 올린다

도보편리성 높으면 주택 가격 상승
공원, 도서관, 극장등 도보 거리에
워싱턴지역 명품 트레일 널려 있어

워싱턴 지역을 방문한 타주 관광객이 가장 부러워 하는 것 중의 하나는 풍부한 볼거리 외에도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공원 등의 시설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만 살아온 한인들은 이게 얼마나 큰 혜택인지 실감하기 어렵다.

‘도보편리성(walkability)’은 단순히 걷기 좋은 인도가 잘 정비된 수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걸어서 산책하기 좋은 곳에 도달할 수 있는지 여부를 측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인도가 잘 정비돼 있다고 해서 도보편리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 산책할 수 있는 곳까지 인도가 연결돼 있으며, 산책 코스나 공원, 도서관, 극장, 그로서리, 대중교통수단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도보편리성이 올라가는 것이다. 최근 이 도보편리성은 주택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도보편리성이 높은 지역일수록 주택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도보편리성이 높은 지역 주민들의 비만율 등 건강 여건이 그렇지 않은 지역 주민에 비해 훨씬 좋다. 또 도보편리성이 높으면 필요에 의해 걷는 것이 아니라 걷고 싶어서 걷는 도보 자발성이 높아진다. 걷는 행위는 물리적 칼로리 소모량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운동이며, 정신 고양에도 매우 유익하다.

도보 편리성이 높다는 말은 근처에 공원이 많다는 뜻이며 그만큼 대기오염의 위험이 적다는 말이기도 하다. 워싱턴D.C.는 슬럼이라는 장벽만 없다면 걸어서 온 도시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내셔널 몰을 비롯해 8530에이커에 달하는 도심 공원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자전거를 곁들인다면 교통비 지출없이 관광할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버지니아 알링턴, 페어팩스카운티, 메릴랜드 몽고메리카운티 등 근교 지역 또한 주요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빼어난 경관과 조건의 트레일을 갖추고 있다. 범죄율이 낮은 곳은 대체로 커뮤니티 조직력이 탄탄하며, 훌륭한 트레일 코스 주변에 위치해 있다. 일리노이주립대학 법대의 데니스 로젠바움 교수는 “커뮤니티 소통이 활발한 곳일수록 범죄율이 낮다”며 “이들의 표정이 밝고 개방적인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주변에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주변지역이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낮에도 걸어다니기 위험한 곳은 없는데, 도보통행자의 진면목을 보려면 약간 어두워졌을 때의 주변 거리를 살펴보면 된다. 보행자 도로는 대체로 지역주민의 단결력이 좋은 지역에 밀집 분포해 있다. 청원에 의해 정치인을 움직여야만 보행자 도로가 설치되는 경향을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보행자 도로가 완비돼 있어야 차 없이 주변을 다닐 수 있다. Walkscore.com이나 bikewashington.org 등을 방문하면 집코드별, 혹은 세부 지역별 보행가능지수(walkability rating)를 얻을 수 있다. 해당 지역 카운티경찰국에서는 매주 범죄 통계(weekly crime statistics)를 공개하는데, 이를 참조하는 것도 좋다. 전국공공교통연합회(American Public Transportation Association)의 통계에 의하면 메트로 지하철 등 대중교통 시설물이 주택 반경 0.5마일, 즉 걸어서 갈 정도의 거리에 있다면 주택 가격이 높을 확률이 41%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교통이 가까이 있는 것을 싫어하는 미국인들이 많다. 차가 없는 좀도둑 수준의 범죄자들은 주로 대중교통을 타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대중교통 근접성이 매우 떨어지는 지역을 선호하는 미국인들도 많다.

집값 올리는 최고 트레일은

워싱턴지역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주택가격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최고의 트레일 코스로 체사픽 앤 오하이오 캐널(Chesapeake & Ohio Canal Towpath)을 꼽는다. 웨스트 버지니아주 하퍼스 페리부터 메릴랜드 서부지역을 돌아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그레이트 폴스에 이르는 이 트레일은 184마일에 달하는 최고의 관광 코스로 엽서 사진같은 풍광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기점에서 26마일 구간부터는 5마일마다 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블루 릿지 산맥을 지나는 이 트레일에 도보로 접근할 수 있는 주택이 의외로 드물어 상당한 희소성도 지니고 있다. 페어팩스카운티 파크웨이 트레일은 인근 주민들로부터 두시간 운동 코스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레이트 폴스 7번 도로 인근부터 웨스트 스프링필드까지 28마일을 자전거로 왕복할 경우 2시간 정도가 걸린다.

구간별로 5마일씩 끊어 조깅 왕복코스를 삼는다면 두시간 운동 구간으로 적격이다. 매주 토요일에는 레스턴과 페어팩스 인근 지역에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몰려 병목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워싱턴 앤 올드 도미니언 트레일도 급부상하고 있다. 알링턴카운티의 쉘링턴에서 시작해 페어팩스카운티 비엔나, 레스턴, 라우든카운티의 스털링, 애쉬번, 리스버그 다운타운, 펄스빌까지 45마일 구간에 알링턴의 재건축 커뮤니티와 페어팩스카운티 495벨트웨이 구도심과 라우든카운티의 신흥 주거지역까지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 지역의 거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서 페어팩스카운티까지 5마일 구간의 홈즈 런 트레일은 벤 브레넌 공원을 비롯해 아기자기한 공원을 끼며 여러 주택 커뮤니티 사이의 실핏줄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서 깊은 트레일로는 마운트 버넌 트레일을 빼놓을 수 없다. 워싱턴D.C.부터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까지 18마일 구간으로, 경사가 거의 없는 트레일로도 유명하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싫어하는 주민 사이에서는 최고의 트레일로 꼽힌다. 올드타운 알렉산드리아를 우회하기 때문에 번잡함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제격이다.

메릴랜드 몽고메리카운티 실버스프링에 위치한 슬리고 크릭 트레일은 프린스조지스카운티까지 10마일 구간으로, 풍광 좋은 트레일로 빼놓을 수 없다. 인근 트레일을 중심으로 여러 형태의 주택 커뮤니티가 잘 발달해 있다.

최근에는 몽고메리카운티와 프린스조지스카운티를 연결하는 메트로 퍼플라인과 일부 겹쳐 논란을 부르기도 한다. 몽고메리카운티에는 워싱턴과 곧바로 연결되는 트레일이 많다. 특히 맥아더 블러바드 트레일은 포토맥에서 워싱턴 노스웨스트 지역의 노턴 스트릿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8마일 코스다. 이 트레일 주변으로 워싱턴 지역 최고의 고급주택 단지가 줄지어 나타난다. 우드로 윌슨 브릿지 트레일은 다리를 따라 강변 트레일의 독특함을 전해준다. 메릴랜드 베데스다와 실버스프링 로즈마지 힐을 거쳐 조지타운으로 넘어가는 11마일 구간의 캐피탈 크레센트 트레일도 워싱턴 지역의 대표적인 부촌을 관통한다. 이 트레일을 이용해 아예 걸어서 출퇴근하는 주민도 많아, 주변 지역에 가장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하는 트레일로 꼽힌다.

더욱 한적한 주택가를 원한다면 슈거로프 마운틴 트레일을 따라 메릴랜드 서부지역으로 더 들어가면 된다. 산악자전거 트레일로 유명한 메릴랜드 어바나 지역의 이 트레일로 연결되는 작은 소로에 고급주택이 숨겨져 있다.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에서 워싱턴으로 넘어가는 대표적인 트레일로 메트로폴리탄 브랜치 트레일이 꼽힌다. 워싱턴D.C.의 브룩랜드, 브라이트우드, 타코마 파크 등을 쳐 유니온 스테이션 역까지 뻗어간다. 워싱턴은 사실상 전 지역이 트레일 구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최근에는 애나코스티아 강변 트레일이 가장 각광받고 있다. 이 지역 재개발 주택단지를 끼며 20마일을 달리면 워싱턴에 대각선을 그을 수 있다.

워싱턴 메트로 지역은 지질학적으로 버지니아 비엔나, 폴스처치, 페어팩스, 스프링필드를 기점으로 폴라인(Fall Line)을 형성하며, 구릉지를 벗어나 사실상의 해발 5피트 미만 저지대를 만나게 된다. 워싱턴 동부지역이 여기에 속하는데 해인즈 포인트 트레일은 제퍼슨 메모리얼과 조지 메이슨 메모리얼을 곁에 두고 걸을 수 있는 가장 평탄한 관광 트레일로 꼽힌다.


김옥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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