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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싸우는 수퍼푸드 홍삼, 암 환자 피로 개선 효과도 입증

부작용, 발열 증상 안 나타나
홍삼의 진세노사이드 성분
정상 세포 손상 최소화 도와

대학병원 15곳 공동연구 결과

"혹시 홍삼은 먹어도 되나요?"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주치의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제대로 대답하는 의사는 별로 없었다. 검증된 임상 연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부작용이 우려된 것도 사실이다. 항암 치료 약물과 어떤 상호작용이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최근 이런 의문점이 풀렸다. 임상 교수들이 직접 연구를 시작했다. 고대안암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 등 15개 대학병원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결과는 고무적이었다. 고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김열홍 교수는 "이제 환자에게 자신 있게 홍삼이 도움이 된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암 환자의 몸에는 여러 변화가 생긴다. 암세포는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독성 물질을 만든다. 정상 세포는 암세포와 싸우면서 사이토카인 같은 여러 단백활성물질을 만들어 낸다. 그 결과 에너지가 비축되지 못하고 체력은 고갈된다. 사이토카인은 뇌에도 작용해 입맛을 잃게 한다. 대사가 과도하게 증진되면서 열이 나고 근육은 위축된다. 게다가 항암제는 일종의 독성 물질이다. 일부 표적 치료제 외에는 정상 세포까지 공격한다.

그래서 암 환자는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김 교수는 "암 환자는 쉬거나 누워 있어도 땅으로 꺼지는 듯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암 치료를 계속 이어가고 치료 의지를 북돋기 위해 피로감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대장암 환자 438명 대상 연구

이번 연구는 15개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는 438명의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4개월간 실시됐다. 연구진은 219명에게는 홍삼을 하루에 1g씩 2회 복용하게 하고, 나머지 219명에게는 위약을 먹게 했다. 피로도 조사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피로도 지표인 BFI(Brief Fatigue Inventory)로 실시했다. 김 교수는 "암 환자가 항암 치료를 받기 전의 체력을 100(BFI)이라고 했을 때 항암 치료를 받는 도중 피로도 지표는 평균 70 정도까지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 전반적인 피로도는 홍삼 복용군이 81.07로 위약군(78.1)보다 높았다. 수치가 높을수록 피로도와 관련한 상태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로가 대인 관계에 지장을 준 정도 역시 홍삼 복용군은 86.43, 위약군은 81.31로 좋은 점수를 보였다. 피로가 보행 능력에 지장을 준 정도도 홍삼 복용군은 88.33, 위약군은 83.73으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더 높은 피로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항암제의 효과를 경감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삼을 섭취할 때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쉬운 발열 증상(열 오름 현상)도 없었다.

간암·폐암·위암 치료에 기여

왜 이런 효과가 나타난 것일까. 연구진은 홍삼의 진세노사이드가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세포의 자연 면역 기능을 향상시켜 암세포와의 싸움에서 정상 세포가 덜 손상받도록 한 것이다. 동시에 강력한 항산화 작용은 손상된 세포의 복구를 돕는다. 이런 효과는 다른 암 관련 연구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원자력병원 윤택구 교수팀은 실험 쥐 2000마리를 대상으로 암에 걸리게 한 뒤 홍삼 투여군과 대조군으로 나눴다. 그 결과, 우레탄을 주입해 폐암이 생긴 쥐의 경우 홍삼 투여군의 폐암 발생률이 대조군에 비해 22% 더 낮았다. 아플로톡신으로 간암이 생긴 쥐 그룹에서는 홍삼을 섭취한 군의 간암 발생률이 대조군에 비해 75% 낮았다.

이집트 국립연구소 모사드 박사팀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간암 환자 60명에게 홍삼을 하루 90㎎씩 11주간 복용하도록 한 결과 간암의 지표가 되는 효소인 알파태아효소의 발현량이 남성은 47%, 여성은 71% 감소했다.

발암의 원인이 되는 균 제거 효과도 탁월했다. 분당차병원 함기백 교수팀은 헬리코박터균(위암을 일으키는 균)이 있어 제균제를 복용하는 성인 192명을 대상으로 홍삼 복용이 제균율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 결과, 제균제와 함께 홍삼을 먹은 군은 제균율이 91.1%인 반면 제균제만 복용한 군은 제균율이 73.5%로, 홍삼을 복용했을 때 제균율이 더 높았다. 함 교수는 "최근 항생제 내성으로 제균제의 효과가 점점 떨어지는데 홍삼이 치료 보조제로서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암 환자가 먹는 보조식품은 다양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홍삼 정도"라며 "홍삼만으로 암을 치유할 순 없지만 항암 치료와 회복을 돕는 치료 보조제로는 충분히 복용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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