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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ㆍ방산업체도 '여성 품으로'

5대 업체 중 3곳이 여성 CEO
유연성ㆍ솔직함으로 위기 대처
성추문 물의 남성에 비해 깨끗

남성 전유물로 전해져온 미국 항공ㆍ방위산업계에 여성 수장이 연이어 등장 여성에 대한 기업 문화 판도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스텔스 폭격기 B-2와 F-18을 생산하는 미국 최대 방위산업체 노스럽 그루먼 CEO에 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캐시 워든(46)이 선임되면서 전세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워든이 내년 1월 공식 취임하면 미국의 5대 항공ㆍ방위산업체 가운데 여성을 수장으로 둔 업체가 3곳이 된다. 이는 21세기 여성의 위상을 말해주는 증표로 분석된다.

현재 세계 최대 방산업체로 평가되는 록히드 마틴은 메릴린 휴슨이 이끌고 있으며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피비 노바코빅이 CEO로 회장까지 겸임하고 있다.



이외에도 보잉사 대표 CEO는 아니지만 보잉의 주요 부서인 방위산업과 우주ㆍ안보 부문의 대표는 리앤 카렛이다. 미국 방위산업체는 여성 손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닌 셈이다.

워든의 CEO 선임 보도 후 CEO를 물색 중인 많은 기업이 여성 후보자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여러 매스컴이 전한다. LA타임스도 최근 '항공ㆍ방위산업계가 여성을 훨훨 날게 한다'며 여성 위상을 크게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2008년 노스럽에 입사한 워든은 이미 노스럽 이전부터 방위산업계에서 재능을 인정받던 인물. 워든은 또 다른 방위산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10여 년간 일하고 2008년 노스럽에 합류해 전자ㆍ정보 수집 관련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미션 시스템스 파트를 이끌어 왔다.

그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노스럽을 떠나는 웨스 부시 현 CEO는 "그보다 더 훌륭한 리더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지난 10년 그를 지켜보며 노스럽을 세계 최고의 방위산업체로 키울 인물임을 확신했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앞으로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인 B-21 '레이더'의 주요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방산업체에 여성 CEO가 이처럼 두각을 나타내는 데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여성의 유연성과 솔직함을 최대 무기로 내세운다.

록히드 마틴사의 통합전투기 F-35에 불만이 쏟아졌을 때 많은 남성 중역이 결함을 커버하기에 급급했으나 메릴린 휴슨은 문제를 인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결국 그의 솔직함이 통했고 록히드 마틴은 오히려 엄청난 수익을 거둬 지난해만 51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휴슨의 CEO 취임 후 현재 록히드 마틴의 주가는 5년 만에 3배로 뛰었다.

세르비아 이민 가정 부모 밑에서 자란 피비 노바코빅의 위기 대처 의식도 솔직함과 유연함이다. 중앙정보국(CIA)과 미 공군에서 봉직한 그는 부모로부터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솔직함이라고 배웠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여성으로 힘을 강조하기보다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극복하는 쪽에 무게를 두었다.

피비 노바코빅은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CEO에 취임하자마자 주식이 급락하는 위기를 겪었으나 곧 문제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개선하는 방법을 제시함으로 주가 회복에 공을 세웠다.

연이어 터지고 있는 남성의 성적 파행도 여성 CEO 도약에 한몫하고 있다고 LA 타임스는 분석한다.

보잉의 전 CEO 해리 스톤사이퍼는 여성 중역과의 불륜으로 해임됐으며 록히드 마틴의 CEO 내정자였던 크리스토퍼 쿠바식은 부하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면서 취임도 하기 전에 직을 내려놓았다.

1970년대 최고의 직장이었던 방위산업체가 다른 분야에 우위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추진한 성별 차별 없는 개방적 인재 채용도 여성 CEO 등장 배경으로 설명된다. 이때 채용된 많은 여성이 오랜 경력을 거쳐 방산업체 수장 대열에 서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현재 항공ㆍ방위산업계 여성 임원 비율은 IT 기업보다 높다. 항공전문지 애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에 의하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선정 500대 미국기업 중 여성 CEO는 24명. 항공 방위산업계 여성 임원은 25%로 나타났다.


유이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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