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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개신교 20년 만에 교인수 20% 감소

갤럽 조사 '미국 기독교' 보고서 (상)

1998년 이후 교인 감소 뚜렷
'미국=기독교 국가' 애매해
제도권 종교 기관 기피 현상
밀레니얼 세대 "교회 불필요"
가톨릭 신자도 '탈종교' 고심
한국 주요 교단도 교세 감소


미국 기독교의 교인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현실은 심각하다. 20년 사이 약 20%가 줄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미국 교회에 '멤버십(membership)'을 가진 교인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현상에 대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미국을 '기독교의 나라'로 부르기도 애매하다. 이러한 기독교 교세 감소 현상은 비단 미국만의 일은 아니다. 한국 기독교 역시 교인들이 줄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갤럽 조사를 보면 지난 1938년 미국내 교회에 정식으로 소속된 교인(church membership)의 비율은 73%였다. 당시 미국인 10명 중 7명이 교회에 소속돼 있던 셈이다.

하지만, 80년 후(2018년)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교인으로서 정식 멤버십을 갖고 있는 비율은 50%로 떨어졌다.



교인 급감 현상은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98년 통계를 보면 교회에 정식 소속된 교인은 70%였다. 이후 급격히 교인수가 감소하면서 불과 20년만에 50%로 떨어진 셈이다.

갤럽 보고서에는 "최근 20년 사이 미국 기독교의 교인수 급감은 더이상 종교 기관에 속하지 않기를 원하는 미국인이 늘고 있는 현상과 맞물린다"며 "심지어 특정 종교를 갖고 있다 해도 해당 종교의 예배나 모임 등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통계를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우선 '무종교인'의 비율을 보면 1998-2000년(8%)과 2016-2018년(19%)의 통계가 차이가 크다. 20년 사이 무종교인이 두배 이상 늘어났다.

심지어 교회, 회당, 사원 등 현재 종교 기관에 속해 있는 사람들도 제도화돤 종교를 선호하지 않는다.

종교인 중에 "여전히 종교 기관에 속해 있기를 선호한다"는 대답은 64%(2016-2018년)였다. 이는 1998-2000년(73%)에 비하면 약 9%가 줄어든 셈이다. 그만큼 제도권 종교에 대한 매력 역시 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미국내 세대에 따른 종교적 지형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독교 내의 변화가 뚜렷하다. 전반적으로 교인이 줄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교회 출석 비율이 가장 낮았다.

보스턴 대학 낸시 애머맨 교수(사회종교학)는 "지금 기독교계는 세대 변화를 겪고 있는데 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윗세대가 지고, 종교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세대가 부상하고 있음을 본다"며 "이제는 사람들 사이에서 교회와 같은 종교 기관에 대한 신뢰가 많이 약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실제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출생)의 경우 교회의 정식으로 소속된 비율은 42%였다. 전통적인 세대(1945년 이전 출생자ㆍ68%), 베이비부머세대(1946-1964ㆍ57%), X세대(1965-1979ㆍ54%) 등의 교회 출석 비율과 비교하면 유일하게 절반 이하로 조사된 건 밀레니얼 세대뿐이었다.

갤럽 보고서는 "2019년 최신 조사 결과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의 33%는 어떠한 종교 기관에도 속해있지 않았다"며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무종교인' 비율은 시간이 갈수록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톨릭도 상황은 심각하다. 현재 가톨릭 신자 비율은 63%로 1998년(76%)에 비하면 13% 감소했다. 특히 계속해서 연달아 드러나고 있는 아동 성추행 등의 이슈로 가톨릭 신자들도 '탈종교'를 고심하고 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내 가톨릭 신자 5명 중 2명(37%)은 잇따라 발생하는 성추문 문제로 "가톨릭을 떠날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2002년 보스톤 글로브가 30여 년에 걸친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폭로했을 당시 "가톨릭을 떠나는 것을 고심하고 있다"는 응답(22%)과 비교해보면 그만큼 가톨릭에 대한 실망이 커졌음을 뜻한다.

한국 기독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내 주요 개신교단의 교인수 역시 감소세에 접어든지 오래다.

우선 한국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합동)의 최신 통계를 보면 교인수는 276만4428명(2017년)이었다. 이는 2013년(285만7065명)과 비교하면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 교단과 쌍벽을 이루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통합)의 전체 교인수는 273만900명(2017년)이다. 이 교단 역시 전년(278만9102명)에 비해 무려 6만 여명이 줄었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한국기독교장로회(26만4743명→24만109명), 예장 합신(15만5776명→15만1742명) 역시 1년 사이 교인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UCLA 옥성득 교수(한국기독교학)는 "합동 교단의 경우 사랑의교회 문제, 전병욱 목사 문제, 여성 안수 거부, 신학교 문제 등으로 급속한 감소가 예상된다"며 "올해엔 200만명 선이 무너지고 2021년에는 150만까지 내려갈 수 있는데 (교계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갤럽 보고서 역시 이러한 현상은 점점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에는 "현재 교회 지도자들은 종교로부터 멀어지는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해 씨름해야 하는데 젊은이들의 현재 상황은 교회 활동 등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또 다른 장애물은 제도화된 종교가 다른 기관에 비해 훨씬 더 신뢰를 잃어가는 상황인데 종교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교회나 종교적 공동체에 소속될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갤럽 조사는 지난 2년간(2016-2018) 미국 내 성인 7688명을 상대로 인터뷰,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진행됐으며 신뢰도는 95%(오차 범위 ±1%)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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